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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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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를 아주 잃을 뻔 했던 그 해 여름.


BY 그대향기 2008-08-20

벌써 15 년 전의 일이다.

부산 사업을 접고 마산에서 바위산업체 근무를 하다가 혼자서는 3 남매를 키우며 사업의 빚을 감당하기엔

버거운 거 같아서 나의 일자리를 찾아 이 곳까지 찾아들어 온 그 해.

이삿짐을 풀어 정리 할 시간도 없이 공사가 시작되고 뒷바라지를 하느라 이사 사흘째부터 아저씨들 밥을

해주며 짬짬히  짐을 정리하는 정말 바쁜 생활.

연고지도 아니고 시골에서 살아 본 경험도 없었던 우리 부부가 생판 낯선 창녕에서 둥지를 틀리라고는

하나님  한 분 외에는 정말 몰랐다.

경주와 부산에서 살았던 우리 부부가 비포장 도로가 울퉁불퉁 무슨 놀이기구 같이 롤링이 심한 길을 달리는

이 시골에서 살아가기란 아무도 예측 못했지만 우린 이 곳에 있다 지금.....

모든 것이 낯설고 가게도 없고 슈퍼는 더더욱 없고 밤만 되면 천지간에 온통 어둠만이 존재하는 듯

깜깜한 암흑천지, 먹물을 뿌려 놓은 듯한 가로등 하나 없는 밤엔 애들도 문 밖 출입을 못했다.

어른인 나도 밤이면 문 밖을 못 나갈 정도로 시골 길엔 가로등 하나 없고 아파트 같은 고층 건물이 없으니

불빛이라곤 지나가는 자동차 불빛이 전부.

인가는 집 뒤로 한 20 호 정도가 있기는 했지만 거의 모든 분들이 노인 분들이고 대화를 할 상대도 없고

오로지 우리 부부와 애들 삼남매가 이웃이고 친구고 동료인 생활.

지금은 마을 입구마다 가로등에 도로도 아우토반 수준.

 

처음 교회 사모님으로부터 이 직장을 소개 받았을 때 남편은 반대했었다.

애들 키우기도 벅찬데 일을 하는 아내가 안스럽다고 그 동안 사업이라고 하면서도 아내를 고생 시키기만 했는데

또 그 시골에서 해야 할 고생이 뻔~하다며 이 곳에 오기를 꺼렸다.

근데 난.....

적극적으로 하겠노라고, 애들이 어릴 때 뭐든 해야 겠지 않겠냐며 남편을 달랬다.

그 해 4 월 이번에 과테말라에 가는 큰애가 초등학교 2 학년이었고 둘째가 4 살 막내가 2 살.

마산의 회사사택 13 평 주공 아파트에서 살면서 알뜰히 살아도  갚아나가야 하는 빚도 있었고 막내가 우유 알레르기가

있어서 자꾸 토하는 어려움이 있어서 남편을 출근 시키고 나면 소아과에 출근하는게 하루 일과의 시작이었다.

원래는 모유수유를 했었는데 둘째가 교통사고가 나면서 (이 얘기도 다음에 할 예정.정말 기적의 하나님. 날 많이 사랑하시는 하나님)병원에 2 주 정도 입원하면서 모유를 떼고 경주 올케가 키우면서 우유를 먹였었는데 지독하게도 우유를 적응 못했다.

모유를 먹을 때는 다리에 둘셋의 주름이 생길만큼 오동통하던 애가 자꾸 토하고 설사를 하면서 살이 오르지도 않고

밤엔 토하고 설사하고 밤이 지나면 아침엔 빨래가 산더미.

우유를 아무리 바꾸고 약을 먹어도 우유 알레르기는 멈추질 않았고 아이는 말라가는 정말 힘든 시기였다.

위로 두 딸이 있어도 둘 다 모유수유를 했기에 아무 어려움 없이 육아가 되었는데 병원에 들어가면서 모유를 끊었던게

막내한테는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안정이 안되면서 거부반응이 오는 심각한 스트레스였었던가 보다.

 

그러한 어려운 상황에서 내가 혼자서 남편의 박봉으로 생활하고 있자니 힘에 부치는 남편이나 안스러운 나나 둘 다

어렵기는 마찬가지.

서로를 위로하고 다독여줘도 현실은 현실.

급기야 나는 평소에 다정하게 대해 주셨던 사모님께 부탁을 하고 지금의 이 자리에 온 것이다.

처음의 어렵고 힘들었던 생활은 다음에 진짜 다음에...ㅎㅎㅎ

눈물도 적당히 슬퍼야 나지 지독하게 슬퍼면 안 나오는 법.

