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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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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버린 내장기관


BY 판도라 2009-06-21

지난 목요일 내 내장기관이 드디어 파업을 시작했다.

돌덩이가 되어버린 위장에 제멋대로 박자를 잊어버린 심장. 그리고 퉁퉁 부어버린 신장.

내장이 모두 정상 기능을 하기를 거부했다.

 

목요일 대구에서 오는 버스안에서 전화 세통을 받았다.

모두 남편이었던 자가 하고 다니는 행실이 전해지는 전화였다.

포기했다고 채념했다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아닌가보다.

 

전화를 받고 내내 심란했다.

그냥 내 자신이 너무 불쌍했다.

내 실수가 이렇게 까지 나를 침몰시킬줄 몰랐다.

세상에 너무 자신만만했던 내 오만함이 이렇게 비참한 결과를 가져올지 몰랐다.

 

그자와 내 사주에 합이 들었다고 하던 그자의 엄마말이 생각났다.

절대로 이혼은 못한다고 하던 그 섬득한 말이....

 

그러면 나는 죽기 전에는 그 자에게 계속 피를 빨리고 있어야 한다는 것인데.

내가 죽는 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자는 내 아이의 피까지 빨아먹을 것이다.

 

카센터에 전화한 그자가 절도를 운운하며 카센터를 은근히 협박했다.

그리고 내 전화번호가 바꿨다고 말은 전하라고 했단다.

 

내 번호는 바뀌지 않았다.

4년째 그번호 그대로다.

그리고 내차 내가 팔았는데 왠 절도?

그리고 왜 내앞에 나타나서 떳떳히 말못하고 애꿋은 사람들은 자꾸 건드리는 것일까?

 

그자가 자기 조폭동생이 온다고 자랑했단다.

일본에 있는 여동생도.

 

좋겠다.

나이 50넘어 떼거지 끌고 다녀서.

정말 끈끈한 가족애다.

뜯어먹을 것이 있을때는 어쩜 그렇게 잘 뭉치는지.

정말 연구 대상인 집안이다.

 

남편이었던자.

나한테 자기 집안과 인연 끝는 다고 무릅 꿇고 싹싹빌던 모습이 생각나서 실소가 나왔다.

 

동생들이 조폭, 사기꾼, 술집여자라서 좋은가 보다.

그자들 나한테 아직도 돈이 있을거라 생각해서 모이는 거다.

늘 그래왔듯이

일일이 말도 하기 싫다.

카센터에 전화한 그자가 재미있는 정보를 흘려주었다.

 

내가 대구 다니는 것이아니라 대구다닌답시고 다른 남자와 자고 온다는 것이다.

그리고 절대로 이혼할 생각 없단다.

 

끔찍하고 눈물이 났다.

이대로 집에 들어가 아이를 보면 울것 같아서 친구를 불렀다.

친구 앞에서 눈이 퉁퉁 붙도록 울었다.

설글퍼서.

그자가 죽던 내가 죽던 해야 이 질긴 연이 끊날것 같아서 그래서 서글펐다.

아이가 너무 불쌍해서 울었다.

 

이 굴래를 아이가 안고 살아가야 하는 것이 너무 슬펐다.

남편이었던자 뿐이 아니라 그 삼춘이나 고모란 자도 아이가 돈벌이를 시작하면 어디서건 나타나 뜩어먹을 것이다.

그 멍에를 내가 걷어주지 못할것 같아 서글펐다.

한참을 그렇게 울다가 ....

그렇게 우는데 뱃속이 끊어지는 것 같이 아팠다.

응급실에 갔더니 모든 내장기관이 움직이질 않는단다.

 

겨우 주사를 맞고 집에왔다.

그리고 다음날 한의원을 찾았다.

침도 놓을수 없을만큼 몸이 말이 아니란다.

 

한약도 먹을수 없단다.

어찌 몸이 이지경까지 놔둘수 있냐고 혀를 끌끌차는 한의사앞에서 쓴 웃음을 지을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나는 이대로 쓰러질수도 죽을수도 없다.

그래서 더 서글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