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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것들....


BY 그대향기 2008-07-18

 

 

난 참 여러가지들을 좋아한다.

사람마다 좋아하는 물건이나 동물들이 있겠지만 난 참 소박하고

내 능력으로 해결가능한 것들을 좋아한다.

 

제일 좋아하는 것은 물론 꽃이다.

물 주고 이뻐해 주면 그 사랑에 그 정성에 반드시 보답하며

이쁜 꽃으로 활짝 펴서 인사건네는 꽃이 정말 좋다.

한 때는 우리 부부가 분재에 홀딱 빠져서 엄청난 분재를 키우며

전문가한테 분재기술도 배우러 다니는 열정도 키웠던 남편.

월급쟁이 수입에 좋은 분재는 갖고 싶고 돈은 없고....

자주 다녔던 분재원 사장님은 할부를 해 줄 정도로 우릴 이뻐 해 주셨다.

어디사는 누군지도 모르시면서 돈 있을 때 조금씩 갚아라며 고가의

분재를 선뜻 내 주셨던 고마운 분들 덕분에 몇년을 참 좋은 분재들이랑

즐겁게 지냈는데 겨울에 보관하는게 여간 힘든게 아니어서

비닐하우스도 일부러 짓고 넣었다가 뺐다가......

일을 하면서 분재를 키운다는게 너무 힘이 들어서 그 취미를 접었다.ㅎㅎㅎ

달마다 월급타면 작은 분재 하나라도 사 모으는 재미로 살았었는데

다 정리하고 한동안은 너무 허전하고 섭섭해서 아주 혼났다.

자식 돌보듯이 아침저녁으로 물주고 가지치고 철사로 가지잡아주던 사람이

앞마당이 휭~`하니 비어 있으니 너무섭섭하단다.

처음에는 나 혼자 작은 분재 하나둘씩을 모았는데 남편도 싫지는 않았는지

나중에는 같이 분재원 구경도 가고 소재는 좋은데 분에 올라있지 않은 것은

싼 가격으로 사와서 오래오래 정성을 들여서 만지다 보면 꽤 멋진 작품이 될 때

우린 전문가가 된 기분으로 우쭐대기도 했었다.ㅎㅎㅎ

진짜 전문가의 눈으로 감정 할 때는 엉성하고 엉망일 것도......

꽃을 심기위한 화분도 좋아하는데 주로 옹기같은 질감이 나는

토분들을 좋아한다.

하얗고 얇은 화분은 자칫하면 깨지기 쉽고 턱에 금이 가면 미워져서

투박하면서도 튼실한 토분들이나 옹기들에 수련도 심고 돌확에도....

말구유 같은 나무소재로 된 소품들은 아시는 분들의 도움도 받는 행운을

누릴 때 많이 기쁘고 행복하다.

 

 

두번째는 손수건이다.

나는 손수건이 아주 많다.

그냥 몇개가 아니고 수십장.

이곳에 오래 근무하다보니 아는 분도 많이 유지되고

여자분들에게 가장 쉽게 선물하는게 손수건 같은 소품.

그 손수건을 하나 둘 씩 모으다 보니 어느듯  꽤 많은 손수건이 모였다.

외출할 때 마다 각기 다른 가방에 다른 손수건을 넣고 다녀도

포장지도 안 뜯은 손수건도 있다.

특별한 날 특별한 모임에나 갈 때 사용하려고 아끼고 아끼는 것 몇 점.

그러면서도 쇼핑 할 기회가 있으면 손수건을 한장 정도는 사 모은다.

어떨 땐 서너장?

손수건으로 머리띠도 만들어 하고 목에는 거의 매일 두르고 다니고

딸이 무슨 기념일에 선물 고르는 것이 어렵다고 하면 손수건을 권한다.

둘째 딸은 주로 대구에서 엄마의 취향에 맞는 손수건을 사다준다.

