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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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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일기


BY 도영 2008-08-16

어제 비가 추적추적 오기에 모처럼 집에 있고 싶어 남편만 밭에 보냈다

세남자가 없는 나홀로 있는집..너무너무 좋았다

그리하여.

세남자 없는 사이에 나혼자 통닭을 시켜먹기로 했다

여름내 세남자 뒷바라지 하면서 농사지랴 지친 내몸 보신좀 하기 위해서..험.

<한 삼십분 망설였다>

 

통닭을 시키고 통닭이 올즈음 밭에간 남편의 전화다

오두막에 나무지기님 부부가 오셨단다.

나무지기님도 반가왔지만 그의 옆지기님이 오셨다기에 가야하지 않겠나.

나무지기님의 안사람은 선이 고운 여자다.

풍파없이 살아온 모습이 역력한 여인이다.

말씨도 사뿐사뿐.행동도 사뿐사뿐..은근하고 소프트한  매력이 있다

 

삼겹살을 사가서 대접할까 하다가

바쁜데 사가지고 가서 난감해 할까봐..참기로 하고 밭에가니

남편이 참외를 따서 대접을  했다 했다

빗속에 참깨 밭 사이로 나무지기님네 부부가 가고 이왕 온거 화단이라도 정리하려고

한손엔 우산 한손엔 낫을 들고 꽃밭을 정리를 하는중.

낫에 손을 베이는 사고가 일었났다

깊은 뿌리를 뽑다가 뿌리가 뽑히면서 옆에둔 낫에 엄지 손톱이 부딪히면서 베인것이다

피가 뚝뚝.어느정도 베인건지 피가 나서 보이지를 않는다.

하우스안에 미나리 꽝을 정리하던 남편이 달려오고

휴지로 둘둘 감고 근처 119 대기소로 응급처치를 하기로 했다.

 

피를 딱아내고 소독을 하고 보니 깊은 상처는 아닌데 남편은 파상풍이 어쩌구 하면서 병원을 가잔다.

옛날 같으면  된장 바르면 다 낫느것을 밸스레 소란을 떤다.

<평상시에 잘하지..>

응급처치를 하고 집에와서 아픈 시늉을 하면서 쇼파에 드러 누웟다

\"아 아파라..난 당분간  물에 손 못담가..\"

속으로 신났다..

여름내내 가스레인지  앞에서 등줄기 땀이 줄줄 흘러도 해멕인다고

진 다 빠졌는데 이참에 내 입장을 헤아려줄 기회가 와서

신이 나서 깨춤이 추어졌다.

 

\"아 통증이 심해지네..저녁 메뉸 뭐유.?\"

\"응..? 짱깨\"

평상시 내가 밥하기 싫어서 모하나 시켜먹자 하면 질색 하는 사람이 쨩깨 시켜먹잔다.

어림도 없지..

\"상처난데 밀가리 먹음  덧나지 읺을까..낮에 수제비도 먹었구,\"

오전에 내가 다 해놓은 반찬 밥을 차리는데도 힘든지 끙끙댄다

안스럽기보다 기회를 잘 이용해야지..그런 생각 뿐이다.

 

평상시 식탁에 차려 놓으면 거실 탁자에 차리라던 남편 식탁에 차린다.

\"손가락 아파서 주방까지 못가겠네..거실 탁자에 차리이소.\"ㅋㅋㅋ\"

일부러 통증이 심한척 인상을 찡그리고 밥 한그릇을 뚝딱 해치웠다

역시..남이 차려주는 밥은 꿀 맛이야~

밥숟갈 놓자마자 \"커피~~했더니 날 쥐어 박을라 해서 참았다.

 

난 그냥 남편이 평상시 했던 대로 했을뿐인데 얻어 맞을 뻔 했다

설겆이를 안하기에 와 안하노 했드만 이따 한단다.

다시 나는 다른일을 시키기로 했다

아픈손으로 걸레를 잡고 거실 딱는 시늉을 하니 남편이 뺐는다

그리고 잠시후..컴푸터 앞에 있는 둘째 아들 방에서 밀고 당기는 소리가 나서 가보니

가관이다. 

부자가 걸레를 가운데 놓고 밀고 당기는 거였다

 

\"야.니가 거실 딱아라..\"

\"아참.아빠.. 저 지금 바빠요..\"

\"얌마..내가 조금전 밥상 차리고 했잖냐..아빤 설겆이도 해야 된단 말야\"

\"저 지금 도서관에서 금방 왔어요..아빠가 하세요 \"

 

나중엔 몸싸움까지..쯧쯧..

거실로 아들을 끌어내려는 남편..거실로 안가려는 아들..

아들은 문지방에 발을 공구고 버티고 남편은 얼굴까지 벌개지면서

끌고 나오려 하고..보다못한 나.. 걸레를 집었다

\"내가 하지 내가해..중환자인 내가 닦을께..애고 아파라.움직이니까 통증이 심해지네 \"

50대와 20대에 파워 게임을 벌이던 두남자가 후다닥 거실로 달려 나오고

결국 아들이 걸레를 잡았다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룰룰~~랄랄~~

 

내게도 이런날이 오다니. 소파에 앉아서 거실을 닦는 아들을 보면서 흐믓 했다

점마도 지애빌 닮아 나를 부려먹을줄만 알았지 지물건 하나 챙기놈이 아니기에

이기회에 현장 체험을 시킬 참이다

아..한열흘 쇼를 할까 생각 중이다 한 열흘..너무 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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