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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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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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넋두리


BY 바늘 2008-06-08

애국선열과 전몰장병의 숭고한 호국정신을 추모하는 기념일인 현충일이  올해는 금요일이어서

토요 근무가 없기에 사흘 연휴 내리 휴가를 맞고 있다.

 

친정 언니와  부모님 묘소에 다녀 오기로 약속을 하였으나 직장 생활하는 언니가 갑자기

사무실에 급한 일이 생겨 다음으로 미뤄지고 어쩌다 보니 내일이면 또 다시 출근이다.

 

요즘 직장에서 바쁘게 수행하는 업무는 홈쇼핑 채널에서 무료로 주는 휴대폰을 신청한

고객분들께 해피콜을 드리는 업무이다.

 

방송에서 휴대폰 기종에 관하여 일차적 설명을 하고 가입 조건에 관하여도 설명을 한다.

 

한 번의 방송에 보통 두가지 기종을 선보이는데 고객은 자동 주문 전화로 신청을 하고

상담원이 별도로 해피콜을 드려 색상을 선택하고 1년 의무 사용 약정을 설명드린 후 

통화 요금,배송 주소지,기존 가입자분과 요금 납부자분의 동일 여부를 묻고 그다음

고개 고개 넘어 고객들이 예민해 하는 주민 번호와 결제 계좌를 묻게 되는데

 

이미 신뢰도 있는 대기업  L사에서 주관하는 상품이고 홈 쇼핑에서 쇼 호스트의 일차적

세세한 설명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하루에도 몇 몇분들의 고객님들은 상담원들과 진땀나는

줄다리기 싸움을 하시게 되는데

 

휴대폰은 그야말로 쉽게 말해 공짜로 얼른 보내주고 필수 입력을 해야하는 고객 사항

입력란이  한 칸도 오류나 누락없이 채워져야 배송으로 이어지는데 그냥 대충 넘기자고

하신다.  

 

카드로 하실건가요?

아니면 은행 이체로 하실건가요? 

 

그냥 지로로 해줘 내가 은행가서 낼거니까~

 

고객님 첫달은 신용 카드나 은행 자동이체로 한 번 해주시구요 다음 달 부터는 고객님

편하신 대로 지로로 변경하셔도 됩니다

 

그때부터 본격적인 실랑이가 시작된다

 

왜 개인정보를 묻느냐는 것이다 가만보니 주민 번호도 물어보고 계좌도 묻는것 보니

내 통장에서 돈 빼갈려고 하는것 아니냐고 다그치는데 순간 사기꾼으로 전락되는

그 모멸감이란...

 

물론 대부분의 고객님들은 방송을 보고 본인 의사대로 선택하여 해피콜을 기다리고 있었기에

무리없이 순조로운 진행이 이어지지만 요즘 워낙 전화 사기 보도가 왕왕 있다보니 이해도

가지만 보통 한 번 방송에 오천대 이상 신청이 몰려 해피콜을 기다리는 수 많은 고객분들이

차례로 계시고 매일 아침마다 상담원별 수행해야 하는 일별 배분  할당량이 있는데

 

아~~ 어쩌면 좋아~

 

고객님~ 그러시면 이 상품 취소해드릴까요?

 

아니 누구 마음대로 취소를 해~~

 

내가 이미 주민번호는 말해 주었는데 계좌 이야기 안했다고 해서 취소를 하는게 어디있어?

 

고객님 물론 염려스러워 그러시는것 알지만 고가의 휴대폰을 무료로 드리는데

전화상 업무다 보니  여쭤야 하는 필수 확인 사항이라 저도 어쩔 수 없습니다~

 

그래요~~ 그럼 지금 나랑 통화하는 상담원 주민번호 말해봐요~~

 

고객님~ 고객님은 방송을 보시고 본인 의사 결정에 따라 휴대폰 신청을 하신거라서

배송 전 확인차 여쭙는 것입니다~

 

결국 그 바쁜 시간에 업무 진행에 무리를 주면서 상담원 주민번호 말해보라며 의심으로

가득차 아우성치던  고객분은  홈 쇼핑으로 확인 전화하고 또 다시 콜센터로 전화하고 그러다

끝내는 팩스로 본인 신분증 복사해서 보내실때 계좌 번호 적어서 보내시겠다로 마무리를

해드렸다.

 

돌 다리도 살펴 가라는 옛말도 있지만  그런 난해한 고객분들과 통화를 하게 될때 업무

진행에 차질이 있어 그날 나의 퇴근 시간은 한 시간쯤 뒤로 물려지고 직업에 대한 회의감과

거기서 더 나아가 아이구~~내 팔자야~~

 

터덜 터덜 퇴근 후 힘 없는 발걸음에 머리속은 온통 진작 다른 곳으로 이직을 한 동료들이

부러움으로 떠올랐다.

 

아웃소싱 콜센터이기에 그때 그때마다 수행하는 업무가  바뀌어 기본급에 실적급이

차지하는 급여도 그만큼 기복이 심한데 그래도 그간 나의 경우는 순탄한 페이스를 유지해

나왔었다.

 

하지만 점점  일은 힘들어지고 급여는 줄어들고 마음 나누던 동료들도 하나 둘 떠나고

나도 얼마전 퇴직 의사를 센터장에게 내비쳤더니 서운한 기색이 역력하면서 조금만 더 함께

일해주면 좋겠다기에  한솥밥 먹고 지낸정이 무엇인지 매정하게 떨치지 못하고  아직

서성이고 있다

 

아~~ 세상에 쉬운일은 하나도 없나보다

 

나는 정말이지 남편이 벌어다 주는 월급에 알뜰 살뜰 살림하면서 저녁 반찬 잡채할까? 아니면

고등어 조림? 된장 찌게? 그런거 고민하면서 살고팠는데...

 

세상은 참 나를 고달프게 한다 참말로~~~~

 

정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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