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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사랑 진한감동(79) 살다가 이런 계산법도 있나요?


BY 남상순 2010-02-09

 

 


 


지난 1월 26일 아산병원 외래진료를 서둘러 왔더니 당장 입원하라고 하는군요
그런데 병실은 특실 뿐이라면서 내게 부담이 될까봐 \"어쩌지요?\" 그러는 겁니다.
그도 그럴 것이 특실은 하루에 68만원이거든요? 
어쩌겠어요 100만원이라도 별 수 없지요 당장 입원을 해야할 형편이니까요.

 

수속을 하는 중 원무과에서 헛일 삼아 다시 한번 6인실을 부탁을 했더니
6인실 없다고 하면서 잠깐만 기다리라고 방금 1인병실 하나가 떴다고 하더니

1인실로 결정되었어요 하루에 34만원입니다

68만원 특실의 절반 값이니 얼마나 다행스럽던지요?

 
지난 두달동안 입원해 있던 7호실로 안내를 하는데 남편은 짐도 못 풀게 하는겁니다.

그 방에서의 악몽이 살아난다고, 한강 내다 보면 우울증이 생긴다고
환자가 그방을 거부하는겁니다. 

 

지금 병실이 없어서 입원이 될까말까한 형편에 방을 고를 처지가 아닌데 말이예요 

억지가 사촌보다 낫더군요  잠시 후에 반대편에 1인실로 옮겨주더군요

 

입실하자마자 담당 간호사에게 부탁했어요
\"우리가 지난 두달동안 입원했는데 입원비 부담이 너무 크니 6인실이 자리가 나는대로 바꿔달라\"

고 했어요\"  충분히 이해가 된다면서 기다려 보라고 하더군요

 

3일 후에 2인실이 자리가 났다고 알려주더군요 
2인실은 17만원이니 절반 값이고 얼마나 감사한지 당장 이사를 했어요
2인실을 독방으로 쓰면서 짝궁으로 올 분들이 좋은분들이 오기를 기다렸어요

경비절감이 되어서 감사하고 있는데 다음날 아침에 방 배정하는 간호사가

우연히 지나다가 들어왔다면서 혹시 6인실에 창가 아주 좋은 자리가 났는데
옮길 생각 없느냐고 묻는거예요

 

우리가 이미 6인실을 부탁했던 사실은 몰랐고 그냥 묻고 싶어서 물었다는군요

고맙다고 당장 옮기겠다고 했지요  2인실에서 하룻밤을 자고 또 다시 6인실로 이사를 했어요

이사도 이제 잘 해요 눈깜짝 할 사이에 정리정돈하고 6인실 한가족이 되었어요

6인실의 특별석이 바로 창가라는데 감사하지요 1개월 입원했던 사람이 갑자기 나갔대요 

6인실은 냉장고가 한칸만 사용해야 하고 약간의 불편이 있었지만 하루 병실비는 1만원입니다

얼마나 싼지 놀랄지경이죠  6인실에는 1개월 있어도 30만원 밖에 안되니  
일단 경제적 부담이 적어서 마음이 상당히 가벼웠어요

 

\"병들어서 일도 못하는 주제에 하루에 34만원씩 경제부담을 준다는 것은 
 너무 스트레스가 되었는지 환자가 좋아하더군요\"

 

6인병실은 여러 사람들의 모습을 보는것도 재미있고
뭔가 내가 해야할 일도 있을것 같았어요

밤새 가래 뱉어내는 소리가 처음에는 귀에 많이 거슬렸지만
그게 내 아들이나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듣기 싫을까?
오히려 안타깝고 기도해주고 싶지 않을까 생각하니 견딜만 했어요

바로 다음날 아침에 병실 담장자가 오더니
\"오늘 1인실로 가시는 것 아시지요?\"  잘 못 알고 그러는줄 알고
\"어제 여기로 왔는데요?\" 하였더니 입원하던 날 변검사 결과에 세균이 발견되었는데
 이 균은 환자들로부터 격리하게 되어있대요

 말하자면 우리가 6인실에서 격리병실로 이동해야 하는것이지요 아찔 했어요.

 균이 발견된 것도 기분이 나쁘고 1인실로 비용도 다시 부담이 되었어요

 방값은 얼마나 내야 하느냐고 물었더니 격리병실 요금은 7만원인데

 중증 암환자로 등록이 되어 있어서 7만원의 5%만 내면 된대요

 하루에 3500원을 내면 된다는 겁니다.

도무지 이해가 되질 않아서 다시 수간호원을 찾아갔어요
같은 말을 하면서 간호사들이 더 좋아하는거예요 그간에 정이 들었거든요

1인실을 3500원에 사용하는 이상한 계산법도 있군요

난방이며 인터넷까지 마음대로 쓰고 테레비도 누리면서

발견된 균은 모든 사람의 장에 다 있는 균인데 장에서 밖으로 나올때는 문제가 된다는 군요
치료받고 퇴원할때까지 균이 해결이 안되는 수도 있는데 저절로 없어지기도 하고
매주일 한번씩 검사를 계속하니 그 균이 없어지면 더 좋고 걱정은 조금도 하지 말래요

 

세상에 참 이상한 계산법이죠?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가는 엉뚱한 법이예요
세균이 나와 격리 수용된 터에 1인실에 싸게 이용하게 되었다고 좋아라 하는 꼴이 우습지만
아무튼 감사하면서 지금 장기치료에 들어갑니다.
이번에는 병의 뿌리를 뽑고 완치되어서 나갈려고 마음먹고 있거든요

 

여기서 끝이 아니예요

한 3일 잘 지냈는데 갑자기 또 2인실로 옮기래요

이번에는 또 무슨 일이냐고 물었더니

동일한 균이 나오는 환자가 생겨서 두명을 격리 수용하기로 했대요

2인실도 금액은 동일하게 3500원이래요

 

이사 하는일이 조금 번거롭지만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라야 하는법

병원에서 하라는대로 2인실에서 또 3일을 지냈는데

오늘 함께 있던 분이 퇴원을 하자 다시 1인실로 이사를 하라는군요?

오늘 드디어 14일만에 5회 이사를 하였습니다.

 

7호-40호-32호-40호-33호-37호

아산병원 115동 병실을 온통 누비고 다니고 있어요

 

그러나 역시 1인실로 왔어도 방값은 3500원 장기치료를 하러 온 입장으로서는

얼마나 치료비 부담이 적은지 균이 잘 나온것인지 잘 못 나온것인지

치료만 잘 하고 회복되어 나가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살다가 이런 요상한 계산법도 있나요?

 

재미도 없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산수 하시느라 바쁘셨지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