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크크크.........
자다가 일어나서 세수를 하려다가
깨끗한 침대커브에 웬 혈흔이???
생물학적인 여자에서
호적상의 여자로 전락해 버린지 어~~언~~아직......ㅎㅎ
한달에 한번씩 마법에 걸리는 날에는
엄청 신경쓰고 애들도 모르고
남편도 모르게 깔끔하게 마무리하기로 유명한 내가
어느 날엔가 침대커브에 묻은 혈흔을 보고는
저으기 실망했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입학 하기 전 겨울 방학 때
처음 생리를 하고서 부터 단 한번도 옷에 묻히거나
이불에 실례를 하지 않은 난데
요 몇달 전 부터 자주 이불을 더럽히는 나....
아무도 몰래 빨래를 하긴 했지만 상한 자존심은 어쩔까?
은근히 스트레스를 받아가며
옷이며 이부자리에 실수하지 않기 위해서
얼마나 조심 또 조심을 했는데....
야간용 생리대를 둘씩이나 덧대고 자고
사용한 생리대는 감쪽같이 처리하는데...
수시로 화장실로 달려가며
실수하지 않으려 노력했었고
혹여라도 사용한 흔적이라도 누가 볼까 조심했는데
어느 날엔가 하얀 침대커브에 여기저기 혈흔이???
순간적으로 난 날짜를 짚어봤다.
저번 달에는 중순이었는데???
생리불순인가?
갱년기에 접어 들 조짐인가 웬 생리불순??
늘 정확한 날짜에 공산당처럼 쳐들어 오더만...
아무리 날자를 짚어봐도 아닌데???
아무래도 갱년기가 온다더니 생리가 끊어지면서
왔다갔다 할 모양이지.....
그래도 혈흔이 침대를 더럽혔다고 생각하니 내 자존심이 말이 아니다.
여지껏도 잘 했는데 이 무슨 주책이람??
그러면서 중얼중얼..혼잣말을 하는데
아침에 일어나서 화장실에서 소변을 보고
확인을 했는데 아...니...다....
그럼 대체 누가?
분명히 내가 누웠던 자리도 아니지만
혈흔의 색도 덜 붉다.
가만..가만....
그러고보니 자리가 내 자리가 아니질 않는가?
난 벽쪽의 침대고 남편은 바깥쪽인데
혈흔은 바깥쪽이다~~!!!
그럼 범인은~~??
거실에서 티비를 보다가 잠이 든 남편을 째려보는데
아 글쎄 무르팍에 상처가 또 나 있질 않은가.
그것도 깊고도 넓게.....
팔꿈치도 깊이 까져서 피딱지가 앉은게 보인다.
그러니까 초저녁에 잠깐 안방에 와서 잠을 자다가
외화를 본다고 거실로 나가면서 무릎이랑 팔꿈치에서
피와 함께 진물이 흘러서 이불을 적시고 나간거로구나...
며칠 전에도 정강이가 까져서 붉은 피를 질질질...
겨우 피딱지가 앉아서 다행이다고 그랬는데
또 창고며 수련회 준비물을 챙기면서 바삐 돌아댕긴다고
어설피 슬리프를 끌고 다니더라니~~`
뒷굽을 세운 신발을 권해도 자주 벗어야 하면 귀찮다고
사시사철 슬리프를 고집하는 남편.
그러다가 몇번이나 넘어져 놓고도 또 슬리프.
심한 치질이 걸리면 하혈할 수도 있댔는데
나 혼자서 온갖 상상을 다 했구만서두~~
다행히 남편이나 난 치질도 없고
순전히 남편의 유아적인 다침 덕분에 이불빨래만 자주 하게 생겼다.
침대커브에 이상이 있을 때 마다 되돌아보니
남편은 무릎이나 팔꿈치가 성하질 않았었다.
하다못해 발가락이라도....ㅎㅎㅎㅎ
우리집에서 가장 자주..가장 많이 다치는 사람이 남편이다.
바쁘다는 핑계로 슬리프를 신고 다니다간 미끄러져 다치고
계단을 둘씩 올라가다가 간격이 안 맞아서 깨지고
망치며 못질..... 가시오가피 나무를 손질하다가 찔리고
용접이며 톱질하다가 베이고 까지고......
다치기도 자주하고 낫기도 잘 낫는다.
다만 침대커브를 너무 자주 적신다는 거.
오해마시라~`ㅎㅎㅎㅎ
우리 그럴 나이는 아니니까.!!!!
화를 버럭 내고 자던 남편을 깨우니
잠 들기 전에는 팔이며 무릎을 세우고 잤는데
자다가 그만 잊어버려서 그랬노라고...
그러면서 하는 말이 걸작이다.
\" 요즘은 남자도 생리하잖아~몰랐어??ㅎㅎㅎ\"
담엔 두 발이며 팔을 꽁꽁 묶어서 재워야 하나?
오늘은 상처도 다 아물었고 삼베 이불이며 요를
풀 먹여 말려서 가실가실하게 침대를 장식 해 뒀는데
침대에서 재워 줘~~말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