얼마나 짠순이로 자기 용돈을 아끼고 악착같이 달라고 하면서도

막상 손수건은 꽤 유명한 것으로 사다주는 선심도 쓴다.

기특한 것.....ㅎㅎㅎㅎㅎㅎㅎ

나들이 갔을 때 풀밭 같은 곳에 앉을 기회가 있으면

멋진 손수건을 척~~하고 펼쳐서 남편도 앉고 나도 앉고.....

그 어떤 악세사리보다도 화려하고 요긴한 선물이지 싶다.

그런 의미에서보면 때론 옷보다도 더 요긴할  경우도 있다.

지금도 흘러내리는 머리를 손수건으로 두건을 만들어 올백으로 올리고 있다.

 

세번째는 샤워코롱.

목욕을 하고 난 후에 물비누의 향도 좋지만 은은한 샤워코롱의 향은

잠들기 전까지의 내 코를 행복하게 해 준다.

샤워를 하고 난 피부는 끈적임이 없는 부드러움 그 자체.

그 위에 샤워코롱을 칙!!칙~~~칙~~

상쾌하고 기분좋은 냄새로 여왕이 된기분.

깊은 산속의 풀향기 , 장미의 유혹적인 향기, 전설같이 느껴지는 바다향기

야생화가 만발한 들풀같은 향기 , 은밀한 밤을 예약할것 같은 은근한 향까지.....

비싼 향수는 아니지만 샤워코롱의 부드럽고 은은한 향은 충분히 향수 몫을 한다.

소위 말하는 명품의 향수도 한두점 있지만 (물론 선물받은 것) 부담스러워서

쉽게 흔하게 사용하지는 못하고 도시로 우아한 모임이 있을 때나 한 두 방울......

도시로의 외출이 잦지 못한 내게는 만년먹기다.ㅎㅎㅎㅎ

월급받았을 때나 큰 행사를 치르고 특별보너스가 있을 때

나는 옷을 사러 가는게 아니고 꽃이나 샤워코롱을 사 모은다.

무슨 보석같이 선반에다가 가지런 가지런 모셔두고 가끔씩 외출 때도 애용.

향이 짙거나 자극적인 것은 사절.

 

난 앞치마가 많은 여자다.

외출복은 얻어입고 앞치마는 사 입고.ㅎㅎㅎ

가끔씩은 아시는 분들이 분에 넘치는  백화점 옷을 선물해 주셔서

그것으로 외출복을 하고 일복은 커서 못 입거나 작아져서 못 입는다면서

주시는 옷으로 대충 해결하는데도 철마다 옷은 안벗고 산다.ㅎㅎㅎㅎ

그렇다고 아예 옷을 안 사입는 것은 아니다.

내 스타일하고는 상관없이 옷을 선물받다보면 내가 꼭 필요한 옷은 사 입게 된다.

옷을 선물받다보면 그 옷을 사주시는 분들의 취향을 읽을 수 있는 재미도 있다.

부산의 어떤 분은 꼭 비즈나 수가 놓여져 있는 옷을 사 주신다.

본인도 그런 옷을 늘상 입으시고....ㅎㅎㅎ

또 어떤 분의 조카는 옷가게를 하시면서 고모되시는 분이 우리집 할머니신데

옷을 팔다가 철이 지나면 보내주시는데 항상 원단이 순면에다가 헐렁한 스타일의

완전 자연주의 옷들이다.

입으면 참 편하고 독특해서 어딜가도 눈길을 모은다.

물론 할머니한테 오는 옷이라 나도 약간은 할머니화가 되어야 하는 단점은 있지만

뭐 어떠냐고 내 삶이 할머니들과 함께 15 년인데.......

가격의 고하를 막론하고 내게 주시는 것에 늘 감사할 따름이다.

백화점에서 옷을 사 주시는 어떤 사모님은 목사님이 돌아가시고 혼자 계시는 분인데

조금의 여유만 생겨도 이 사람의 옷을 사 주시는 통에 늘 부담스럽다.