사업을 하며 잘 나가던 남편이 사업을 접고 고생하는 아내의 몰골을 보면서 참 아픈 눈물도 흘렸었다.

 

처음 온 그 해.

익숙치 않은 일을 하느라 둘 다 바쁘고 학교간 애들은 애들데로 시골 학교에서 적응하느라 울며 다니고...

막내는 놀아 줄 엄마도 누나도 없고 혼자서 마당에서 놀다 지치면 자고 자다 일어나면 또 삽자루 들고 노는

참 심심한 아들이었다.

동네에 나갈 시간도 없이 4000 평의 넓은 집에서 동동거리며 6 월 세미나를 준비하던 어느 날.

큰누나는 학교가고 둘째누나도 병설유치원 가고 없는 시간에 우린 처음하는 큰 행사 준비하느라 바빠서 아들이

안 보이는지도 모르고 몇시간을 그렇게 지냈다.

어둠이 내릴 때 쯤.

애가 안보여도 너무 오래 안보인다~싶어 아들의 이름을 부르며 마당을 둘러봐도 두살 꼬맹이는 안 보인다.

마당이 워낙에 넓다보니 나무 뒤에서 놀아도 애가 작아서 안보이기도 해서 너른 마당에 많은 나무 뒤를 샅샅히

뒤지고 부르고 건물 이곳 저곳 칸칸마다 다...부르며 다녀도 애기는 없....었다.

집에서 기르는 작은 땅강아지도 안 보인다.

공사가 진행 중이어서 여기저기 공사에 필요한 자재가 있어서 위험도 했고 어디 빠지지나 않았을까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는 산골마을을 얼마나 바삐 겁이나서 돌아다녀도 애기가 없....다.

당황하고 겁도 나서 애기 이름을 부르는 목소린 떨려오고 남편의 얼굴에는 핏기까지 없어진양 하얗게 질려있었다.

집에서는 애기를 못찾고 급기야 오토바이를 타고 집 밖으로 돌며 막내를 부르며 윗마을로 아랫마을로 다녀도

그 어느 곳에도 작고 까맣고  기저귀가 젖어서 바지가 축...늘어난 차림의 막내는 없었다.

두 누나는 하루에 왕복 세번 있는 버스를 타고서야  집으로 돌아올 수 있어서 아직 아니 돌아오고 아는 사람도 없는

시골길을 울상이 되어 아니...난 거의 울면서 막내를 불렀다.

 

불러도 대답은 없고 산그림자는 자꾸 시골길을 잡아먹고............

\"막내야~~~어디있니~~~엄마야~~`대답 좀 해라~~\"

\"막내야 !!!!아빠다 !!!!!대답 해라 !!!!\"

우리 부부는 아무 생각도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모르고 애 이름을 부르며 온 시골마을 길을 돌아 다녔다.

그 참담함 , 그 암담함, 그 가슴 속 까지 떨려오던 무시무시한 만약에...라는 불길함.

아...안돼 막내야.

네가 어떻게 우유알레르기에서 이기고 살아났는데.

네가 애기 때 얼마나 잘 생겼었고 돐잔치 때 얼마나 많이 웃고 안 울고 미남이었는데.

아빠가 널 낳았다고 했을 때 하루종일 입이 안 내려오고 아무나 붙잡고 자랑하고 싶어서 얼마나 혼이 났었는데.

순하디 순한 네가 우량아로 태어났던 네가 지금 어디에......

 

걸음은 둥둥 떠 있고 그 땐 경찰에 신고하겠다는 생각은 안나고 오로지 애기를 찾아야 한다는 집념으로

목이 쉬어라 부르고만 다녔었다.

얼마나 지쳐서 부르며 다녔는지 온 몸의 힘이 다 빠질 때 쯤.

저 먼 밭에서 일하시던 같은 교회 집사님이

\"이집사님 ! 와 아 이자뿐나? 집사님 안가 아잉가 모르겠는데 아까부터 아~가 우는 소리가 응얼응얼 나디

인자는 안나네~~ 저기 저 길로 함 가 보소.\"

집사님이 가르킨 길은 평소에 우리도 잘 안 가는 농로.

한참 전에는 애기 우는 소리가 들렸는데 이젠 안 난다?

우린 한달음에 집사님이 가르킨 길로 들어가려는데 집에서 기르던 작은 개가 쪼르르 길에서 나오는게 아닌가?

몇걸음 나왔다가 뒤 돌아보고 우리가 따라가면 또 뒤돌아보다가 몇 걸음 또 나아가고...

강아지는 계속 그런 걸음으로 우릴 어디로 데려가려는 듯 달리지 않고 걷다 서다를 한다.

