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수기-18 아들과의 불화
식당을 오픈하기까지 아들은 밤잠을 설치며 애를 썼다.
장소계약, 공사하는 사람 선정, 웹싸이트, 컴퓨터 씨스템, 인테리어, 장비구입, 종업원 인터뷰, 메뉴판 만들기, 메뉴사진찍기, 광고, …음식재료를 어디서 구할 것인가까지 거의 모든 일을 아들 혼자서 다 했다.
식당공사를 맡은 사람들, 식당에 재료를 납품하는 사람들, 이식당 저식당 전전하며 잔뼈가 굵은 종업원들…그들의 눈에 아들이 어떻게 보였을까…
아들에게 맡기는 것이 아니었다고…뒤늦게 후회하던 남편이 일을 맡았더라면 아들보다 더 잘 해낼 수 있었을까…
나라면 어땠을까…
오스틴 부동산의 반을 소유했다는 소문이 돌 만큼 부자라는 빌딩 주인, 임대계약을 하는데 닳고 닳은 사람이다.
임대계약을 할 때 에어컨의 용량을 터무니 없이 적은 것으로 하였다.
부엌에는 아예 에어컨 시설이 없으니 도저히 일을 할 수가 없다.
불평을 하니 그럼 별도로 에어컨 시설을 해주겠지만, 자기네는 이미 계약대로 한 것이니 그 돈은 우리가 나중에 갚아야 하는 거란다.
더워서 일을 할 수가 없으니 그렇게 하겠다고 고개를 끄덕인 아들, 계약서에 다시 그 조항을 첨부하고 아들의 싸인을 받은 건물주인, 그런 일에 상식이 없는 울아들, 나나 남편이 계약을 했어도 그런 일에 상식이 없기는 마찬가지였겠지만, 나중에 안 일이지만 건물주인은 에어컨 설치비를 두배로 불려 받았다.
어차피 우리돈으로 하는 것이라면 반값에 우리가 할 수 있었던 것인데…이미 계약서에 첨부사항으로 붙여 싸인까지 끝냈는데…
부엌 바닥은 하수구 쪽이 높아서 청소한 물이 빠져나가지 않았다.
종업원들은 이것을 즐기고 있었다.
덩치 큰 식당 냉장고를 날마다 청소한다고 이리 옮기고 저리 옮기고, 서너명이 하키하듯 물을 몰고 이리저리 다니며 신이 났다.
식당 문을 닫고 부엌 청소하는데만 서너시간이 걸렸다.
미국은 일주일에 사십시간 이상 일하는 시간은 오버타임이라고 시간외수당을 주어야 하는 것이 법이란다.
일하는 사람은 같은 한시간을 일하면 받는 돈이 1.5배가 되니 일을 빨리 끝낼 필요가 없다.
시간을 끌수록 유리하다.
삼십분이면 끝낼 수 있는 일을 서너시간이 걸리면, 줄잡아 날마다 삼사십불..한달이면 천불, 일년이면 만이천불이다.
울아들, 이런 계산이 되었으면 같이 낄낄거리면서 청소하고 나중에 맥주사다 먹진 않았을텐데…
맥주 사달라고 울아들 꼬드겨서 먹고 놀고나서 종업원들이 날보고 울아들 흉을 본다.
아니, 아들에게 돈을 가르치지 않았다고…, 날보고 내 흉을 본다.
음식냄새와 열기를 외부로 배출하기 위한 시설은 낡은 장비를 설치해 며칠 지나지 않아 고장이 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