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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발한 스물여섯....단식을 하다.


BY 땡피디 2009-10-11

저는 친정 가족들의 왜곡된 사랑에 상처가 많은 여자입니다.

정신과 상담은 아니라도 전화상담을 받는데,

아버지가 어머니한테 기대야 할 것에 나이에 비해 의젓했던 어린아이인 저에게 의지하는 바람에

어머니 보다 절 찾으시는 7살때 남탕 안가겠다는 말에 맘상해하시는 아버지셨지요.

그러고보니 26까지 아버지 등을 밀어드렸던 기억이 나며...

지금에 와서야 아버지가 저를 딸이 아닌 애인, 첩 처럼 대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왜 결혼때 술에 취하든 아니들 그런 안좋은 말씀만 골라서 하셨는지 \"결혼하면 집에오지 마라...\"

그러니 당연 아버지는 어머니와 언니에게는 비난을 멈추지 않았고 심하면 폭력까지 하셨지요.

저는 어릴때부터 약해서 때리지 않으셨고, 지금까지 어머니와 언니와의 사이좋은 관계가 되지 못했습니다.

아버지의 왜곡된 사랑과 정신적인 고아상태, 늘 혼자인것 같고 외로웠던 제게 신랑이 왔습니다.

 

결혼해서 남편 사랑을 듬뿍 받고는 있지만 예전의 관계에서 벗어나지 못해

제대로된 사랑을 받지도 주지도 못하는 모자란 사람이 되었습니다.

 

계속되는 시어머니의 살빼라빼라...시댁올때는 이렇게 옷을 입어라, 머리는 묶어라,

추석에 올때 내가 돈 줄테니 LA갈비를 절여와라 배는 비싸니 우리집 배줄께...이거 썪은 부분 도려내고 하면 괜찮다.

또 올때 메이커양말 4켤레 사오고 머리를 묶고 와라...

그리고 외숙모한테는 직장 계속 다니고 있는 것처럼해라...

(제가 결혼후에 체납된 월급때문에 희망이 없어서 잘렸습니다. 전업주부)

그것외에도 끊임없이 잔소리....

어머니가 안봤던 옷을 입고 가면 \"이거 결혼후에 산 옷이냐 결혼전에 산옷이냐?\"

아니 이게 왜 궁금한거죠? 신랑 돈쓸까봐 걱정하는 걸까?

이럼서 별 생각 생각이 다드는 거죠.

친정아버지가 자기맘대로 옷입히고 사주는 타입이었거든요.

진짜 옷가게를 가면 이거 입어봐라 저거 입어봐라....돌아봐라...옷을 자신있게 입어라..

어찌나 자기마음대로 하는 분이셨는지 감히 반항은 상상도 할 수 없었지요.

26살이 되어서야 내 스스로 선택하고 자아를 찾고 싶었어요.

그런데 시어머니의 행동과 말투에 아버지가 들어있어서 미움이 생기는 것 같아요.

짜증도 나구요.

머리도 내마음대로 못했었는데 시댁에 와서도 어머니 잔소리 잔소리...

머리를 왜자르냐...이 말을 계속 반복...

얼마주고 잘랐냐? 촌에서는 2만원이면 파마하는데 왜 5만원주고 하냐 앞으로는 여기서 해라 (촌에 집에서하는 곳이요)

 

잔소리, 도련님 여자친구는 깡마른 체격

여자친구가 시댁에 놀러온날 그 여자친구에게는 자신의 옷을 주시면서 편히 입으라고, 저한테는

늘어질까봐 못 주시겠답니다.

딸처럼 대하는 것도 좋지만 왜 이렇게 막대하시는지 모르겠어요.

그래서 자신감도 떨어지고, 너무 스트레스가 심하고..자꾸 그 말을 곱씹어보게되고...

 

머리숱이 많아(이집여자는 어머니랑 저뿐) 머리떨어진다고..

아이고.....우리 며느리 머리 떨어진거봐라...

또 머리....머리...이럼서 계속 줍습니다.

매일 반복되는 머리얘기와 살얘기 (덩치가 크니, 아침을 안먹어 그러니....운동을 하라니...)

1년 반정도 겪으니...지겹기도 하고, 아빠에게 반항하지 못했던 것이 자꾸 어머니한테 가려고 하고

급기야 이번주 저번주 그저번주 내려간일에 잔소리가 비수가 되어 제 가슴을 찔렀습니다.

 

그래... 살뺄께

그래....머리 없앨께 그럼..되지?

뭐 이런맘으로...

완전 삭발을 하고 집에 온날 이후로 단식을 하고 있습니다.

저도 제가 심각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뭔가 하지 않으면 저 역시도 힘들어할 모습이 그려집니다.

 

바뀌어 드릴테니....어머니도 조금은 조심해서 말씀을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리기 위해서

저는 오늘로 3일째. 단식중입니다.

신랑도 도와주기로 했습니다.

자신의 어머니를 바꿔볼테니.

저에게는 의지를 굳혀서...

관계를 잘 만들어보자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