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을 훨씬 넘긴 시각
옥이가 밤새 끙끙거리고 앓다가 자다가 가래을 뱉어내느라 홀딱 밤을 또 지새운다
전날 저녁 옥이 신랑이 화장지을 6섯칸씩 뜯어서 수북히 접어서 옥이 잘 머리맡에 놓아 두었다
아주 빈곤하진 않지만 맘 푹놓고 한번을 좋은 화장지를 써본적이 없는 옥이
어쩌다 남으집(동생집)에 가면 부드럽고 두툼하고 한쪽에 강아지나 꽃그림이 있고 또 어떤화장지는 향기 까지 있어 옥이는 정말 아깝고 이뻐서 코에다 냄새를 한번 맡고 나서야 두칸을 뜯어 가래를 뱉어보지만 한번도 집에서 뱉은 그 화장지처럼 손바닥으로 흘러 내리거나 금방 푹 젖어서 손바닥이 젖질 않는다
먼지도 덜 난다
(야~이거 좋다 이런 화장지도 있구나 이런걸로 가래 뱉어내면 덜 아프겠다 그리고 볼일 보고 닦아내도 덜 아프겠다)이런 생각이 들었다
밤새 왼쪽을 손바닥으로 눌러 목을 감싸안고 있어보아도,오른쪽으로 누워 고개을 숙이고 있어보아도 ,들어도 , 엎드려 숙여도 계속 통증이 몰려와 왼쪽 편도선쪽이 들멍~들멍 거린다
진통제도 6섯시간뿐이다그것도 혈관으로 맞는 주사 진통제....
왼쪽이 없어졌으면 좋겠단 생각을 옥이가 한다
그래도 죽지 않고 계속 살아있으니 어찌 할바를 모른다
목안 깊숙이 하얗게 파여 헐어서 계속 고름식으로 가래가 나오고 침이 마르고 숨을 들이 쉬면 그 헐은쪽이 바람에 말라 쩍~쩍 갈라지는 느낌의 아픔은 정말 창자가 녹는거 같다
\"따르릉,,따르릉,,\'
\"여보,,세,요\"
\"에미냐? 또 아프구나 말이 잘 안되는거 보니 ,,어쩐지 전화를 안받아서 또 병원 갔구나 했다 많이 아프냐 밥도 못먹겠구나 혼자 있냐?아범은 아직 안들어 왔지? 지금 머하냐?전화받기 힘들겠구나,,,,후~~.....................그래 알았다 어여 쉬어라 ,,내가 오래 살아 에미 아픈걸 많이 보는구나 떨칵,,띵~~~\"
옥이가 한마디 못하고 수화기를 놓는다
눈물이 주르르 흐른다
울면 더 아프니 옥이는 소리내어 울지를 못하고 찌그러진 녹슬은 깡통을 생각하며 참는다
웃을때도 아플때도 언제나 옥이는 그 깡통을 생각한다
구멍이 수웅나고 가운데가 찌그러서 허리 굽힌 할머니 같이 되어 버린 보잘것 없는 깡통
너무 웃을때 그 상상속의 옥이만의 깡통을 생각하면 웃음도 멈추고 또 울음이 나서 가슴이 아플때도 깡통 생각을 하면 아무 생각이 없어져서 울음도 오래 안울어 진다
정말 옥이만의 기발한 깡통이다
머리맡에 수북했던 화장지는 그새 바닥을 들어내고 가래와 질다란 침으로 적셔진 화장지만이 수북히 쌓여 옥이가 고개를 들때마다 밤새 자고난 사람한테서 나는 입 냄새 같은 냄새가 코를 찌른다
하지만 그냥 맡고 있다
그걸 치울 힘이 없다
목에다 겨울 머플러를 두바퀴 돌려 두르고 모자를 쓰고 잠을 청하니 모자 챙이 뒷머리에 눌려 챙이 앞으로 빠지고 목에 두른 머플러가 두꺼워 베게가 비어 지지 않는다
신랑은 피곤해서 잠을 자는데 옥이는 신랑이 깰까바 조심스럽다
