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 영화 호우시절 2인 용 무료티켓이 생겼다
어느분의 호평을 보고 보고 싶던차에 잘됐다 싶어 전화를 돌린다
ㅡ 아이 ~~어떻게 추석 3일전에 봤쟎아 그거 별로 기대 안했는데 너무 재밌다
꼭 봐요 ~~중국 청두를 배경으로 어쩌구저쩌구,,,지진 났던 쓰촨성이 이렇쿵 저렇쿵
하여간 흠,,,벌써 봤구만
또 한사람으로 부터 권유를 받으니 맘은 더욱 댕기고,,
ㅡ 나 너무 바빠서 ,,, 어쩐다 낮에는 도저히 시간이 안되고
밤이라도 좋다면 같이 보자
알바 뛰는 동생은 시간이 안맞는구만
ㅡ 그시간이면 운동시간이고 진도 나갈텐데 ~~~~언니가 보고 와서 얘기해 줘요
난 그동안 살뺄테니까 ㅎㅎㅎ
같이 보면 훨씬 좋을텐데 ,,,,,,,일하랴 운동하랴 시간이 안맞다고?
남편은 평일이라 안되고
나두 월욜 오전 시간이 딱 좋은데,,,아침형인 나는 밤에는 졸려서 느긋이 못보고
에라이~~~~~ 혼자는 왜 못보냐 혼자 보기로 결정했다
실로 아가씨때 혼자 한번 영화 본 경험이후로 십여년 만에 처음 혼자서 영화관에 간다
9시 45분쯤 여유있게 집을 나서서 영화관까지 걸어 간다
올때도 걸어 왔는데 이 좋은 계절엔 두다리 튼튼한 분들은 아무쪼록 걸었으면 좋겠다
친구이야기처럼 중국 청두라는 도시에 관광지 두보초당에서
관광가이드를 하는 메이와 중국 출장 온 한국인회사원 동하사이의
로맨스가 펼쳐진다
그들은 미국유학을 같이했던 친구로 한때 호감을 가졌던 사이인데
메이는 5월을 뜻하는 영어의 MAY가 아닐까 짐작한다 꽃이 피고 봄바람 산들 거리는
영화배경하고도 어울리고,,,
메이는 중국 고전 미인형은 아니고 한 눈에 확 들어 올만큼 큰 눈에 뚜렷한 콧날 등
시원스럽고 깜찍한 서구형의 갸날픈 여자인데 남성들의 보호본능을 자극할 것 같은
하얗고 긴 목에 깔끔한 컷트머리가 인상적이다
정우성분의 동하는 한때는 시인이 될것이라고 메이가 예견했을 만큼 감성이 풍부하고
따뜻한 남자지만 어느 덧 평범한 직장인이 되어 이렇게 메이의 고향에서 재회를
하게 되었다
동하가 먼저 알아보고 따라가 반가운 미소를 보낸다
메이도 예상못한 뜻밖의 만남에 기뻐하며 쿨한 미소를 짓고
둘은 저녁을 함께 하며 옛추억속을 더듬는데 둘의 기억은 서로 달라 옥신각신한다
내일은 동하의 귀국일이고 비는 쏟아진다
비를 피하며 메이는 두보의 시중에 나오는 호우시절을 말한다
때를 따라 내리는 좋은 비, 호 우
春夜喜雨(춘야희우) 봄 밤을 적시는 단비 杜甫(두보)
好雨知時節(호우지시절) 때맞은 비 시절을 알아,
當春乃發生(당춘내발생) 이 봄에 내리니 만물이 소생하는구나!
隨風潛入夜(수풍잠입야) 비는 바람 따라 이 밤에 몰래 스며들어
潤物細無聲(윤물세무성) 소리 없이 촉촉이 만물을 적신다.
野徑雲俱黑(야경운구흑) 들길엔 구름 얕게 드리워 어둑어둑하고,
江船火獨明(강선화독명) 강 위의 조각배 외로운 등불 깜박인다.
曉看紅濕處(효간홍자처) 이른 아침 분홍빛으로 젖은 곳 보이니,
花重錦官城(화중금관성) 금관성에는 꽃이 활짝 피었다.
둘은 똑같은 안타까움과 서로를 향한 열정을 안은 채 헤어지고,,,,,,,,
메이는 다음날 아침, 두부초당에 휴가를 내고 공항으로 달려간다
비행기 이륙할 시간이 다 되었는데도 일어나지않던 동하는 출국을 연기하며
사랑하는 연인과 시간을 함께하는데
대나무 숲 뒷편에서 뜨거운 키스를 나누는 젊은 연인의 모습이 귀엽게 보인다
저녁식사시간 뜻하지 않는 현지 지사장( 김상호분 )의 등장으로 초를 친다 ㅋㅋ
눈치없는 사람 아니라고 몇번씩 말하면서도 자리를 뜨지 않고 두사람만의 시간을
철저히 방해하는 너무나 눈치없는 지사장은 계속 술을 마시며 늘어 붙는다
그러면서 하는 소리가 걸작 ㅡ 사랑엔 국경이 있습디다 ! 하하하
메이가 결혼을 했다고 고백하면서 동하의 사랑전선에 찬물이 끼언 져 졌다
유부녀이면서도 자신에게 다가 온 이해 못할 상황과 실망에 호텔방에서 술 마시는
남자, 비를 다 맞아 가며 혼자 사는 집으로 돌아 와 눈물 짓는 여자
실은 돼지내장탕을 잘 먹었던(?) 같은 관광가이드 남자인 메이의 남편은 쓰촤성 대지진때
목숨을 잃었고 메이는 슬픔을 극복하려 애쓰고 있던 중이었으니,,,,,,
동하는 한국으로 돌아가 메이와 러브레터를 교환한다
선물로 사랑의 증표인 노란 자전거를 보내주고
다시금 비틀비틀 자전거 연습을 하는 동하의 연인, 메이
사랑의 경고한 끈으로 이어지며 영화는 해피엔딩이고
첫사랑의 환희,열정에 다시금 도취되어 훈훈하게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