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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나더+ 아이함께 시범사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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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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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 저 오늘 부자랍니다~~~


BY 엠파이어 2009-06-26

 

퇴근 무렵 부모님이 번갈아 전화를 하십니다.

제가 보고 싶나보다 하는 생각에 퇴근 후 발길을 친정으로 돌렸습니다.


친정아버님은 친구 분과 자그마한 공장을 하셨습니다.

올 해 봄 그러니까 저희 시아버님이 3월에 돌아가셨는데

삼오제를 지내고 내려오는데 친정엄마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아빠가 많이 다치셨다고...

요즘 어디나 다 힘들잖아요

저희 친정아버지도 일이 좀처럼 없다가 그 무렵 많은 주문을

받고 친정아버지와 친구분 그리고 직원들

모두 열심히 주문량을 제 시간에 맞추려고 열심히 일하시는데

순간 프레스에 친정아버지 손가락이 눌려서

오른손.. 엄지를 제외한 검지는 손톱마디 만큼 그리고 나머지 세 손가락은

너무 뼈가 으스러져서 절단을 하게 되었다는 겁니다.

서둘러 저희 가족은 홀로 남으신 어머니를 형님께 부탁하고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저희 시아버님 한 삼 년간 투병생활을 하셨습니다.

그리고 가시기 전 한 달은 많이 힘들어 하셔서

거의 일주일에 두 세 번은 밤에 서산에 갔다가 아침에 돌아오기를 반복했었습니다.

자녀들 모두(6남매) 아버님의 죽음을 예고했기에

크게 우는 자식은 없었고 어머님을 챙기기에 바빴습니다.

저 역시 흐르는 눈물이 있기는 했지만 그렇게 덤덤하게 아버님을 보내드렸습니다.


그런데 친정아버지의 갑작스런 사고 소식은 많이 당황스러웠습니다.

전 남동생이 하나 있는 큰 딸입니다.

칠남매의 맏이로 힘드셨던 친정아버지는

엄마에게 하나만 낳고 잘 키우자고 했답니다.

그래도 둘은 돼야한다는 엄마의 고집 때문에 동생을 낳았고요

암튼 전 아빠의 사랑을 많이 받은 딸로 자랐습니다.


시아버지 상을 치르고 오면서도 그렇게 울지 않았는데

(남편보기도, 아버님께도 너무 죄송했지요)

붕대를 감고 있는 아빠를 보면서 전 통곡을 하고 말았습니다.

상처도 상처지만 이제 장애를 안고 살아야 하는 아빠가

나이 들어서 잘 견디실까 싶은 마음에 너무도 슬프고 슬펐습니다.

다행히도 검지가 잘 살아나 기능을 되찾아 엄지와 검지로 많이 불편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없는 것 보다는 낫다고 하십니다.

그런데 어떤 날은 “괜찮다” 또 다른 날은 “이 손으로 뭘 하고 살겠나..”

하십니다.


요즘 대부분을 재활하는데 많은 시간을 쓰고 계시는 친정아버지는 시간이 많으십니다.

그래서 백내장 때문에 불편한 눈을 수술로 편하게 하셨지요.

수술이 잘 되어 요즘 잘 보이신다는 아빠가

오늘 제가 도착하니 50만원을 주십니다^^


제가 한 6년 전 쯤 아빠를 위해 다보장보험이라는 보험을 하나 들었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드는 게 보험인데 그 동안 건강하게 사셔서

쓸 일이 없었는데 이번 백내장 수술에 진단서와 필요한 제반 서류들을 보험회사에 제출했는데

어제 입금이 되었답니다.

수술비는 30만원. 오가며 든 치료비, 약값을 다해도 40만원

그런데 입금된 돈은 100만원


그래서 제게 덕분에 수술 잘 했다하시며 50만원을 돌려주신 답니다^^

오늘 일찍 퇴근 한 엄마와 아빠에게 그 50만원을 반씩 나눠드리고

용돈으로 쓰시라고 했습니다.

안 받으시겠다고 하시는데 제가 찔러 넣어드렸습니다^^


\"오늘은  맛있는 막국수 홍 여사님이 사시죠 ^^ \"

엄마에게 맛있게 막국수 얻어먹고 왔습니다.

그랬더니 저희 아버지 얼른 정육점 가셔서

소갈비 3kg를 사서 딸아이 구워주고 아들오면 또 구워주라며 차에 실어주십니다.

옆에 있던 엄마도 수박도 한통...

참~내~


보험 덕분에 모처럼 효녀가 된 기분입니다.

오늘처럼 아버지도 엄마도 저도 웃는 날이 계속이면 좋겠습니다.

저 부자 맞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