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시어머님이 하신 김치를 친정에 나눠주는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1,157

이혼하는 바람에요...


BY 다미 2009-04-04

출근길 전철안에서 영선실 아저씨를 만났다

\"어? 이사했어? 왜 이걸 타고 다녀?\"

\"네 1년 됐어요\"

 

\"왜?가까운데서 편하게 다니더니 왜 멀리 이사갔어?\"

\"집 싼 데 찾다보니까....\"

 

\"아니 왜 갑자기 집 싼 데를 찾아?\"

\"이혼하는 바람에요..\"

 

\"엉?\"

괜히 물어봤다는 미안함과 당혹감이 스친다

가볍게 건성으로 물어본건데 무거운 답변이 돌아오니 그럴만도 하다

 

그냥 솔직하게 말하고 싶었다

남을 불편하게 만드는 솔직함은 바람직 하지 못하다

 

정년을 1년 앞둔 아저씨는 아..짧은 탄식을 마치더니

금세 안쓰러운 표정이 되어 위로하고 싶은 얼굴로 변한다

\"저런 ...\"

 

우발적으로 부담을 준게 미안해져서 내가 명랑한 목소리로

분위기 수습하려고 했다

 

\"맘 편하게 잘 지내요\"

\"그려 뭐 다 이유가 있으니까 그렇겠지 그간 속상했겠어\"

\"지금은 괜찮아요\"

 

뭔가 더 위로해 주고 싶은 표정이 절절히 읽혀진다

 

\"뭐 불편한건 없어? 혹시 뭐 집에 고장나는 거 있으면 말해 내가 고칠께

사람 부르면 다 돈이잖아 별거 아닌것도 출장비까지 다 받아간다고..

아무때고 괜찮으니 부담 갖지 말고..\"

\"네~\"

\"진짜로..\"

\"네~\"

진심이 읽혀진다

 

며칠후 김치냉장고를 실어 옮길 일이 생겨셔 수고비를 드리고 부탁들 드렸다

트럭을 소유하여 알바를 하시기에 전에도 의뢰한 적이 있었다

 

집에 오신 아저씨는 냉장고를 옮겨 실으면서도 자꾸 물어보신다

\"뭐 손 볼거 없어?\"

\"없어요\"

 

뭔가 꼭 도움을 주고 싶어하는데 섭섭해 하는 눈치다

\"아,, 있어요\"

\"뭐? \"

밝아진다

 

\"차 워셔액 좀 넣어주세요 어떻게 하는지 몰라요\"

사다놓은 워셔액을 건네자 본넷을 열고 넣어주며 설명해 준다

 

\"별거 아냐  여기다 그냥 부으면 돼\"

정말 별거 아닌데 안해보았으니 몰랐다

 

음료수 몇개를 봉지에 넣어드리며 운전 중에 드시라했더니

한개면 된다고 굳이 봉지를 놓고 가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