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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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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투어 30분


BY 마중물 2009-03-24

며칠 신세진 고양이가 갔다.
고양이가 우리집으로 오게 된 날,
한참동안이나 눈을 바라보더니 구슬같다고 아들녀석이 말했다.
 
평소에는 발톱을 살갗속으로 숨겼다가
기지개를 펴기 위해 쭈욱 다리를 펴는 순간
기다란 발톱을 보고 기겁을 했다.
남편은 어릴 적 나비를 그리워 하는지
목 밑을 간지럽히자 뒹굴뒹굴 같이 놀자고 하고
아이들도 아빠의 또 다른 모습을 보며 좋아했다.
처음에 밖에 있었지만 작은 방으로 정중히 모셔 놓았다.
고양이의 냄새에 못마땅했다.
나를 제외한 가족들은 외출 후면 양이를 먼저 들여다 보았고
아이들은 아빠에게 같이 놀아달라고 손목을
끌고 그들만의 아지트로 들어갔다.
놀아 주고 나오면 야옹야옹 많이도 울었다.
문 고리에 매달아 놓은 줄을
제 목을 돌리더니 쏘옥 빠져 버렸다.
아무리 싫어도 몇 일을 함께 하게 되니
고양이를 연구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초등학생이 보는 책을 뒤적뒤적 몇 자 적어본다.
집 고양이의 역사는 2000년전쯤의
고대 이집트에서 집 주위에 쥐가 많으리라 생각하고
야생 고양이를 기르기 시작하면서부터이다.
생후 100일이 지나면 어미는 먹이 텃세권을 지키기 위해
새끼 고양이를 쫓아내는데 이것을 \'따로나기\'라고 한다.
봄,가을에는 털갈이를 하며 변은
영역을 표시하기 위해 흙을 파고 보게된다.
고양이들 사이에서 상대방을 오래 쳐다보는 것은
헤치려는 마음을 부추키는 것이다.
무서울 때는 등을 활처럼 휘어 움츠리고 털을 다 세우며
쥐를 잡을 때는 먼저 상처를 낸 후 숨통을 끊어 버린다.
고양이의 이빨 구조는 어금니로 살을 자르거나 깨고
나머지는 까끌까끌한 혀로 뼈에 붙어있는 살을 발라 먹는다.
 
양이가 갔다.
방을 열어보니 털만 남긴 채 가버렸다.
아, 한 가지가 더 있다.
내 몸이 슬슬 가렵기 시작한다.
양이야 미안해, 정말 미안해. 지켜주지 못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