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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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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마흔 한살의 유치원 교사3


BY 생수 2008-06-29

 간식을 나눠주고 뒷정리를 하고 있는데 아이들이 \"선생님 수빈이가 토했어요\" 한다. 조금전에 쇼파에 누워 잠이 들었길래 이불을 덮어주었는데..

다가가보니 아이들 간식먹는 식탁옆에 토하고 옷이랑 얼굴에도 묻어있었다.

\"수빈아, 괜찮니?  놀라지 않았니? 괜찮아 선생님이 씻겨줄께\" 하면서 수빈이를 데리고 세면대로 갔다.

수빈이를 씻기고 돌아와 바닥을 치우고 있는데 우리반 녀석들 기특도 하지!

아무렇지도 않게 간식을 맛나게 먹고 있다.

 난, 평소에 아이들에게 늘 이야기 한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고.

물을 쏟을 수도 있고, 토할 수도 있고, 바지에 쉬를 할수도 있고, 응가를 할 수도 있다고. 그러나 그건 중요하지 않다고.

쏟아진 물은 치우면 되고 ,오줌을 누면 옷을 갈아 입으면 되고, 토하면 치우면 되고, 응가를 하면 씻으면 된다고.

토하거나 응가를 하면 냄새가 나는 건 아주 당연한 일이라고 .

그래서인지 우리반 아이들은 실수로 쏟거나 쉬를 하거나 토하거나 응가를 해도 울지 않는다.

자신이 치울 수있으면 치우고 그렇지 않을 경우는 당연하게 선생님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그래서 우리반 아이들이 이쁘다.

코피가 나도 \"선생님 코피나요\" 라고 이야기하고는 나에게 모든걸 맡긴다.

 물을 쏟았던지, 우유를 쏟았던지 하는 일들은  자신들이 치우려고 노력한다. 아이들이 치운다고 해도 교사의 손은 꼭 필요하지만, 먼저 자신이 하게끔 한발 물러서 있는다.

 토하거나 응가를 하면   \"괜찮아\" 하면서 아이를 위로해주고는 아무일도 아닌듯 치운다. 소리를 치거나 얼굴을 찡그리거나 하지 않는다. 

 교실을 치우고 수빈이를 안정시킨 후 어머님께 전화를 드렸다.

우리반 아이들은 여전히 맛있게 간식을 먹고있다.

 

적어도 내가 맡은 반 친구들은 쉬를 하거나 응가를 하거나 토했을 때 놀라거나 부끄러워 하는 일이 없다는 것이다. 난 그런 아이들로 키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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