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토요일.
부산에서 시댁 조카님의 결혼식에 참석을 하고 저녁 6 시에는 과테말라에서 오신 딸의 시숙을 만났다.
교회 일로 (과테에서 목사님으로 계심) 한국에 나오셨는데 23 일에 다시 나가신다고.
우린 행사로 바빠서 그 전에도 시간이 안 났고 출국 전에 한번 뵙긴 해야 하는데 바쁜 중에서도
토요일 오후에 진해 바다가 다 보이는 횟집에서 만났다.
결혼식 때 에도 못 나오셨기에 처음 만나는 자리.
우리 부부가 먼저 진해에 도착 해 있었고 밤바다의 서늘하면서도 갯내가 묻어 있는 바람을 느끼며
서 있노라니 눈에 익은 사돈 목사님의 차가 횟집 앞에서 정차를 하고 곧 이어 차창이 내려가고
환한 얼굴들이 보인다.
\"먼저 오셨네요~` 우리가 좀 늦었네요.ㅎㅎㅎ\"
\"네. 바다도 좀 구경 할 겸 저희들이 조금 먼저 왔습니다.\"
반가운 인사를 나누고 딸의 시숙님과도 초면 인사를 나누었다.
참 인상이 고운 편이다.
꼭 예쁘고 선이 고운 여인을 보는 듯한 첫인상.
우리 사위는 좀 남자답게 생겼다면 (그래도 곱상스런 인상이지만) 시숙님은 여성스러운 인상.
바다가 보이는 횟집에서 싱싱한 회로 저녁을 하면서
딸의 근황도 듣고 앞으로 그 애들의 진로도 들으며
참 시댁 가족분들이 고우신 분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딸을 며느리로 맞아들이신게 아니라
막내 딸 하나를 더 얻은 것 같은 그런 분위기였다.
교회 일로 만나는 분들이 많은데 그 분들도 하나같이
사모님께서 우리 딸을 칭찬하신다며 어쩜 그리 며느리를
이뻐하시는 시어머니가 계시냐고.....
가끔 하는 전화 통화에서도 늘 부족한 딸을 칭찬하시고
같이 사돈 맺은 큰 기쁨으로 받아 들이신다니.....
우리는 모르는데 우릴 알고 계시는 분들이
목사님한테 우리의 이야기를 좋게 해 주었을 때
그렇게 반갑고 본인들이 칭찬을 받은 것 처럼
반갑고 기뻤노라며 즐거워 하신다.
우리의 삶이 완전 노출된 삶이다 보니
언제 어디서 누구한테 어떤 말이 흘러 나올지는
전혀 예측 밖의 일이다.
그런 생활 15 년째.
전국적인 시선을 받으며 사는 우리가
어찌 작은 순간들도 아무렇게나 할 수 있을런지.
젊은 사람들이 드문 현지에서 우리 애들이 금쪽 같은 대접을 받는단다.
젊은 부부가 교회에 있으니 교회도 환~해 졌고
한글교실이니 꼬맹이들 공부까지 두 부부가 도맡아한다니
훈련을 톡톡히 받고 있는 모양이다.ㅎㅎ
곧 분가해서 집도 장만하고 자동차도 마련해 주신다니 감사할 일이다.
딸은 잠시 건설회사 사무실에 근무하면서 자동차도 몰면서
사무실 심부름도 한 경험이 있어 운전엔 나 보다 한 수 위다.ㅋㅋㅋ
배우자마자 당장 차를 모는데 우...와...
겁도 없시야~~
난 마주 오는 차가 무섭던데 딸은 하나도 안 무섭단다....기 죽네.
운전면허증 딴다고 돈 빌려가더니 안 갚을라고 멀리도 이사 갔네 그려~~
2학년 여름 방학 때 따더니 돈도 안 갚고 우이쒸.....ㅎㅎㅎ
딸의 소식도 들었고
같이 데리고 있는 사돈도 만나고 나니
궁금한게 하나도....없다.
결혼식 때 작은 선물은 해 드렸는데 출국 때 그냥 못 보내드릴 것 같아서
돈이 든 봉투를 내 밀었더니 사돈 목사님 내외분과 시숙님이 펄쩍 뛰신다.
\"결혼식 때 다 받았는데 뭘 또....이러시지 마세요~`\"
\"아닙니다. 약소 합니다. 뭘 선물 해 드려야 할지 몰라서 그냥....\"
밀고 당기고...
몇번 왔다가 갔다가...
결국은 우리 고집에 지시고.
딸한테 그 여파가 가지 않을까???...ㅎㅎㅎ
계산된 돈 붕투였을까?ㅎㅎㅎㅎㅎ
돌아 올 무렵 시숙님께는 우리 딸을 제수씨라 생각마시고
막내 여동생이라 여기시고 잘 못 하고 실수하더라도
잘 타일러 주시고 좀 더 성숙된 어른이 되도록
인도해 주시라는 부탁을 드리고 헤어졌다.
딸 곁에서 생활하시는 시숙님이라~생각하니
어찌 그리도 반갑던지......
그 칭찬끝까지 이어지게 열심히 살아다오~~
시부모님의 사랑이 식어지지 말고 더욱 뜨거워지게
매사에 조심하고 신중히 행동하길 바란다.
중심이 바르고 쉬이 변하지 않는 마음으로
간결하면서도 맑은 마음으로 서로 사랑하며
한 나뭇가지에서 서로 다른 계절에 살지 않도록
늘 서로에 대한 관심의 끈을 늦추지 말고
나로 인해 둘이서 행복해 진다면 나의 작은 자존심은 버리는 훈련도 하렴아.
이기는 것 만이 능사가 아니고 지는 연습도 하거라.
그 당장은 지는게 자존심 상하고 화도 무지 나겠지만
세월이 조금만 지나고 나면 그 순간을 져 주는게 얼마나 큰 위로가
되는지는 그리 많은 시간이 안 흘러도 될거야.
딸아.
엄마 많이 행복하거든.
너도 행복하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