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바쁘게 동동거리며 주방을 오가며 식사준비에 정신이 없는 날 불러 세우는

사람이 있었다.

여전히 머리에는 두건을 두르고 올백으로 머리를 정리했고

생얼로 다니던 얼굴에는 썬크림도 안발라서 동남아계로 변한지 오래고

안 그래도 근육질의 다리에는 더 탄력이 붙어 울룩불룩 근육이 살아나 있고

두르고 다니는 앞치마는 요즘 최신유행 살짝 배만 가리는 초미니다.

더워도 이렇게 더울 수가 있나..............

정말이지 홀딱 벗고 다니고 싶을 지경이지만 더 뜨거울 것 같고 ㅎㅎㅎㅎ

솔직히 시선이 더 뜨거울거야.ㅋㅋㅋㅋ

 

바쁜 걸음에도 부르는 소리에 우뚝 서 보니

여러 해 전 부터 잘 알고 있던 남편이 한의사이신 분이시다.

\"아~~오랫만이예요? 근데 왜요? 저 엄청 바쁜거 알죠? 용무만 간단히....ㅎㅎㅎ\"

\"적금 든 거 있어?\"

\"아니 적금은 어째서 물어요? 재산 조사 나오셨어요?ㅎㅎ\"

\"여름 휴가 언제야? 휴가 때 쌍꺼풀 수술하자. 이제보니 눈이 많이 쳐졌네.

눈만 동그랗게 되면 아직 미인인 얼굴이겠는데....내 친구 남편이 성형외과

의산데 싸게 해 줄테니 가자. 우리 한의원 간호사도 거의 다 했는데 크게 표 안나고

요즘은 살짝 선만 넣어준다네. 자연스럽고 금방 자기 눈처럼 된대.\"

아...이게 무슨 말?

그분은 남편이 한의사시다 보니 주위 친구들도 거의가 의사.

 

요즘 들어 거울보면서 나도 조금씩 늙어 가는구나...쯤으로 생각했는데

눈꺼풀이 조금씩 내려오고 있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남이 성형을 권할 만큼

많이 미운가?

작년에 찍은 사진과 올해 찍은 사진은 확연히 차이가 나는 건 사실이다.

눈이 원래도 작지만 점점 작아지고 있질 않은가.....

남편은 양쪽 두 눈이 다 큰 쌍꺼풀이 있다보니

우리 애들 셋은 다 쌍꺼풀이 있는 눈인데 나만 작은 눈이니....

 

소위 말하는 야매(비공식의사)가 아니고 자기 친구의 남편이 부산에서도 알아주는

성형외과 의사라며 오랜 세월동안 날 잘 아는 그분은 꼭 늦기 전에 수술하란다.

30~40%는 싸게 해 주겠단다.

그래도 50~60 만원은 준비해 보라며 부산으로 내려 오라고 약속을 맺으려 한다.

저녁에 남편한테 얘길 했더니 웃다가 자기 쌍꺼풀을 떼 가란다.

남자한테는 필요치 않다나?

그걸 떼 가는 능력이 내게 있었다면 발에 흙 안 뭍히고 살지.ㅎㅎㅎ

아들한테 물으니 엄마만 좋으시다면 하세요~이런다.

눈이 커지시면 더 이쁘지시겠네요..하면서 긍정적이다.

푸하하하하하하하...............

이 나이에 쌍꺼풀 수술하고 미인대회에나 나가볼까나?

그래도 은근히 유혹을 받는건 사실이다.

눈꺼풀이 자꾸 쳐지니 신경쓰이기는 한다.

화장도 잘 못하지만 화장을 하면서 샤도우나 아이라인을 발라도 뭍히니......

웃기는 얘기는 아이참을 나도 샀다는거다.ㅎㅎㅎㅎㅎ

혼자서 어떤 날은 집에서만 발라서 잔다.

아침에 눈에 선이라도 생길라나~ 해서.ㅋㅋㅋㅋㅋ

낼모레면 오십인 늙은 아내가 쌍꺼풀을 한 눈으로 남편 앞에 서면

남편은 일부러 많이 놀라는 시늉을 하면서

\"아니~~웬 미인이 여기 있네. 누구시더라~~뭐야. 당신 안그래도 이쁜데..\"

아들도 웃고 나도 웃고..........

 

얼굴은 크고 코도 이만하면 작진 않고 입도 구색은 맞는것 같은데

눈이 아무래도 좀 작아 작긴.

이 참에 진짜로 성형을 해? 말아?

잘 해 준다는데 돈 버는 일 아닌가?

남편도 처음엔 웃더니 꼭 하고 싶다니까 휴가비를 반으로 뚝 잘라 줄테니

하려면 해 보란다.

진짤까?

이 남자의 속 마음이.....

못 이긴 척하고 눈 딱 감고 수술해버릴까?

수술을 하고 이쁘게 된 사람도 있지만 더 미워진 경우도 많이 본 터라

두렵긴하다 솔직히.

전혀 낯선 얼굴이 짠~~하고 거울에서 날 본다면?......

도로 물릴 수도 없고 아.................

고민이다 고민.

안해도 될 고민인가 해야 할 고민인가!!!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