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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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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사고 ?


BY 헬레네 2008-12-09

아침을 점심 삼아 느릿느릿 먹고 있는데 휴대폰이 온다 .

 

\" 야야 사과 한 박스가 택배로 왔는데 누가 보냈는지 이름이 없데이 \" 한다 .

\" 엄마한테 보낸건 확실해요 ? \" 했더니 \" 주소도 이름도 다 맞는데 \" 하기에

\" 그럼 그냥 먹으면 되지 뭔 소란이유 누군가 보냈겠지 \" 하며 무심히 대답 했더니

\" 누가 보냈으믄 보낸사람 이름이 있어야제 \" \" 옴마가 착해서 싼타가 보냈나부지 \" 끊었다 .

 

오후에 은행창구에 있는데 또 전화가 왔다 .

\" 택배가 또 왔는데 이기 뭔 일이고 니가와서 쫌 봐 봐라 \" 한다 .

\" 이번엔 뭔데요 ? \" 하자 \" 선풍기가 왔는데 \" 한다 .

엥 \" 선풍기~~ 철도 아닌 웬 선풍기 ! 돋보기 쓰고 찬찬히 훓어 봤어요 \" 했더니

\" 한진 택배 라고만 써지고 보낸사람 이름이 없는데,,, 이거 말이다 전에 내아는

할마이 하나도 휴대폰으로 뭐가 당첨됐다 해서 주소 불러주고 받았다가 돈 왕창

물어 주느라 쎄가 빠지드만 불안해서 등줄기 땀이 다난다 아이가 \" 한다 .

\" 알았어요 내가 가볼께 \" 은행을 나와 부랴부랴 달려 갔더니 사과박스와 선풍기

박스가 나란히 놓여있다 .

 

사과는 ** 농원이란 이름위에 조카이름이 보낸이로 적혀 있기에 뭐 이건 언니가 보냈구만

하고 나서 선풍기 아닌 온풍기 박스를 아무리 살펴봐도 진짜로 보낸이의 이름이 없다 .

* 마트 20주년 기념 당첨 이벤트 라고만 적혀 있기에 혹시 마트에서 뭘 사면서 당첨된적

 있었냐고 물었더니 그 마트엔 간적도 없단다 .

 

한진택배에 전화를해서 운송장 번호를 불러주고 보낸이의 이름을 알아보려 했더니

통화가 안된다 . 일단 조카에게 전화해서 사과는 잘 먹으마 근데 온풍기가 왔는데 혹시

알고있니 ? 했더니 그것도 엄마가 보낸거야 하며 웃는다 .

\" 니네 할머니 지금 환장 하겠단다 어떤넘이 돈을 왕창 받아 갈라구 주문도 않한걸 보냈다고

어쩌면 좋냐고 말이쥐 ~~이 ㅎㅎㅎ 배달사고는 아니구먼 ~~~

 

집으로 돌아오는 차안에서 ,,,,,,,,,,,,,,몇해전의 일이 떠올랐다 .

몇해전 12월의 마지막날 울집에서 남동생 내외와 우리내외 엄마 도합 다섯명의 송년파티장,,,,,

취흥이 도도히 오르기 시작한 저녁 8시 딩~동 초인종이 울렸다 .

문을 열었더니 엄청나게 큰 꽃바구니가 배달이 왔다 .

내가 놀래서 \" 아저씨 여기 906호 인데 집을 잘못 찾으신건 아닌지요 \" 했더니 \" 예 906호에

배달온거 맞습니다 \" 하더니 행복 하시라는 예의바른 인사를 남기고 사라졌다 .

 

아무리 생각해도 보낼만한 사람이 없었고 부담스럽게 큰 꽃바구니는 나를 향해 웃고 있었다 . 

모든 식구들의 시선은 일제히 내게로 쏠렸다 .

어색한 웃음을 터트리며 \" 아무래도 배달사곤게야 \" 했더니 울 올케님 \" 형님 사실대로 털어

놓으시죠 \" 하고 울엄마 \" 저년이 요새 산에 갑네 하고 맨날 싸질러 다니드만 바람이 났는갸벼

테레비서 나오는데 산에가서 바람 난다드만 진짠갑네 \" 한다 .(당시 스캔들이란 프로가 그런

내용을 주로 다뤘다 ) 안그래도 의처증 많은 울남편 앞에서 할말이 따로있지 아무튼 생각없이

말하는건 금메달 감이다 .

 

자꾸 실실 웃을수도 , 분위기 심각한데 가만히 있을수도 없는 불편한 기류가 감지 되고 있는데도

나는 자꾸 웃음이 나왔다 . 태어나서 꽃다발을 두어번 받아봤나 ,,,,,,,, 기억에 없는데 ,,,,,,,

꽃바구니라니 그것도  프라스틱 다라이만한 ,,,,,,,,,,,,,,,살펴보고 뒤져봐도 보낸이의 메모

한장없는 꽃 바구니 ,,,,,,\" 에잉 ~~꽃이 있으니 일단 분위기 죽이네 \" 너스레를 떨고 있는데

울남편  얼굴이 점점 흐려진다 .

 

한시간도 더지나고 9시 30분쯤 또다시 딩~동 아까 그 아저씨다 .

미안한 얼굴로 \" 죄송합니다 배달을 잘못 왔어요 이집이 아니랍니다 \" 꽃다라이를 내어주고

\" 아저씨 내가 아닐 꺼라고 다시 확인해 보시라니깐 괜히 두번 오시느라고 <<<<<< \"

하며 깔깔대고 뒤늦게야 자신의 무심한 언행에 신경쓰던 울 엄마 , 급 해동된 울 남편 ,

긴가 민가하던 남동생 일순간 폭소를 터트리며 웃고있고 나는 꽃바구니가 놓여있던 그자리를

손으로 쓰다듬으며 \" 에이그 그아저씨 배달사고 내는 바람에 술만 취했네 그래도 일단 내가

먼저 받았었으니 고마운겨~어 \" 하며 웃었었는데 ,,,,,,,,,,,,,,,

 

올해도 어느 꽃집에서 배달사고 한번 안내 줄라나 날 위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