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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태권브이와 어머니


BY 순간 2009-09-23

내 또래의 사람들은 로버트 태권브이 만화를 보면서 자랐다. 잘 빠진 멋진 몸매, 훌륭한 태권도 실력, 나쁜 놈들을 멋지게 혼내주는 녀석이 좋았다. 훈이와 이름은 잊었지만 예뻤던 여자 파트너 또한 좋아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후춧가루 탄인가 고춧가루 탄인가(지금도 잘 모르겠다)를 쏘는 어리바리한 깡통 로버트를 제일 좋아했다. 그러나 나에게는 풀리지 않는  의문이 있었다. 어떻게 사람도 아닌 나쁜 로버트들은 깡통 로버트의 그 무시무시한(?) 무기를 맞고 쓰러질까?

 

 

시장 가시는 엄마에게 로버트 태권브이 인형을 사달라고 졸랐다. 아마도 생일선물로 사달라고 했던 것 같다. 이미 주변 아이들에게도 자랑했다. 저녁 때 쯤 엄마와 같이 갔던 누나가 먼저 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 달려가 보니 기대했던 태권브이 대신 다른 인형이 있었다. 그것도 그 당시 광고하던 어느 조미료 마스코트인 천사 인형이었다. 나는 엄청 실망했던 것 같다. 엄마는 아무리 찾아도 태권브이가 없었다는 이야기를 하셨다. 다음번에는 꼭 사 가지고 오겠다는 약속만 받아냈다. 물론 그 후로 조미료 천사인형을 가지고 논 기억은 없다. 후에 다시 사 가지고 온 인형 또한 내가 기대했던 로버트 태권브이가 아니었다. 로버트는 로버트인데 로버트 태권브이는 아니었다. 실망하는 나에게 태권브이를 찾을 수 없었다고 설명하면서 주먹까지 발사되는 다른 로버트를 주시며 위로하시던 어머니가 생각난다.

 

그런데 왜 그 때는 주먹도 나가지 않는 태권브이만 좋아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