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글 올립니다
다 잘 들 계시죠?
그동안 무척 뵙고 싶었지요
차차로 근황 올리겠습니다.
며칠 전 응급실에서 있었던 일이었어
들것에 사람이 실려 들어 왔지
들것에 실린 사람은 노파였어
노파는 족히 구십은 되어 보였거든
숨이 가파서 곧 넘어 갈 것 같더라구
뒤이어 60대 후반 쯤으로 뵈는 부부가 따라 들어 왔어
부인이 어찌나 울던지
\"아이고 ~ 어쩌나 엄니\"
아마 며느리인가 봐 거의 통곡에 가까웠어
늘상 있는 일이라 그렇겠지.
간호사가 환자에게 매달리는 부인을 살짝 밀치고는
침착하게 산소를 꽂더라구
다시 노파에게 매달리는 부인에게 간호사가
환자는 저희에게 맡기고 접수하고 오세요 그러는데
지금 접수가 문제여? 아이고 우리 엄니만 외치더구만
눈물 콧물을 팍팍 찍어 가며
이에 남편도 눈물 콧물 찍어가며 울기만 하더구먼
기다리다 응급실로 찾아 온 원무과 직원 그들의 눈물속에
아니 고통속에 파고 들지 못하고 물끄러미 보고있더군
이 광경을 보던 이 울뱅이의 눈물 샘이 가만히 있질 못하지
세상에 아직도 이런 따뜻한 마음을 가진 며느리가 있구나
황천 길 가도 몇 번을 갔을 구십의 나이에 쓰러졌다고 저리
통곡하는 아들 며느리가 있으니.....
눈물 콧물 함께 찍고 있는데 조금후 삼십대 중반의 남자가
들어 왔어
환자의 손자라고 했어
원무과 직원이 고통의 틈을 비집고 들어 가 아들로부터 손자의
번호를 알아 낸 모양이야
환자는 이른 새벽에 풍을 맞은 모양이야
왼쪽 어깨가 씰룩 일그러졌더라구
병원 측에서는 뇌경색인지 반대로 뇌출혈로 인한건지
뇌의 상태를 알아야 한다며 brain CT(뇌단층촬영)를 찍자는 거야
손자는 당연히 ok
환자를 촬영실로 옮기려는데 눈물을 찍던 며느리가 달려와
이동침대를 막는거야
안돼!!
헐?
그 CT인가 뭔가가 얼마나 비싼 줄 알아?
차라리 날 찍어도 나도 얼마나 그걸 찍고 싶었는데
그러면서 이동 침대에 막 들어 누우려는거야
환자의 이동침대는 몇 번의 실랑이 끝에 겨우 촬영실에 가게 되었지
내 눈가의 눈물이 아직 다 마르지도 않았는데 웬
시츄에이션? 그나저나 감동의 도가니속에 흘렸던
내 눈물 콧물 도로 돌려 받을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