바빴지만 강아지를 따라서 한참을 가다보니 아.................

울다가.... 울다가...얼마나 많이 울어서 목소리까지 다 쉬어버린 우리의 막내가 길바닥에 철퍼덕 주질러 앉아

흥얼흥얼 우는 건지 노래를 하는건지 모를 소리를 내며 있다.

 

\"막내야~~~이녀석아~~엄마야...\"

막내를 안고 우는데 애기 몸이 좀 따뜻하다.

그 순간에는 별 생각없이 애기를 찾은 생각에만 고맙고 감사해서 애기를 안고 얼굴을 보는데 눈물이 콧물까지

비벼서 온 얼굴은 지렁이가 몇마리 기어다녔던 비 온 뒤의 마당처럼 얼룩덜룩 말이 아니다.

온 몸도 꼬질꼬질 땟국물이 범벅이고 울다 지친 맥내는 엄마 품이 안기자 몸이 축 쳐진다.

엄마 목을 꼭 끌어안고 지친 목소리로

\"엄마~~~엄마~~\"

자꾸 엄마만 부른다.

\"멍멍이. 엄마 멍멍이\"

그래 우리집 강아지 어디갔지?

둘러보니 저 앞에서 집으로 가는 길목으로 접어들고 있다.

기특하게도 막내가 집을 나설 때 부터 몇시간 동안을 계속 곁에서 지켜주고 있었고 우리 목소리를 듣고 인도해 주다니....

강아지라도 얼마나 영특하고 감사하던지..

너 아니었다면 막낼르 어찌 찾았겠니?

고맙다 나중에 고기반찬 주마.

강아지를 앞세우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막내가 오른손 엄지를 세우며

\"엄마...뱀. 뱀이 물었어요\"

응??????

뱀이라고?

난 애기가 뭘 모르고, 아니면 그저께 마당에서 본 뱀 얘기를 하는 줄 알았다.

시골리아 자주 뱀이 나오는 집이라 뱀을 본 얘기를 한 줄 알았는데 애기는 또 뱀이라며 엄지를 세우는게 아닌가 !!

그제서야 막내의 손가락을 자세히 보니 이빨 자욱이.

뱀의 이빨자욱 두개가 보이는게 아닌가~!!!

아..........

이럴어째.

막내는 집을 나가 교회 가던 길을 기억하고 누나들을 찾아 나섰다가 돌아오는 길을 찾지 못하고

농로를 따라 들어 갔다가 집을 잃고 헤메다가는 뱀한테 물린 모양이다.

남편과 난 너무 놀라고 떨리고 어찌 할 바를 모르다가 그 길로 바로 읍내 병원으로 차를 몰았다.

응급실로 들어간 우리는 다급히 당직의사를 부르고 애기의 상탤 보여주는데 당직의사는 당장 수술을 하잔다.

망설임없이 바로 수술을 하는데 그 작고 보드라운 손등을 일곱군데나 자른다 세상에나.......

손목으로 연결된 핏줄을 다 자르고 쭉~~ 쭉 꾹~꾹~피를 빼내는데 애기는 울고 조막만한 손에서는 피가 나오는데도 의사는

양심도 없는지 자꾸 누르고 짜고 저러다 우리애기 손목 부르지겠네~~

한참을 그렇게 하더니 뱀의 독을 빼는 주사가 있는데 그 걸 맞을라냐고 묻는다.

의료보험이 안되고 비싸다며...

얼마냐고 물으니 그 당시 (15 년 전에) 돈으로 30 만원이 넘었다.

아무리 비싸도 그 시간에 아니오 라고 대답할 부모가 있을까?

\"네...빨리 놔 주세요.그 주사 맞으면 괜찮겠죠?네? 의사선생님?\"

다급하게 묻는 내게 의사는 오늘 밤을 지나봐야 한다며 나간다.

응급실에서의 모든 처칠르 마치고 일반 병실에 올라 온 우리는 며칠 뒤로 다가온 큰 행사 문제로 많은 일이

있는 관계로 남편은 집으로 들어가고 난 애기랑 밤을 지새는데 의외로 막내는 잘 자 주었고 밤새 링거를 통해서

비싼 주사약은 들어가고 애기 손 등을 찢은 곳에서는 누우런 진물같은게 계속 흘러내렸다.

혹시 밤 사이 위급한 일이 생길까 얼마나 조마조마 했던지.....

갑자기 열이 나거나 구토증세가 있으면 응급실로 연락하라던 의사의 말이 신경쓰여 잠자는 애기 머리를 자주 짚어봐도

다행히 열도 안났고 구토증세도 없었다.

