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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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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 보다 더? 정말?


BY 엠파이어 2009-11-12

 

 


옆 반 선생님의 병가는 자꾸 길어집니다.

월요일 하루 출근 하시고 아무래도 무리인지

그 다음 날부터 보이지 않으십니다.

 

얼른 건강해지기를 바라는 마음... 진심입니다.

하지만 선생님의 부재는 제게 부과되는 엄청난 짐으로 제 어깨를 무겁게 합니다.

다행히 원장님은 본인이 반을 맡아서 하겠다고 했고 제게 부탁을 하셨지요.


“선생님...제가 아이들 수준에 맡게 숙제를 내 주는 게 너무 힘이 들어요.

선생님께서 그 부분을 도와주시면 안 될까요? 그리고 선생님 목요일엔 제가 회의도 있고...

목요일엔 합반을....? 그리고 계획안 짜는 것 만 도와주심 안 될까요?“

“............ 원장님...숙제 내는 거 쉽지 않지요. 그리고 목요일...할 수 없지요.

그런데 계획안은 수업하시는 원장님이 짜셔야 될 것 같은데요 ”


오늘은 목요일....

우리 파랑이들은 자연스레 빨강반 교실로 가서 곳곳에 앉았고요.

빨강반 친구들은 어제까지 원장님이 오셨는데 이젠 파랑반 선생님이 오시냐고 물으며

빨강반 선생님은 언제 오시냐고 여기저기서 물어봅니다.


전 아이들을 모두 앉히고 입을 열었습니다.

“빨강반 선생님이 다 나으셔서 나오실 때 까지 원장님과 수업을 할 거에요.

그런데 목요일엔 파랑반 친구들과 선생님이 함께 수업을 할 거에요.”

“예~~~~~~~~~~, 와~~~~~~~~~”

 

아이들의 환호를 받으며 시작한 수업

가을이 주제인 요즘 인지라 오늘은 가을하늘.

가을하면 떠오르는 단어들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파랑반 선생님이 가을을 너무 좋아하는데 그 이유 중 하나인 맑고 파란 하늘이야기 ,

가을이면 하늘 보느라 목이 아픈 이야기까지 들려주고....

재치있는 아이는 바람 이야기를 하고, 가을 꽃 이야기도 하고, 똑똑하게도 가을 열매까지

아이들의 생각주머니엔 참 많은 것이 들어있습니다.


이어서 노래를 부르며 한 친구가 색깔 있는 물건을 찾아오는 놀이도 해봅니다.

아이들은 교실 곳곳에 숨어있는 색깔 친구들을 찾아냅니다.


그리고 어제 손이 아프도록 오린 낙엽들...

코팅해서 또 오리고 오린 나뭇잎은 강당 바닥에 흩어져 붙여지고

게임 돌림판도 잘 돌아가도록 할 핀으로 고정하고 칠판에 딱 붙여 아이들은 세 팀으로 나눠

게임판을 돌려서 멈출 때 나온 낙엽만을 따라서 걸어갑니다.

8가지 낙엽 중 한 가지만 찾아서 길을 가야하기에 아이들은 사뭇 진지하게 바라보다가

출발선을 떠나 낙엽 여행을 하지요.

도착 할 때가 되면 아이들은 해냈다는 자신감에 어깨를 으쓱하며 친구들의 박수를 받습니다.


재미있는 동화도 읽어줍니다. 목소리 변조는 기본이요. 목소리에 젊음과 늙음, 성별, 선악까지...

예쁜 목소리가 아니건만 아이들의 눈은 왜 그리 빛이 나는지....

 

 

점심시간엔 옆 친구와 재잘재잘 떠들며 밥은 어디로 먹는지,

배고픈 애벌레가 사과를 먹듯 아이들은 오물오물 맛나게 밥을 먹으며 오늘도 자라납니다.


그 다음은 조형활동.... 원 마당에서 주운 낙엽위에 크레파스로 칠을 하고

한지위에 엎어놓고 다리미로 누르면 크레파스가 녹아 한지위로 날아가지요.

예쁜 낙엽 그림을 보자 아이들은 저를 마술사처럼 여깁니다.^^

 

마지막으로 체육 수업도 했습니다.

세 팀으로 나누어진 아이들이 한 줄 기차를 하고 고리로 몸을 통과 시킨 다음

뒷 친구에게 넘겨주고 맨 앞에서 맨 뒤까지 고리가 전달되면 완성인 경기지요.

처음엔 앞에서 뒤로, 두 번째는 뒤에서 앞으로, 세 번째는 앞에서 왕복해서 다시 맨 앞까지

아이들은 참 지혜롭습니다.

첫 번째 할 때보다, 두 번째, 세 번 째 할 때는 날쌘돌이가 따로 없습니다.

경험은 아이들도 숙련자가 되게 하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귀가 시간이 되어 아이들의 수첩을 챙기고 겉옷과 가방을 챙겨 집에 갈 준비를 합니다.

종일반  친구들은 쉴 준비를 하지요.

차를 타고 가는데 7세 민희가 말을 합니다.

“선생님~~ 소녀시대가 더 이쁘게요? 아님 파랑반 선생님이 더 예쁘게요?”

“음....너무 어려운 질문인데....소녀시대가 조금 더 이쁠 것 같네^^”

“아니에요. 파랑반 선생님이 더 예뻐요”

“허걱~~ .....아니야 민희야. 소녀시대가 훠얼씬 이뻐”

“아니에요. 파랑반 선생님이 더 예쁘다고 예림이도 그러고 해주도 그랬어요. 그치?”

“그랬니...아이 좋아라^^ 그래도 소녀시대가 더 이쁜거야.

민희는 소녀시대보다 선생님을 더 좋아하는 거고. 알았지?”

“아니에요. 파랑반 선생님이 더 예쁘고 좋다니까요^^”

그말을 듣고 있던 차안에 있던 우리 작은 파랑이들...희주, 준하, 도윤이가 말합니다.

“우리도 우리 선생님이 좋지? 그치?”

차 안에는 빨강이, 파랑이, 초록이, 노랑이들의 웃음소리가 한창입니다.


저 집에 와서 딸아이에게 자랑했습니다.

“진아~~우리 꼬맹이들이 엄마가 소녀시대보다 더 예쁘데에~~~~~~~~~~·.”


“..........휴우, 엄마....... 도대체 몇 살이야...........?”


“나........ 다섯 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