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늘 쌀쌀하지만 날은 참 맑다.
오늘 하루는 억지로 라도 즐거울 거리를 찾아 해보기로 했다.
뭘 해야 하나. 케이블 영화라도 한편, 아님 코미디라도, 사놓고 쌓여만 있는 신간 소설이라도.
글쎄 그다지 구미가 당기지 않아 먼저 자판을 두들기기로 했다.
사람들은 늘 과거 이야기를 즐긴다.
슬펐던 즐거웠던, 과거에 연연하는 것은 왜 일까.
특히나 요즘같은 땐 더욱 그런것 같기도 하다.
간만에 만나는 이들과는 더욱 그렇고.
갈 길이 바쁜데 미래를 얘기하며 살자고 외치는 사람도 있긴하다.
참으로 긍정적이고 명쾌하고 기운차게 하는 사람들이다.
나처럼 우유부단하고 결단력이 부족하고 나약한 사람은 이들의 처방이 가끔 신선한 비타민이
되어 깨어나게한다. 하지만 어느새 시들 그 약발은 그리 오래지 않아 꺼지고야 만다.
일천구백팔심년 지금 쯤인지 더 추웠지 싶은데 십대의 나보다도 두어살 어림직한 미국 가수가
내한 공연을 왔다. 우리반 친구와 다른 반 친구 몇명이 그 공연을 갔다와선 학교에서 엄청 혼줄이
난 걸 난 기억한다. 난 그런 가수가 공연한 것도 학교에서 알았고 왜 혼나야 했는지 지금 생각하면
좀 이해가 안 가기도 하다. 요즘 아이들 학교 수업시간인데도 방송국앞에 줄지어 서있는 걸 보면
그때나 지금 이나 별반 달라진 건 없지 싶기도 하다.
그 가수 레이프개럿 언젠가 마약중독자로 폐인이 되었단 소식은 참 씁쓸하게 했다.
제목은 모르겠으나 다리리리~ 음정은 생각이 나기도 한데 말이다.
왜, 잘 살고 있지, 당신도 우리 학창시절의 추억인데.
또, 그 당시 캔디 만화는 씨리즈로 중간 뒤에 앉은 아이들 책상속에 한권쯤은 있었다.
간혹 가방검사로 빼앗기는 고달픔도 있긴 했다.
난, 그 흔한 캔디 만화책 한번 손에 못잡아 봤다.
그러니 무슨 레이프게릿이고, 농구 선수를 쫒아다닐 생각을 했을까.
난 좀 그렇다. 언제고 무슨 결벽증 환자처럼, 범생이 처럼 살아야한다는 그렇다고 공부를 엄청 한것도
아니면서 내 스스로 날 정의 하기가 어렵다.
아무튼 주어진 일은 잘 했다. 시키는 데로는. 그래서 이렇게 궁상으로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