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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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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 어느날 (사진첨부 ㅋ ㅋ)


BY 오월 2009-05-13

살아있다는 것은 움직임이다.

내가 움직임이 많은것은 싱싱하게

살아있음이고 내가 움직임이 적은 것은 덜 싱싱하게

살아 있음이다. 얼굴과 손이 까맣도록 내가 보잘것 없는

꽃밭에 앉아 꽃을 가꾸면 사람들이 그랬다.

한심하다고 또는 그럴정신 있으면 뜯어먹을 푸성귀라도

하나 심으라고 하지만 그들은 모른다.

 

나 또한 미쳐서 그러고 있다는 것을.

꽃모종을 심으며 아들에 대한 그리움도 함께 심고

발로 꼭꼭 밟아 놓고 폭폭 피어나는 그리움도 가위로 싹뚝

잘라내고 작은 꽃밭에 어쩌면 미칠것 같은 내 숨겨진

감정들을 군데군데 묻어두고 밟아둔다는 것을.

하나하나 눈물나게 아름답고 예쁘다는 내 표현에 친구가

그랬었다.\"야이 우라질년아,처먹고 살만하니 그런것들이

예쁘지 먹고 살기 힘들어 봐라 그런것들이 눈에 뵈나.\"

하지만 그건 아닌거 같다.

 

늘 힘들고 배고팠고 가진것 없던 지난날에도 난 그런것들때문에

많이 울었으니까.

그 꽃들을 남편에게 맡기고 훌쩍 그리운 사람들을 찾아 떠났다.

싱그러운 녹음 우거지는 날 아컴에서 만난 그리운 사람들을 찾아.

도영,아리,올리비아,그대향기,된장언니(ㄴㄴ)그리고 오월.

어쩌면 내 팔이 몇 십리 늘어나 가슴으로 그 큰 바다를 다 끌어 안을 수

있다는 착각이 드는 청룡회관에서 급조된 도영언니에 즉석 생일

파티를 열고 훤하게 동이 터오는 아침까지 이어지든 수다.

그대향기님의 동창회도 쫒아가고 된장언니네 집도 급습하고

 

도영님의 모임은 얼굴에 철판깔고 모두 함께 참석하고 아랫배가

적나라히 드러나는 승마 복을 입고 이랴이랴 말도 타고

그림같이 꾸며논 꽃 내음,돌 내음님 집에선 제대로된 찻상도 받아보고

시골 춥지도 덥지도 않은 맑고 풋풋한 싱그러운 도영님 농막에서

잔잔히 쏟아지는 별만큼이나 많은 추억과 웃음과 수다를 남겨놓고

2박 3일에 아쉬운 만남을 뒤로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점심밥을 짓다가 창문을 열고 밖을 본다.

싱그럽게 어우러지는 초록이 너무 예쁘다.

그 속에 지저귀며 나는 새들.

내 꽃밭에 날아드는 벌,나비.

오십이 다 되도록 난 울고 살았다.

하지만 이제는 행복해서 눈물이 난다.

그리운 사람들을 만나로 훌쩍 떠날 수 있는 여유로움도.

내가 꾸며논 이 여유로운 공간들도.

요란스럽지 않아도 만나면 마냥좋은 지인들도.

변함없이 날 보고 웃어주는 남편도.

제 길을 찾아 무리없이 가고있는 자식들도.

아직은 살아계신 부모님도.

가끔은 무엇인지 모를 서럽고 그립고 그런 감정들을

 

양푼에 밥 비빌때 함께 버무려 울컥울컥 씹어 삼키기도

하지만 싱그러운 녹음속 밝게 빛나는 햇살처럼

이제 내 눈에 고운이슬 맺힌다.

온갖 수모를 다 겪어내고 들풀처럼 살아낸 날들

오늘 남편이 사무실 마당에서 자전거를 타고 그 뒤를 개들이

따라뛰는 창문너머 저 풍경이 너무 좋아 이제는

슬쩍 미소짓고 눈가에 맑은 이슬을 닦는다.

나 아슬아슬 이 행복을 누려도 되겠지.

늘 변함없는 마음으로 언제 만나도 좋은 잔잔한

아컴에 인연들을 사랑하고 아낌없이 베풀고 최선을 다해준

 도영님과 언제나 수고로움을 마다 하지 않으시는

그대향기님 그리고 엔돌핀 꽉꽉 채워주신 아리님.

 

사진작가 못지않은 실력으로 끝까지 수고 해주신 올리비아님.

좋은 인연 잘 이끌어 주실 왕언니 ㄴㄴ님

그런 인연들을 사랑해도 되겠지.

도영님의 다양한 인간관계 그 속에서 도영님의 넓고도 깊은

마음을 읽을 수 있었고 샘나고 부러운 마음까지.....

하나하나 맛깔나고 정갈한 음식 선별도 너무 좋았고

아픈 몸으로 끝까지 수고해 주신 도영님 ()

각자 자리에서 열심히 살다 또 어느날 훌쩍

만나기를 기원하며....

 

모두 고맙고 건강하시기를 바라며 승마 체험을 위해 애써주신

원장님 포함.

두 분 꽃내음 돌내음 집 선생님 감사했습니다.

 

보고플때 또 만나요 안녕!

2009년 5월 13일

오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