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추우니 정신이 없어지는지
아니면 치매가 오는건지
날마다 실수 연발타를 치고 다닌다
지난 일요일 늦잠을 자고 급하게 나갔다
한참 가다 무심코 내려다 보니
이게 뭔 일이람 집에서 입던 바지을 그냥 입고 나온거다
불이나게 들어와 바지을 갈아입고 나갔는데
이번엔 열쇠을 두고 나왔다
이구 이 정신머리
또 들어가 열쇠을 쥐고서 달렸다
전철을 타려고 올라가다 생각하니
아 참 문을 안 잠구고 왔네
이걸 건망증이라고 해야 하나
아님 치매 초기증상이라고 해야하남
실수는 월요일에도 연속이다
출근을 해서 작업복으로 갈아입으려고
바지를 벗었는데 보니 집에서 입던대로다
바지에 밥풀이 주렁주렁 붙은걸 그냥 입고
전철을 타고 갔서니 사람들이 쳐다보고
늙도 젊도 안한 여자가 주책 바가지라고 옥을 했을 것이다
어느 땐 출근 했다가 다시 집에 오기도 했다
분명이 가스를 잠궈놓고 간것 같은데 불안해서
집에 와보면 잘 잠궈져 있다
한 번은 주전자에 물을 올려놓고
친구랑 실컷 돌아다니다 들어오니
집안이 연기로 가득하다
깜빡 하고 불을 끄지 않고 나간걸그 때야 생각 난거다
부처님 고맙습니다 불 안나게 해주셔서
주전자 밑 바닥에 보리가 재가 되어 있는데
어떡게 불은 안 났는지 모르겠다
인터넷을 첨 배우던 2000년도엔
한 달에 냄비 한개씩 사 왔다
가스에 찌게을 올려놓고 잠시만 하는게
인터넷에 빠져서 몇 시간이 가는지도 모르고
있어서니 냄비가 남아 나겠는가
사는 날까지 치매는 걸리지 않았서면 좋겠다
치매는 인생에 있어서 가장 슬픈일이다
물론 암도 무섭지만 암은 자기가 누구인지
언제 생을 마감해야 하는지을 알고
주변을 정리 할수도 있고
또 초기에 발견하면 치유도 가능하다
그러나 치매는 현재의 신도 자식도 남편도 다 잊어버리고
아득한 과거만 생각나는 안타까운 병이다
과학문명이 달나라을 다니고 있지만
아직 치매 치료약은 개발 되지 않았다
치매 환자는 자신 뿐만 아니라
온 가족이 함게 병을 앓아야 하는 슬픈 병이다
치매 환자로 인해 가족이 해체 되는 사례는
종종 있는 일이고 더 나가서는 버리는 경우도 있다
복지 간병일을 할 때 아들이 치매 걸린 어머니을
병원에 버리고 지 처자식만 데리고 이민을 가버린 경우도 보았다
난 치매가 올까 제일로 무섭다
온전한 정신으로 살다 온전히 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