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적정 노인 기준 연령 높이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912

엄마니까 행복해


BY 바늘 2008-06-28

당뇨 정기 검진이 있었다.

 

진작 회사에는 외출 일정 보고를 하였는데 때 맞춰 예상치 못한 평일 휴가를 얻게되어 쉬고있으니

쫒기는듯 분주함없이 병원 진료를 받을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게다가 대학 4학년인 아들 아이가 종강을 하여 함께 동행하여 주니 더없이 든든하였다

 

3개월만에 있는 검진에서의 결과는 전번 보다 혈당치 평균이 조금 나빠졌다는것과 

소변에서 단백뇨가 소량이지만 비치니까 약을 하나 더 추가하자고 한다.

 

약의 영향으로 잔 기침이 나올 수 있는데 만약 다른 부작용이 느껴지면 병원을 다시 찾으라는

처방과 함께 안과에 당뇨로 인한 합병증이 있는지 검사를 하였는데 아직은 아무 이상이 없으니

일년뒤에 재검을 하면 된다고 하였다.

 

지난번 정기 검진에서는 혈당 평균이 처음으로 일년만에 좋아졌다고 했는데

이번은  조금 나빠져 실망 스럽기도 하였지만 이유없는 결과가 어디 있을까?

 

직장 문제로 고민도 많았고 운동도 거의 중단하다 시피하였으니 예상된 결과가 아니였나 싶다.

 

병원 진료 차례를 기다리면서 아들아이와 그동안 밀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당황스러운것은 3학년 2학기때 받은 학자금 대출이 한 번 있었는데 그 이자를

밀리지 않고 아들에게 주었는데 어머니에게 차마 돈 이야기를 하기가 너무 어려워 받은

이자를 몇번 납부 못하고 써서 밀려있다는 것이다

 

어머~ 뭐야~ 그것 제때 안 갚고 연체하면 지난 번 처럼 신용에 체크 들어가서

불이익 있는데 그걸 알면서 또 연체를 하였다는 거니?

 

버럭 화가 치밀어 오르는데 그때 아들 아이 눈가에 눈물이 핑그르 돌면서 어렵게 하는말

 

\"어머니 제가 대학 4년 동안 책 한권 마음 편하게 사본적이 없었어요

 

친구들 책을 늘 복사해서 보고 선배들이 보던 책 물려줘서 그거 받아서 보고...\"

 

아~ 맞다 ~ 맞어 너가 그랬지

 

그간 한 번도 책사게 돈 달라는 소리 들어본적 없었고 여간해서

아니 여간해서가 아니고 거의 학비외에 용돈을 달라는 소리를 안해왔으니...

 

과외 알바를 하다가 최근 공부에 지장이 너무 많아 그마져도 그만 두었으니...

 

순간 화는 가라앉고 오히려 아들에 대한 애잔함이 밀려들었다.

 

마침 병원 바로 앞이 학자금 대출 받은 은행이 있기에 아들과 함께

대출 담당자를 만나 상환 금액을 확인하고 밀린 이자와 함께 정산을 하였다.

 

2008년올해 들어서만 3월에 이어 6월까지 천만원 가까운 금액을 등록금으로 납부하고

이제 허리가 휘어 더 꼬부라 질것도 없이 되어졌는데 은행문을 아들과 나서면서

나는 왜 그렇게 당당하고 행복했을까?

 

그간 나 자신을 위하여 유럽 여행을 꿈꾸며 마련한 종자돈이 아들의 학비로 무너져 내렸어도

나는 행복하고

 

지하 구내 식당 3천짜리 밥 마져도 아까워 밥 한술에 반찬 달랑 하나로 점심을 해결해도

나는 행복하였고

 

전업이 아닌 부업의 개념으로 곁에 앉은 동료들이 근무하면서 여유롭게 자신의 수입으로

부담없이 쇼핑을 즐길때 그런 모습이 잠시 부럽다가도 통장에 쌓이는 저축금이 있었기에

나는 행복하였다

 

 

모래 시계처럼 후루룩 빠져나간 통장에 썰렁한 잔고가 내 마음을 허하게 하여도

나는 행복하기만 하다

 

 

오늘 아침 근무도 없으면서 일찍 습관처럼 일어나게 되었다.

 

잠시 멍하니 누워있다가  음식물 쓰레기통을 들고 아파트 일층으로 내려 갔는데

산속에 위치한 아파트라서 공기도 신선하고 초여름 신록은 우거져있고 이름 모를

노란 꽃들은 지천이고  그때 때 맞춰 불어오는 한줄기 바람은 왜 그렇게 또 좋은지~

 

나는 다시 한 번 행복하였다

 

결코 행복한 처지도 아니면서 행복해하는 내가 되기까지 정말 그간 많은 눈물도

쏟아 부었었다

 

불행속에서 행복찾기 이제 그게 나의 취미가 되려나 보다

 

 

PS---> 7월 1일 부터 2개월간 금강땜 수위 측량 아르바이트를 하러 가는 아들 아이가

부시시 잠에서 깨어났네요 ~모처럼 맛있는 밥상 차려 직장 생활에 피곤한 딸과 함께

도란 도란 아침 밥 따근하게 지어 먹어야 겠습니다. 에세이방 여러님들 좋은 주말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