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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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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들긴 하지만....^^*


BY 엠파이어 2009-10-28



 


10월로 들어서자마자 터진 일복이 그 끝이 어디인가 싶습니다.

9월 내내 이른 가을을 즐기며 그토록 가을을 기다렸건만

예쁜 가을하늘 한 번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몸과 마음이 다 무겁습니다.


옆 반 선생님의 병가로 시작된 합반

대체교사가 와서 두 주간을 일하고 가시고

옆 반 선생님의 쾌차는 멀었고 하는 수 없이 다시 시작된 합반

한 주만 수고해 달라고 부탁하던 원장님

한 주가 지나자 보조교사 붙이겠다고 한 주만 더 해달라고 부탁

선택의 여지가 없이 맡게 된 합반...보조교사는 구하지 못했는지 그림자도 보이지 않고

어제는 죽음의 가을소풍을 30명의 아이들을 이끌고 다녀오고

오늘 수업을 마치고 스스로에게 위안을 합니다.

이제 이틀 남았어. 힘내~!


퇴근하면서 옆 반 선생님과 통화를 했습니다.

회복이 되어 가는지 목소리가 훨씬 나아진걸 보니 다행이다 싶습니다.

하지만 보조교사가 없다면 출근하지 않을 거라는 선생님의 말에

답답하기만 합니다. 원장님은 틈틈이 들여다보며 도움을 본인이 주시겠다고 하던데

여지껏 하시는 걸로 봐서는 말뿐이지 실질적인 도움이 많지 않은 상황이고

이를 아는 옆반 선생님은 못 나오시겠다고 하고

원장님은 보조교사 쓸 생각을 안 하시는 것 같고

힘든 한 달이 다 가고 있는데 새 달에도 이 힘든 시간이 이어지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우울합니다.

 

에라~ 모르겠다.....

오늘 지난번에 찜한  ‘시간 여행자의 아내’ 개봉한다고 했는데

보러가야겠다 ... 마침 버스가 오네요.

무거운 맘에 봤지만 아름다운 사랑이야기에 굳어졌던 마음이 약해집니다.

지난 토요일에 조조로 봤던 ‘굿모닝 프레지던트’를 보러 온 사람들이 많던데

(제가 바라는 대통령 거기에 계시던데요. 한 분도 아니고 세 분이나...^^ 대박나고 있는 영화죠.)

‘시간 여행자의 아내’도 기다렸던 분들이 많았는지 오늘 개봉하는 날에도 사람이 꽤 있더군요.

    

 

돌아오는 길...

딸 좋아하는 도넛 몇 개 사서 엠피 귀에 꽂고 버스를 탔습니다.

집으로 데려다줄 버스가 저를 싣고 달립니다.

차창 밖은 어둠.... 그 어둠이 제 머릿속을 정리하게 도와줍니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한 공간에서 한 시간대를 살아가는

행복이라고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일상의 평안함이 감사함으로 다가와

조금 힘들어졌다고 불평하고 감사하지 못했던 모순 덩어리인 제 자신이 부끄럽게 느껴집니다.


그 분의 말씀을 떠올립니다.

그래, 능력을 주시고 하라고 하시지...

감당치 못할 즈음에 피할 길을 주신다고 하셨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