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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우울증을 앓는 20대 여성의 조력 자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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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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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극


BY 오월 2008-12-01

어떤사람에게는 콧딱지만한 집

또 어떤사람에게는 큰집

식탁을 바로 놓지 못하고 세로로 놓고 사람하나 식탁 의자를

바짝 당겨야 겨우 지나갈 수 있는 공간이 나오는 뒤로

김치 냉장고 냉장고 정수기가 나란히 있고  좁은 공간 식탁에. 앉아

높은 곳이여서 시야가 탁 트인 베란다를 통한 밖 풍경에 눈길을 둔다.

부드러운 햇살이 아가의 웃음같다. 까궁까꿍 장난스레 커튼사이로

비집고 들여다 보는 세수한 맑은 햇살 며칠 잿빛 날들을 생각하니

버선발로 뛰어 반길만큼 반갑다.

 

뚱땡이 아저씨를 깨워 식탁앞에 앉혀놓고 머그컵 가득 우유,꿀 커피를

부드럽게 타서 남편앞에 놓는다.

술을 못먹는 남편

달리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방법도 모른다.

이른아침 눈 뜨고 마주앉아 나누는 30분의 대화

남편은 그 시간이 자신의 에너지 충전 시간이라고 한다.

커피와 담배를 무척 좋아하는 남편

난 둘이 앉은 그 시간 남편이 담배를 피우로 가기위해 일어나는 걸

못하게 하기위해 우유를 찰랑거리게 부어둔다.

 

오늘아침 절반쯤 우유를 마시고 남편이 일어선다.

다용도실 창가로 담배를 피우로 가기위해 내가 의자를 당겨줘야

남편이 지나갈 수 있지만 난 의자를 통로로 밀어 \"가지마,가지마\"

그렇게 남편을 못가게 했다. 날 의자째 바짝들어 식탁쪽으로 밀어논

남편이\" 안돼! 난,가야해\" 그렇게 말하고 남편의 체취가 아직 남아있는데

문을 닫고 휑 담배를 피우로 다용도 실로 갔다.

 

갑자기 무지 마음이 아프고 서럽다.

언젠가 살다 남편이 나에게\" 너무 미안한데 나 보내줘.

나 꼭 가야해 그사람하고 한번 살아보고 싶어\" 그러면 어떡하지.

울컥 두마음 의지하고 비에 젖은 비둘기처럼 애처러워 서로 보듬던

날들이 오버랩되어 흑흑 눈물이 흐른다.

깜짝 놀라 들어온 남편 내 이야기를 들으며 크게 웃는데 눈가는 젖어 있다.

 \"정말 그러면 당신 어떡할거야?\"

 

지금까지 당신이 나 보살펴 줬던 마음 생각하면 모르겠어 정말 그런일이

있으면 그때가선 모르겠지만 나 죽을만큼 마음이 아파도 보내주고 싶어.

 

 \"그러자 남편이 한 열흘 살고 다시 돌아오면?\" 하고 묻는다.

 \"그럼 또 받아줘야지!\"

남편이 하는 말

\"난 절대 그런 일 없을거 같은데 당신이 나에게 그렇게 말 할 확률이 더 큰데..\"

\"그럼 내가 만약 그러면 당신은 어떡 할건데?\"

내가 묻자 남편이 그런다.

\"그렇게 살고 싶다는 데 보내줘야지 이미 마음 떠난 빈 껍데기 붙잡고 살면 또

뭐하고....\"

갑자기 벌어진 상황

쓸데없는 이야기......

갑자기 벌어진 상황극에 출근하는 남편도 배웅하는 나도 말없이 오래도록

서로를 바라봤다.

뒤 따르는 출근길

남편이 타고 내려간 엘리베이터 안에서는 마음을 고요하게 해 주는 오랫동안

익숙한 남편의 체취가 난다.

그가 간 길로 한 걸음 늦게 내가 간다.

병이다 병 이건 분명 고질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