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드민턴 클럽에 가입하고 우리 부부는 요즘 운동을 같이 다닌다. 한여름밤 흠뻑 땀 흘리고 마시는 얼린 생수맛은. 어릴적 배 곯던 시절 부자집 친구가 준 카스테라 맛보다 더 달다. 작은 일상속에 느끼는 작은 행복은 늦은 밤 한통의 전화로 깨지고야 말았다 남편의 사무실에서 부소장님의 다급한 전화다. 새벽 1시에 전화가 온다는것은 큰 불이 났거나 인명 사고가 났다는 이야기라 남편으로서는 긴장이되고 옆에서 지켜보는 나는 또 어떤이가 사고를 당했나.걱정이 앞선다.. \"복달아빠..왜?\" \"구룡포 대동배 군 초소가 무너져서 세명의 해병대원들이 갇혀있는 상태래..\" 남편은 옷을 입으며 황급히 나갈 준비를 하고.나는 차열쇠를 들고 따라 나서면서 \"어째.어째..그 젊은 애들을..제발 살아만 있어라 애들아..조금만 버티거라..\" 초를 다투는 간절한 마음뿐이다. 사고 현장인 구룡포 대동배로 가는도중 다시 부소장 님의 전화다.. \"소장님..구조는 했지만 세명의 해병대원들..모두.. 사망 했습니다..\" 우리 부부는 잉크색같은 밤길을 달리면서 잠시..잠시..아무말을 할수가 없었다 그부모는 지금쯤 사고 소식을 들었을까. 아니면 아들의 죽음도 모르고 자고있다가 날벼락 같은 전화를 받는것은 아닐까. 그 충격은 이루말할수가 없을텐데.. 누구는 영안실에서 본 남편의 얼굴을 확인하고 시신경이 뚜둑..끊어지는 소리가 들리는것 같았고 그 이후로..시력이 손상되어 앞을 못보게 됐다는데.한숨이 저절로 터져 나오면서 화가 치밀었다. \"아니..그많은 세금 받아서 정부는 뭐한데.초소가 무너지다니..!!\" 피지도 못하고 지고만..젊디 젊은 애들의 죽음 앞에서. 분노가 터져나왔다 나라를 지키다가 순직한 젊은 영가들이여! 미안하다.. 너무나 미안하고 가슴이 아파서..남편을 사고 현장에 내려 주고 집에오는길에 눈물을 꿀꺽 삼킬새도 없이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수가 없엇다 가슴이 아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