침을 안흘리려 입을 앙다물고 옆으로 누워 살짝 잠에 잠시 들었으니 이내 목이 아파 다시 컥~컥 가래을 뱉어내고 목이 아파와 두손을 감싸안고 일어나 앉는다
왼쪽 어깨로 등으로 목 아픈것 때문에 엄청 근육통이 몰려온다
자기전에 신랑이 주물러 주고 문질러 주지만 그때 뿐이다
팔이 가만있어도 기운이 없어 흐르륵~흐르륵~떨린다
손가락에도 힘이 없다
눈은 쑥들어가고 \"다크써클\"이 선명하게 나오고 턱쪽으로 부어서 한쪽볼이 두툼하다
한달아팠다
언제까지 더 아파야 좀 덜아플까...혼자 빨리 그 날이 오길 옥이가 기도한다
저녁도 누룽지를 신랑이 끓여서 먹어보라 한다
\"이거 뜨거우니까 식혀 줄께 먹어봐 점심은 먹었어?\"
\"응 \"
\"그래 알았어 \"
신랑이 급하게 데워서 숟가락을 밥을 저어서 식탁에 놓고 옥이를 먹으라 하면서 서서 본다
\"짱아치 줄까?아니면 새우젓도 있는데 ,,,\"
\"으음 ...\"
\"알았어 알았어 그럼 먹어봐\"
그리고 신랑은 배가 고픈지 늦게까지 고물을 수집하고 와서 아침 쌀 씻어놓고 욕실에들어가 씻고 팬티 바람으로 옥이 시중을 든다
언제 부턴가 발뒤꿈치가 시려서 여름에도 양말을 신고 잔다
겨울이라 더 그런지 옥이 밥 시중을 들고 한숟가락 먹는걸 보고 얼른 서랍이 있는 안방으로 간다
옥이가 아픈것보다 신랑이 아픈게 더 가슴 이 미어진다
국물만 떠서 입에 넣고 눈을 꾹감고 오른쪽으로 넘기려 고개을 갸웃하게 하고 넘긴다
한번 그렇게 넘기고 나면 땀이나고 기운이 빠진다
\'여,,보\"
\"응 그래 못먹겠어 그럼 만두 먹어봐 라면에도 넣는데 당신 먹으라고 먹을래나?\"
\"도리(도리((\"
\'그럼 천천히 물이라도 삼켜 ,,물을더 데워서 줄까?\"
\"으으 도리((\"
\"알았어 먹는데 까지 먹어봐\"
옥이가 숟가락을 놓고 신랑 먹는걸 처다본다
\"으음으 으으으~~\"
\"왜 그래 ,,울면 더 아프잖아 울지마 옛날보다 염증 수치가 많이 떨어졌으니 이번엔 금방 좋아질거야 그러니 울지마라 못먹겠으면 먹지마 ,,설탕물 타서 줄까 마시게?\"
\"으음 도리도리((\"
신랑이 아무말없이 옥이 맞은편에 앉아 라면을 처량하게 끓여서 먹는다
어떻게 끓였는지 국물이 하나도 없다
옥이는 다시 거실 바닥에 누워 가래을 뱉어낸다
그 더러운 소리 속에서도 신랑은 아무것도 못들은양 라면을 다 먹는다
옥이는 이불을 덮고 누워서 신랑 설겆이 하는걸 본다
팬티에 런닝에 그리고 양말을 신은 옥이신랑
피부가 희고 얼굴이 잘생겼지만 많이도 늙고 허리가 아파서 힘들어 하는 정말 운이 나쁜 신랑,,
\"사과 줄까? \"
\"으음 으(((((((\"
\"알았어 알았어 안줄게 ,저녁을 못먹어서 그거라도 먹을수 있나하고 저녁이지만 말해본거야 그럼 먹지마 안줄게\"
옥이 신랑이 맨손으로 설겆이를 끝내고 옥이 옆에와 앉아 어깨을 주무른다
정말 운 나쁜 남자 ....그리고 운이 좋은 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