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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을 돌려다오~


BY 바늘 2008-07-22

22세 여리 여리 한 시절에 애들 아빠를 처음 만났다.

 

두꺼운 검은 테 도수 높은 안경 그 너머로 총명하고 또리 또리한 눈매, 첫눈에 다가온 인상처럼

그 사람은  모든 학과 성적에서 탁월하였고 대학 3학년 복학생에서 4학년이 되면서 졸업 전

대기업 여기저기에 지원을 하면 합격 통지가 기분 좋게 날아들었다.

 

고르고 고르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더 큰 공부를 할 수 없었던 가정 형편에 대학원을 포기하였던

상황에서 애들 아빠는 해외 유학의 길이 있다는 국책은행,  문턱 높았던 산업은행에 수석 입행을

하게 되었다.

 

압행하기 만만하지 않은 산업 은행에서 5년여 근무를 하고 어느 날 갑자기 어떤 결심이 그렇게

애들 아빠를 동요시켰는지 같은 금융 업종이지만 결코 절대적으로 안정적이지 못한 증권사로

이직을 하게 되었다.

 

육감이었는지 직감이었는지 나는 은행에서 증권 쪽으로 이직이 너무도 싫었는데

이미 애들 아빠는 은행에 근무하면서 옮겨갈 증권사에 입사 지원과 합격 통보까지 받아 놓은

상태였고 입사 전 연수 교육까지 받는다며 훌쩍 떠나 버렸다.

 

그로부터 우리 집과 아울러 나의 인생은 비바람 모진 풍랑 속으로 험난한 눈물의 항해가

시작되었다.

 

증권사 대리에서 과장 지점장 그후 또 다시 타 증권사로 이직하면서 이사 직함까지

하지만 점점 가정적으로 경제적으로 파국으로 치닫던 그 위기의 순간들...

 

휴~~

 

세상에 태어나 여자의 행복은 한 지아비를 만나 알콩달콩 자식 낳아 도란거리며 사는것,

그게 적어도 내 생각에는 제일가는 여자의 행복이라고 여겨 왔었다.

 

 

오늘 직장에서 근무중 잠시 매일 매일 넘쳐나는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는 길이 무엇인지에

대하여 생각해 보았다.

 

시력이 너무 좋아 학창 시절에 안경 쓴 친구들이 부러웠는데 이제 돋보기를 세 개째 바꿔도 

오후  근무에 들어가면 눈 앞이 어른거린다.

 

업무 성과의 경쟁을위하여 보험회사도 아니건만 그래프에 실적을 계시하기도 하고

프로모션을 수시로 바꿔 가는데 모든 것이 만만하지 않은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그간 모든 프로젝트 수행마다 상위를 달리던 나였기에  그 알량한 자존심은

어디에서 부터 꼼지락  움트는 것인지 나보다 위를 달리는 동료의 실적에

초연하지 못하고 신경이 쓰이니 거참 나 스스로 한심한 일이다.

 

어제도 오늘도 아침은 보통 습관처럼 굶고 점심은 도시락으로 간단하게 해결하는데

준비해간 도시락을 그냥 버리다시피 하였다.

 

대범한 듯 큰일에는 아무렇지 않게 잘도 헤쳐나가면서 왜 이러는 걸까?

 

이직을 고려하다가 현 직장에서 새로운 업무를 가져와 좀 더 좋아질 수입을 기대하면서

눌러앉았는데 새로 맡은 업무가 만만하지 않으니 부담 백배이다.

 

게다가  교육을 받고 새 업무에 투입되어 3일을 하다가 입에 스크립터 내용이 익어갈 즈음

성과가 계속 상위를 달리고 있었는데 한 달에 한 번 수행하는 중요 업무 수행을 위하여

3일간 자리를 바꿔 근무하다 오니 적응이 안 되어 어제오늘 얼마나 일이 벅찬지...

 

아 ~ 남의 돈 벌기가 정말 쉬운 게 아니다

 

힘들어 힘들어를 속으로 외치며 겉으로는 작은 한숨을 들이쉬고 내쉬는데

지난번 입사 제의를 하던 회사의 담당자분이 휴대폰으로 연락이 두 번이나 왔다.

 

나는 계속된 갈등 속을 헤매고 있다.

 

그런데 그 갈등 와중에 즐거운 일도 있었다.

 

지난주 직장에서 상반기 우수 직원 장학금 시상을 받았다.

 

근태와 업무 실적 아울러 학생 자녀가 있는 직원 중에서 고르게 평점을 산정하여 상장과 금일봉을

장학금으로 주었는데 몇몇 동료가 함께 표창을 받아 피자를 배달하여서 한 턱 쏘는 행복한

즐거움도 있었다.

 

그러니까 계속 비만 오는 굳은 날만 있었던것은 아니고 장맛비중에 쨍하게 반짝

빛나는 날도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 직장에 일이 너무도 벅차다.

 

이렇게 징징거리면서 어린아이처럼 이곳에 투덜거려 보는 오늘 밤 내일이면 또다시

실적 실적을 외치는 전쟁터 직장에서 나는 얼마나 더 터지는 한숨과 스트레스에 시달릴 것인지...

 

이 일 아니면 정말 나는 되지 않는 것일까?

 

22세 그 시절로 다시 가고 싶다

 

그 곱던 시절로...

 

청춘을 돌려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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