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여러 달이나 지난 일이다.
걸음걸이가 부자연스럽고 걸을 때 마다 약간의 통증이 왔다.
밤에 잠자리에 들 때면 소염진통제로 된 젤을 바르고 맛사지를 했는데도
잠시 잠깐만 나은 듯 하다가는 또 그런 증세가 있었다.
그래도 일이 좀 힘들어서 그런가 보다....그러고만 지나갔다.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는 바쁜 수련회가 이어져 있었고
또 조금 아픈 것에는 너무 미련을 대는 좀 곰스러운 성격이기도 하다.
몇 년 전 허리 디스크를 수술 할 때도 그랬다.
걸음걸을 때 마다 통증이 왔고
무거운 쌀가마니를 들어 올릴 때는 \'악 \'소리가 날 지경이었다.
그래도 두손으로 각지를 끼고 40kg이나 나가는 가마니를
번쩍번쩍 안아다 밥쌀을 씻어댔다.
500명이 이상이 오면 솥을 열개도 넘게 밥을 해야하니
밥뿐 아니라 반찬까지 하려면 바쁘기도 해서 아프다고 꾸물럭 거리고 있을 수 없었다.
댓가를 받고 일하는 사람은 자주 아프다고 하면 좋아할리 없다.
몸은 곧 재산인 일자리기도 하지만 워낙에 건강체라 이쯤이야....하고 버텼다.
뒷다리가 당겨도 침대에서 내려 올 때 서너번이나 자세를 고쳐야 했는데도
병원은 커녕 스스로 스트레칭을 통해서 고치려고만 했었다.
급기야는 그 자리에 주저 앉을 지경이 되어서야 병원을 찾았으니...
아프면 화가 났다.
외부로부터 오는 어떤 물리적인 가해로 인해 생기는 상처말고
내 몸 안에서 생기는 그 어떤 질병에도 난 화가 났다.
내 몸 하나 내가 못 챙기는 것 같아서 공연히 화가 났다.
이까이꺼 견디다보면 제 풀에 지나가겠지 뭐.....
약도 안 먹어주고 니가 물러나나 ??? 내가 이기나 두고보자구~
난 약도 무지하게 싫어한다.
너무나 나약해지는 느낌이라 웬만해서는 약도 없이
자연치유를 기다리는 그런 무식한 구석도 많다.
감기는 약을 먹어도 일주일이고 안 먹어도 일주일이라고 그러던가?
초기 감기는 아스피린 두어알로 넘기려 했고 간단한 운동으로 이기려했다.
그런데...
며칠 전부터는 걸음이 뻗장다리다.
집이 2층인데 계단오르기도 힘들고 내려오기는 더 힘들었다.
난간을 잡고 끼우뚱 끼우뚱~`내려오는게 꼭 중증환자 같았다.
그래도 할머니들한테나 남편한테 내색도 않고 혼자서 이유가 뭘까???
절뚝이는 다리로 최대한 덜 아프게 걷는 방법을 찾아서 걷기도 했고
할머니들 식사시간에 절뚝거리는 모습을 안 보이려고 통증이 심해도 꾸욱 참고 정상적인 걸음을
가장하며 슬로우~슬로우.~최대한 천천히 마이클잭슨처럼 바닥에서 발을 안 떼고 걸었다.
다리가 굽혀지지 않는게 여간 힘든게 아니질 않나?
도무지 걸음이 힘드니 일어났다 앉았다도 귀찮고 마당을 가로질러
주방까지 가는 길이 너무 멀게만 느껴졌다.
이러다 못 걷는게 아닌지???
벌써 퇴행성 무슨 무슨 병인기??
밤에 샤워를 하면서 다리를 유심히 살피니 아뿔싸~~~
아킬레스근이 퉁~퉁~부어서 발목이 종아리만한게 아닌가?
손가락으로 누르기만 해도 악~~소리가 날 만큼 아팠다.
그래도 바디클렌저를 발라서 조물조물 맛사지를 해 주고
밖으로 나와서는 통증젤을 듬뿍 발라뒀다.
그 상태에서 연 사나흘을 눈물이 쏘옥 빠지도록 아파서 혼자 끙끙대다가
어제는 안되겠다 싶어서 정형외과에 가서 사진을 찍고 진찰을 받은 결과
아킬레스근에 염증이 생겨서 그리 된 거란다 글쎄.
안그래도 여자 종아리 치고는 우락부락한 종아린데 엑스레이를 찍은 걸
형광등 불 빛으로 살피는데 으악~~~
웬 씨름선수의 튼튼한 다리가 떠억 하니 올라 와 있는데 ...이름은 분명히 내.... 이름이네.
저어기.....혹시 제 앞의 남자 사진이랑 바뀐게 아니신지요?ㅎㅎㅎㅎㅎ
뼈대는 완전 통뼈....잠수교 교각만큼이나 튼튼하다.ㅋㅋㅋㅋ
바보같이 미련대고 있다가 염증이 화가 나서 그리 부은거였다니....
진작 갔더라면 덜 아플 때 낫게 했을건데 괜찮겠지..일이 많아서 피곤해서 그럴거야....
수련회를 이어서 해 그런거니 좀 한가하면 자연치유가 될거야...바부~~~~
병은 소문을 내랬다고 혼자서 끙끙대고 있다가 \"개..고..생..\"했다.
약을 한첩만 먹고 전문 교육을 받은 남자 물리치료사가 40 여분을 맛사지를 받은 결과인지
오늘 아침 일어났는데 훨씬 걸음이 나아졌고 통증도 사라져가고 있다.
그러니 그 어려운 의사공부하고 병원들 차리시지...
아...내 아들도 의사면 차암..좋겠구만.엄마 머리가 이 모양이니 과욕이다 과욕.
무식한 여편네.ㅋㅋㅋㅋ
나이가 쉰이 된 여자가 무에그리 강골이라고....
아프면 병원가서 제깍제깍 진찰받고 치료받으면 될 것을
아무짝에도 필요없는 자존심아닌 똥고집으로 고생만 하고
몸만 힘들게 했는데 앞으론 제까닥 병원 갈 것을 약속했다.
내가 내 몸한테 많이 미안한 하루였다.
미안~~ㅎㅎ
앞으로는 작은 신호라도 보내주면 즉각 조치 해 줄께~
지금까지 건강하게 잘 버텨줘서 고마워~
앞으로도 남은 생애 동안 잘 부탁해~
지극히 남성스런 바디라인도 좋다.
튼튼하게만 버텨주라구~
지못미....사랑한다~~~쪼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