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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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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피는 봄이오면


BY 바늘 2010-02-07

각본대로

사전에 미리 짜인 각본이 있었다면

 

그래서 어렵사리 비싼 대학 등록금 내가며 홀로인 엄마의 피땀으로

 

누구나 선망인 SKY 대학 중에 속한 명문대를 다녔으면

 

졸업전 폼나는 대기업에 입사하고

 

그리하여 기쁨과 보람에 넘치는 뜨거운 눈물로 해피엔딩 멋진 무대에 서고 싶었다

 

각본대로 였다면... 그랬었더라면

 

그러나 청년 실업이 심각하다 하더니 남의 집 일이 아니었고 바로 현실로 다가와 내 앞에 놓여 있다

 

당사자인 아들 앞에서 내색은 안 하려 애쓰고 있지만 애타는 엄마 속을 훤하게 들여다보고 있을

아들이기에 아들도 나도 그리고 딸아이도 속이 그리 편안하지 않은 요즘이다

 

작년 하반기부터 공대 토목 공학 전공인 아들은 여기저기 대기업 건설사 위주로 입사 지원을 하였었다

 

기대했던 몇몇 기업에서 고배를 마시고 실망하고 괴로워하더니 그래도 다행인것은

 

며칠 지나고 나면 툭툭 털고 씩씩하게 일어나 학교 도서관으로 향하는 녀석이었기에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이었다

 

남들은 쉽게 한마디 아무런 큰 의미도 없이

 

\"아들 취직했어?\"

 

 \"아니 아직...\"

 

그다음 바로 준비한 대사처럼 나는 대답했다

 

\"아직 졸업도 안 했고 글쎄 첫발 잘 딛는다고 대기업만 고집하잖아~ 3월에 시험 본다고 하네\"

 

나는 굳게 다짐해본다

 

 혼기를 놓친 처녀에게

 

언제 시집가?

 

국수 언제 줘?

 

절대 묻지 않기로

 

 

나는 또 다짐한다

 

대학 입학을 앞둔 고3 엄마에게

 

애는 시험 잘 본 거야?

 

어느 대학 입학했어?

 

묻지 않기로

 

기쁜 소식 스스로 입 열어 전하기까지는 절대로...

 

 

 //////////////

 

해마다 대학 등록금은 오릅니다

 

좋은 직장 다니는 부모를 둔 자녀는 등록금이 올라도 피부로 다가오는 어려움이 크게 없을 겁니다

 

왜냐면 좋은 직장은 직원 복지도 탄탄하여 거의 자녀 학자금 직장에서 지원되니까요~

 

대학에서 장학금 혜택받는 것 하늘의 별 따기입니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 대학 입학과 동시에 아르바이트 시작해야 했기에

 

어디 한 번 마음 편하게 공부가 되었겠습니까?

 

토익 토플 점수 어김없이 입사 지원서에 주민등록 번호 기제만큼 꼭 필수로 기제 되는 사항인데

 

학기중 외국에 언어연수 짧게 반 학기라도 아니면 여유 있게 일 년이라도 다녀오면

 

수훨하게 기업에서 원하는 점수 취득합니다

 

그래 저래서 졸업 전 취업 못한 아니 취직 안된 아들 녀석 바라보는 눈길이 마냥 측은지심인

바늘이랍니다

 

각본대로였다면

 

졸업 전 취업 결정되어 신입 사원 연수도 다녀오고

 

그래서 그간의 시름 다 잊고 얼추 십여 년 내 얼룩진 중년의 삶에

 

 반짝 빛나는 조명을 비치고 싶었었는데 하지만 ...

 

 그래도 애써 스스로 다독이렵니다

 

무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이추운 겨울이 지나고 파릇한 새싹이 돋으면

 

좋은 소식이  벌과 나비가 날아오듯 그렇게 우리 집에도 찾아오리라고 말입니다

 

꽃피는 봄이오면 꼭...

 

 

PS--->에세이방 여러분 아주 간만에 흔적을 둡니다

글은 오랜만이지만 요즘 에세이방에 그간 뜸했던 작가님들의 잦은걸음이 있어 너무 반가웠습니다

참! 지난 연말  작은  문학 계간지를 통하여 늘 수다 수준의 넋두리 글이지만 신인 작가 등단을 하였습니다

나름대로  의미 있었던 연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