그래도 쉬는 날에 근사한 옷 몇벌은 있어야 한다시며 남편과 외출 할 때나

주일에 교회갈 때 깨끗하고 좋은 옷을 입어 일복에서 벗어나야 한다신다.ㅎㅎㅎㅎ

덕분에 나는 무슨무슨 부띠끄 라는 라벨이 붙은 값비싼 옷을 입는 영광을 누린다.

남들이 짧은 옷 입으면 나도 짧은 옷 입고

남들이 털 옷 입으면 나도 털 달린 옷 입으니 이만하면 만석꾼 안 부럽지~~

다리가 좀 굵어서 그렇지 미니스커트도 주면 소화시킬건데

아무도 그 옷은 안 보내주시네~~

운동으로 다져진 다부진 몸매............

대한민국은 내가, 이 그대향기의 두 다리로 버틴다아아아아......

완전 근육질의 튼튼한 두 다리.

옷은 그렇게 내게로 와서 내 스타일을 살리고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시장에 가나 백화점엘 가나 수예점 앞에 걸려있는

요즘 유행하는 앞치마에 눈이 꽂힌다.

편리하고 어깨끈이 목을 압박하지 않을 것.

주머니가 커서 고무장갑도 들어가고 속장갑도 들어갈 것.

영수증이나 지폐가 들어가도 무리 없이 수용할 것.

색상이 밝아서 내 촌스럽고 검은 얼굴이 훤~~하게 느껴질 것.

아니면 완전 새까매서 한덩치가 날씬해 보일 것.ㅎㅎㅎㅎ

옷을 입듯이 입는 앞치마가 이쁜게 많아서 이것 저것 몇개나 사 모았다.

애들 학비니 기숙사비 해서 내가 따로 용돈을 쓸 여유가 없으면

보너스 달이나 큰 행사 후에 따로 나오는 특별보너스는 아예 내 몫으로 돌린다.

그래야 숨통도 트이고 내가 하고 싶은 일들도 무리 없이......

지인들에게 택배도 보내고 책도 인터넷으로 주문하면서 작디 작은 행복들을

여기저기서 모은다.

남편은 특별보너스는 아예 가정에 쓰는 돈이 아닌 줄로 안다.

큰 욕심없이 사치라야 꽃이나 책을 조금씩 모으고 생활소품들을 사 모으는

재미로 사는 아내가 밉지는 않은 모양이다.

가끔씩은 같이 공범이 되어 주니까.....ㅎㅎㅎㅎㅎㅎㅎ

 

그외에도 각별히 좋아하는 것이 서너개 더 있다.

일상생활에서 늘 사야하고 있어야 하는 것들이지만 유난히 더 좋아하는 것들.

편하고 헐렁한 가죽신발

뭐가 많이 들어가는 크고 질긴 가죽핸드백(맨날 난 뭐가 왜 그리도 많은지)

뽀숭뽀송하고 질감이 좋은 화장지

예쁜 한지로 된 편지지와 편지봉투

편리하고 이쁜 주방기구

종류도 다양한 생리대.................

서너개가 대여섯개나 된다.ㅎㅎㅎㅎ

그 외에도 좋아하는 것이 많다는 건 모두 다 좋아하는 건가?

무개성적이고 보편적인 것인가?

그래도 뭐 어떠랴?

내가 가질수 있고 가져도 가정경제에 큰 타격이 안 가면 그게 좋는거지.

 

위에서 왜 좋아하는 책을 뺀냐면~~~

뭐 대단한 독서가라도 된양 꼴불견이 될까봐서다.

월급타면 반드시 하는 도서구입.

매달마다 배달되어오는 정기구독 도서 서너가지.

단행본 한권이든 대하소설이든 숙제처럼 난 책을 산다.

어느 달은 서너권.

또 어느 달은 한두권.

그렇게 저렇게 내 능력껏 작디작은 행복부스러기들을 모으며 촌 아줌마는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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