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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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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초적 본능(?)


BY 바늘 2009-06-16

 
 

종일 말하는 직업을 갖은 나 !!!

 

퇴근 무렵 쪼르륵 음향(?)까지는 아닐지라도 무척이나 허기짐을 느낀다.

 

오늘은 매월 한 번 사흘간 난이도로 치면 최상급의 까탈한 상담 업무를 진행하는 첫째

날이었는데 긴장감도 그렇고 통화 시간도 길어지다 보니 무척 지치고 배고픈 하루였다.

 

점심 도시락 반찬으로 청량 고추 어슷썰고 달달한 햇양파에  어묵을 넣고  볶음으로 준비해

갔는데 평소  두가지 정도 도시락 반찬을 준비해가지만 오늘은 출근 전 고객과의 상담 업무를

좀 더 매끄럽게 진행하고픈 욕심에  스크립터 보안 작업을 했더니 그만 시간이 늦어

허둥지둥거리는 바람에 달랑  한 가지 반찬만 준비했더니 시장기가 한결 더 느껴져 왔다.

 

신경을 써서 재작성한 스크립터 내용이 좋아서 그랬는지

업무 실적은 전월보다 비교적 좋게 나왔고 그런 결과 때문에 퇴근길 발걸음은 한결 가벼웠는데

 

아주 오래전 집으로 가는 길 나와 동갑인 친구와 길 동무되어 맡은 업무에 대한 애로 사항도

서로 이야기하고 하루 일과중 통화하면서 힘들게 했던 고객 흉도 가끔 보면서 하루의 고단함을

털어 버리곤 했었다.

 

게다가 집으로 가는 길 회사 근처 포장마차에 들러 선 채로

마치 여고 시절로 되돌아 간 듯 순대와 떡볶이 어쩌다 샌드위치로 허기짐도 채우면서 나름대로

찾은 작은 즐거움이 있었는데   

 

이제는 모두 사정상 퇴사하고 최근 타 센터로 파견 근무까지  대거 이동하다 보니 

 

어휴~~

 

나의 작은 행복은 요즘 사라진 물거품이 되었노라~~~~

 

혼자가 되어 불편하고 아직 내게 적응이 안 되는 두터운 장벽!!!

그것은 바로 혼자 밥 먹기다

 

종종 재래시장 통로를 지나다 보면 그것도 퇴근 무렵 시장기가 느껴지는 시간대에 통과이면

더더욱 녹두죽 호박죽 팥죽 검은깨죽 폴짝 폴짝 끓고 있는 죽 한 그릇의 유혹

 

비라도 부슬부슬 내리는 을씨년한 퇴근 무렵

마늘에 붉은 고추 통째로 갈아 넣은 배추김치 겉절이에   바지락  푸짐하게 넣은

칼국수의 유혹 

    

후덥지근 발걸음 무거운 날 시원한 맥주 한 잔에 고소한 닭 날개의 끈질긴 유혹 

그 또한 유혹 중의 참을 수 없는 유혹인데

 

하지만   그러나

 

나는 절대적으로 혼자 용감하게 죽 한 그릇도  칼국수  한 그릇도 시원한 맥주에 치킨도

혼자는 혼자서는 영 그게...

 

오늘도 나는 재래시장 통로를 지나오면서 기름 넉넉하게 두른 철판 위에서 고소하게

익어가는 해물 파전에 침이 꼴깍~~

 

아 ~ 이놈의 원초적 본능을 어찌하랴~~

 

바쁘게 일할 때는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고 배고픈 저녁 퇴근 무렵이면 생각나는

근자 선화 연하 영숙이 혜선이...

 

모두 주방에서 가족을 위한 저녁 준비로 바쁠 터인데~

 

아~~~언제쯤 나는 혼자서 당당하게 타인의 시선을 완전 의식하지 않은 채로

 

여기요~ 요거 저거~ 1인분이요~~

 

혼자가 되어 세상속으로  걸어 가면서 때로 나를 주춤하게 만드는 것 중의 하나

 

\"혼자 밥 먹기\"

 

정말 참기 힘든 원초적 본능이온데 어찌 하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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