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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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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을 낳고 보니 화분에 물을 주게 된다.


BY 유림천사 2009-06-25

 

자식을 낳고 보니 화분에 물을 주게 된다.


결혼 전 우리집(친정)에는 화분이 참 많았다.

그 오랜 세월 동안 나는 화분에 물 한번 주지 않고 자랐다.

가끔 엄마는 모임에 다녀오셔서 힘없이 시들어 있는 화분을 보면서 서운해 하셨다.

그리고 나와 가족들에게 묻곤 하셨다, 어떻게 물 줄 생각이 안 드냐고.

그런데 그땐 정말 그런 생각을 해보지 못했다.

화분이 목 말라 할 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누군가의 돌봄만을 받았을 뿐...

누군가를 돌 볼 줄 몰랐기 때문이다.


신랑과 연애를 하며...

가끔 향기 좋은 허브 화분을 선물 받았다.

하지만 결국 모두 죽어버렸고...

우린 화분이 어울리지 않는 커플이란 결론에 다달았었다.

그래서 우리는 결혼한 이후...

아무리 예쁜 화분을 봐도 절대로 사지 않았다.


얼마 전 친정 엄마가 베란다가 좁다며 우리집으로 화분을 몇게 옮겨 오셨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었는데....

이젠 목 말라하는 화분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젠 그녀석들에게 물을 주기 시작했다.


내 자식을 돌보며 살피다 보니....

이젠 생명이 있는 모든 것을 살피게 되는 것 같다.


나에게 우리 수민이는 최고의 선생인 것 같다.

사랑한다 수민아.

항상 엄마를 더 좋은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우리 아가....

너무 너무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