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상속세 개편 등 각종 세금 인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070

나의 변천사.


BY 오월 2009-11-29

하루의 때를 말갛게 씻고 환하게

밝혀둔 불을 끄고 우리는 잠자리에 든다.

지금 몸을 맑게 씻어낸 겨울 산들은 잿빛

구름을 이불삼아 동면에 들 채비를 한다.

월말이라 잔뜩 어질러진 책상위 핸드폰에서

연달아 문자 들어오는 소리가 들린다.

 

핸드폰에 들어온 문자는

\" 지금 너에 변천사를 다 보고 오는 길이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너 살도 많이 빠졌고

 너무 달라져서 깜짝 놀랐다.

아마도 형님께서(남편) 많이 불안하고 신경

쓰이겠다 하지만 너무나 바람직한 현상이다

나도 네 독사진이 하도 예뻐서 핸폰에 하나

훔쳐왔다.\"

 

 

뭔소린가 하고 발신인을 보니

내 첫사랑이자 초등학교 친구이자

내 기억으론 엊그제 같은데

뇌졸증으로 쓰러져 사경을 헤매다

이제 조금씩 회복 되어가는 친구다..

최고로 잘난 아들은 나라의 아들이고

그 다음 잘난 아들은 장모의 아들이고

그 다음 잘난 아들은 며늘이의 남편이고

그 다음 쭉정이 아들은 내아들이라 했던가.

 

그 잘난 친구는 어머니께 얼굴 보여줄 시간도 없이

45년을 살고 만신창이의 몸으로 고향에 돌아가

어머니의 아들이 되었다.

이제 정상인의 지능을 조금씩 찾아가는 친구가 동창

카페에 올려진 최근 내 사진을 보고 보내온 문자다.

 

그래도 젊었을때가 좀 낫겠지

그리고 내 사진 잘 감춰두고 봐라

너 쫒겨나면 나 너 책임못진다.

그런 답을 보내놓고 창너머 잿빛 숲으로 눈길을 둔다.

그래 나도 안다.

나이들며 이뻐지는 여자라는 글을 쓴 적이 있다.

내가 이렇게 큰 변화를 겪게 된 데는 많은 요인이

있지만 크게 두 가지가 있다.

 

그 첫 번째는 아컴을 알게 된것이고

그 두 번째는  언젠가 죽기 전까지 꼭꼭 숨겨둔 하나의

그리움 때문이다  아컴의 인연으로 난 숨어들고 움추렸던

내 부족함들을 정면 돌파했다. 아직도 끝없는 연마 작업

중이지만  6년의 시간동안 아컴의 인연으로 난 정말 눈부신

발전을 했다  어쩌면 나와는 전혀다른 부류들과의 교류를

통해 조금조금 성장했고 가끔 내가 누군지 알고싶어 찾아오는

사람들이 있어 내 생활을 게을리 할 수 없었다.

 

내 치부를 모두 보이고 시작한 인연

그렇기에 더 편하고 더 믿을 수 있었고 더 기댈 수 있었다

그리고 숨겨진 그리움은 언젠가 우연이라도  그 그리움의

대상을 볼 수 있다면 초라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날 발전하게 했다.

그리움에도 1기2기3기4기 를 거쳐 말기가 있다.

그 말기의 통증은 어쩌다 한번 큰 한숨에 섞여 나오기도 하고

저르르한 통증을 느끼기도 하지만 그 횟수가 너무나 적어

어쩌면 자연 치유될 수 있는 확률이 크다.

하지만 감사한 건 늘 나를 발전 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해 준 점

그래서 두고두고 감사한 마음을 갖는다.

 

오십을 눈앞에 두고도 두렵지 않다

맘 가득 희망과 용기가 차 있기 때문이다.

더 멋있는 할망이 되어 갈것이다.

언젠가 어떤 친구가 야~~~너 ~~~너무 예뻐졌다.

하는 소리를 다시 들을 수 있도록

어떤 그리움이 있음이 남편에게 미안하지 않다.

그 그리움이 어떤 식으로 작용하느냐에 따라 그건 우리 부부에게

모두 플러스 작용을 할 수도 있다.

용서 못할것은 불륜이다 돌부처도 돌아 앉는다는 옛말도

있다 그러나 바람을 피우는 짓은 가장 인간다운 죄라는

역설도 있다. 하지만 남편이 만약 바람을 피우면

그건 죽음이다! 내가 한 발 한 발 세상을 향해 발자국을

뗄때 언제나 흐뭇한 미소를 짓고 날 바라보는 사람

그 사람의 든든한 백을 믿고 난 오늘도 많이 까불었다.

인간이 살아감에 수많은 감정은 있을 수 있고

삶의 바른길을 가는 한 비난의 대상은 될 수 없다는

그건 니생각이고를 외치며 날아오는 돌이 있어도

 

즐거이 감내하며 멋진 하루를 또 마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