얼마나 다행인지..... 독사는 아닌 듯하다는 의사의 말에 위로를 받고 거의 뜬 눈으로 밤을 세우고 아침에는 애기도

팔팔한 것 같고 특별한 증세도 없어서 퇴원을 해야겠다니 의사가 펄쩍뛴다.

사흘은 더 두고 봐야 한다며 입원을 강요했지만 개인적인 일도 아니고 큰 행사가 있어서 급한 일이 생기면 다시

병원으로 오겠다고 하고 일단 퇴원을 했다.

그 땐 시어머니도 이사 오시기 전이고 우리 부부만 근무하고 있었기에 책임감도 컸고 할일도 많았다.

이틀 뒤에 있을 행사문제로 다시 바쁜 일상이 되고 애기는 건강하게잘 뛰어노는 듯해서 가슴을 쓸어내리며 눈으로 계속

찾으며 지내는데 정작 애기는 사람들이 물으면 뱀이 물었다고 애기하면서 손가락을 들어 올려보인다.ㅎㅎㅎㅎ

붕대로 돌돌 말아논 손가락을 풀지말라고 일러두고 바쁘게 행사를 치르고도 실감이 나질 않았던 사건.

 

그 날 막내를 지켜주었던 그 강아지는 오랫동안 같이 살다가 (영웅대접을 받았었다) 시아버지 집에서 감기가 걸려오더니

너무 허무하게 죽고 말았다.

남편 친구한테서 얻은 개였는데 유기견을 우리가 사랑을 듬뿍주고 키웠더니 은혜를 톡톡히 갚고 죽은셈이다.

우리집 큰 나무 밑에 묻어줬었다.

막내는 지금도 오른손등에는 일곱군데의 칼자욱이 있다.

조폭이라고 우리가 놀릭라도 하면 이산가족 찾을 때 가장 확실한 증거라며 같이 웃는다.ㅎㅎㅎ

\"두살 때 뱀 한테 물려서 오른손등에 칼자욱이 일곱개 있는 미남  엄마 보셨는지요?\" 이렇게 소개할 거라나????

손이 커지면서 상처도 커진다.

막내는 잘 기억 못해도 우리가 얘기하면 다 기억하는 것 처럼 웃는다.

지금은 이렇게라도 담담하게 글을 적을 수 있지만 아...그 순간에는.....

막내를 영영 잃는 줄 알았었다.

 

그 날 이후부터 막내한테 의사공부를 시키겠노라 노력하고 막내도 공불 하다가 요즘 전공이 바뀌고 말았다.

초등학교 때 부터 방학만 되면 충청도에서 방학 내내 서당공부를 하며 문자에 특히 한문에 뛰어난 습득 능력을

인정받던 막내가 고등학교에 들어가면서는 수학을 전공하고 싶단다.

성격도 차분하고 인정도 많아서 막내가 한의사가 되어 어려운 이웃도 좀 챙기는  그런 사람이길 바랬는데

슬슬...공부가 어려워지면서 한의사는 못하겠으니 수학선생님이 되고 싶단다.

평소에도 수학성적은 좋은 편이라  어려운 한의사 공부보다는 적성에 맞는 공불 하라고 양보했다.ㅎㅎ

중학교 때 까지만해도 한의사하겠노라던 애가, 그 어렵고 두꺼운 한문책도 다 익히던 애가, 조금씩 자아에 눈을 뜬다.

죽을 뻔 했던 앤데 억지로 어려운 공부시키느니 저 하고 싶은 공부하라고 둬야지.

엄마 욕심이 과하면 아들 잡는다 잡아.

착하게 바르게 건강하게만 자라주길...

지금 고 1에 키 172...몸무게 54. 시력 좌우 2.0 .

베드민턴과 축구를 아주 잘하고 친구 짱 많고(너무 자주 집에 델꼬 와서 엄말 힘들게 함ㅎㅎㅎ)

요즘 여자친구가 생겼는지 외모에 많이 신경씀.

롱다리에 날씬 남.

 

남편은 아들의 말은 아무거나 다 들어주려는 경향이 있어 내가 브레이클 잡아야 한다.

까딱하다가는 오토바이도 사 줄뻔 했다.

싸우듯이 해서 말리고 아들은 삐지고..

아들아.

그래도 삐지는게 낫지 엄마는 널 두번 잃진 않는다.

누나들 보다 아빠가 용돈을 더 많이 주시는 거 알지?

비밀이고 특히 둘째 누나한테는 극비다.

알았다가는 복잡한 계산이 나와야 해.

쉿~~~~

.

.

.

.

이상 적는데 세 시간 소요됨.

더 이상 허리가 아파서 줄임.ㅎㅎㅎㅎ

오타도 내일 수정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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