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또 중 2학년 짜리 아들 녀석이 교복 바지를 바꿔 입고 왔다고 체육시간이 끝나고 교실에 있던 자신의 교복 바지가 없고 헌 교복바지만 남았다며 남의 바지를 입고 왔다.
첨이 아니라서 교복 바지를 자세히 살펴보니 전에 바꿔입고 왔던 그 바지였다.
당장 그 아이 이름을 대라고 들볶는 내게 아들은 이름 모른다고 뚝 잡아뗐다.
믿어야지. 아들을 .
아들의 바지는 몇 번 안입은 새 건데.
그 놈이 새 바지가 탐이 났어도 그렇지.
친구 바질 바꿔 입고 가다니 그것도 두번씩이나.. 밉기도 하고 화도 났다.
그 바질 유심히 살펴보니 바짓단도 틋어지고 기장도 많이 짧아보여 아들에게 물었다.
그 애 바지가 짧아보이더냐고 그렇게 보이더란다.
엄마가 무지 바쁘던지 아님 안 계시던지 웬지 가슴 한 구석이 찌릿해 져서 아침에 출근해야 하는데
얼른 바짓단을 다시 내리고 삼단뜨기하고 다림질로 단정하게 다려줬다.
그 애에게 갖다줘라고 아들에게 바지를 내밀고 나니 마음이 홀가분해 졌다.
다른 집 아이도 내 아이도 소중한 것을 내 자식만 소중하다고 그 아이에게 도둑이라고 몰아붙일 수 만은 없지 않은가.
닌 아뭍튼 간만에 참 착한 일을 한것 같다.
학교 갔다온 아들왈 엄마 그 아이가 미안하고 고맙다며 음료수 사다줬어요라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