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화가가 되겠다고
부모님을 속이면서 미술공부를 하였던
젊은 시절이 있었다.
학교 강의실에서 늦은 밤까지 남아
그림을 그리던
그때의 열정과 꿈들이 파란 물감으로 묻어나
가슴을 뭉클하게 해 준다
나보다 더 큰 캔버스와 씨름을 하며
무아경의 붓질소리
넋 나간 듯 한 중얼거림은
꿈틀 거리던 젊음을
캔버스에 털어 놓기 위한 열정의 몸부림이었을 게다
그 시절
가슴에 담겨진 꿈과 미래에 대한 염원은
귀가 막히고, 허리가 굽고
희미해져가는 눈과 떨리는 몸짓
흔들리는 지팡이가 몸의 한부분이 되어도
이루지 못 할지도 모르지
맨드라미를 보면
알알이 박혀있는 까만 씨앗이
어릴적 꿈을 말해주는 것같다
아직도 이루지못한
맘속에
꿈을
오늘도
맨드라미로 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