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할베 연애편지 요 \'
하면서 비닐봉투를 할아버지 손에 쥐어 드리자
\'\' 와 항 개고 두 개 주지\'\'
\'\' 야 오늘은 한 개 뿐인데요\'\'
\'\' 그라머 나중에 또 주라\'\'
\'\' 예 근디 아레 (그저께) 양력 설에 떡국 잡산능교\'\'
\'\' 그래 묵어다 \'\'
\'\' 아구 나도 좀 주고 잡숫지요\'\'
\'\' 올기지 와 와서먼 주제\'\'
\'\' 야 알아심더 음설엔 할베집에 떡구 묵어려 가야징\'\'
\'\' 그래 온나 온나
\'\' 아구 치버라 난 갈라요\'\'
\'\' 그래 감기 들면 안되는기라 어여 가거라\'\'
일 하다 반 소매 작업복을 입고 나가서니
줍다 못해 동태가 될 뻔 했다
계산을 내려오는 내 뒷퉁수로 할베의 노래가 들린다
천둥산 박달재을 울고 넘은 우리니~~~~~~~~~임야
할아버지는 추운 세멘트 바닥에 앏은 방석을 깔고 앉아서
오늘도 구성지게 노래을 부신다
**
핸폰 번호를 갑짜기 바꾸고 몇 몇 지인들에게는
알려서나 정작 작업 반장에게는 알리지 못해서
일하다 말고 메모지에 전번을 적어서 반장이 들어오면
주려고 기다리는데 반장이 들어온다
\'\'저 들릴게 있는데요 \'\'
\'\'언데 그래요 \'\'
\'\'연애편지요 ㅎㅎㅎㅎㅎㅎㅎ\'\'
하면서 메모지를 내밀자
반장도 웃어면서
\'\' 진짜로 연애편지가 맞긴 맞구먼 \'\' 한다
주위에 있던 동료들도 한 마디씩 거든다
연애편지는 아무도 없는데 몰래 줘야지
그렇게 공개 하면 재미가 없잖아
그런데 우리 반장님 하시는 말삼
하도 오래만에 받아서 기분이 조타구
하 하 하 호 호 호
연애편지로 오후 한 때가 즐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