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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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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빠진 동그라미


BY 바늘 2008-03-02

꽃 피는 춘 삼월 음력이 아닌 양력이지만 지금 창 밖에는 펑펑 함박눈이 내리고 있다.

 

일요일 아침마다 조기 축구회에서 공을 차다 들어오는 아들 녀석의 귀가에 맞춰 아침상을

느즈막이 차려 식탁이 아닌 거실 원목 좌탁에 딸과 아들 그리고 엄마인 나,그렇게

왠지 한 귀퉁이 맞지 않은 퍼즐처럼 셋이서 그래도 허전 보다는 이제 도란 도란이란

표현이 어색하지 않은 세식구가 앉았다.

 

뜨거운 김이 모락 거리는 쇠고기 무국, 아들 아이는 오랜만에 끓인 무국이 입에 착 붙는지

얼른 한 그릇을 비우고 다시 주방으로 성큼 가더니 국 그릇을 다시 채워온다.

 

양이 적은 딸아이는 무는 그대로 국 그릇 바닥에 남겨 놓고 국물과 쇠고기만 골라 먹고

밥도 반은 덜어내더니

 

\"내 밥 더 먹을 사람~~\"

 

\"아휴 난 그만~ 배 불러 싫다 싫어~\"

 

아침을 오랜 습관처럼 거르고 지내는 나는 쉬는 날 아침은 맛으로 먹는게 아니고

그저 가족의 울타리에서 그날 만이라도 함께 가족이라는 의미를 돈독(?)히 하는 차원에서

식사를 하는데 어제는 딸아이가 지갑을 열어 장을 봐서 쇠고기도, 내가 좋아하는 빨간 딸기도

두 상자나 샀는데 살다보니 겨울 꽁꽁 언땅에 언제 봄이 오려나 했더니 살다보니 자식 덕을

다 보게 되고~~

 

엊그제는 급여날이 아님에도 퇴근 무렵 통장에 생각지도 않은 돈이 입금 되었다.

 

연말 정산 후 차액이 들어 온 것인데 직장 전 직원중에 소득 공제 반환금이 내가

제일 많단다.

 

그도 그럴것이 아마도 개인별 급여가 오픈 안된 상황이라 정확하지는 않겠지만

어림잡아  2007년 전 직원중 가장 많은 급여 소득이 있었을 것이고 따라서

월급쟁이 유리 지갑에서 빠져나간 세금 납부도 제일 많았을 것이다.

 

많이 납부한 세금, 아울러 지출에 있어서 대학생 둘의 학비가 천만원이 훨 넘었으니

교육비 공제( 딸아이가 일부 장학금을 종종 받았음에도...)카드사용 공제,보장성 보험료

공제,부녀자 공제,의료비 공제 ...

 

당연히 연말 정산 후 다시

내게로 돌려지는 반환금도 많았으리라 생각한다.

 

많다는 그 기준이 참 그렇지만...

 

며칠 전 퇴근 후 아들 아이와 딸 아이를 불러 가족 번개 회식(?)을 하였다.

 

보쌈도 푸짐하게 시키고 쟁반 국수도 넉넉하게 시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술 한 병을 시켜 아들 아이와 한 잔씩 나눠 마셨다. 

 

같은 서울 시내지만 아들 아이가 다니는 고대가 안암동에 위치하고 있으니 집에서

왕복 시간이 거의 4시간이나 소요 되기에 작년 2학기 부터 학교 앞에 원룸을 얻어 생활하였는데

비용도 부담이라 이번 학기는 또 어찌해야 하는지 개강을 앞 두고 고민하고 있던 차 딸아이가

선듯 책임을 진다하니  고맙기만 하였다.

 

한 사람의 실수는 주변 여러 사람을 너무도 힘들게 하지만 이제 이 빠진 동그라미

굴렁쇠  우리 가족은 바윗돌도 비켜가고 진흙탕도 피해가면서 열심히 성실하게

세상 속으로 달려가고 있다.

 

아들과 딸을 대동한 퇴근 길 번개 회식 후 우리 가족은 스티커 사진을 찍기로 하였다.

 

선거때 눈에 익은 칸막이 커튼을 열고 들어가 잘 생긴 아들과 예쁜 딸을

좌우에 두고 렌즈 앞에서 낭랑한 목소리로 하나 둘 셋 나오는 멘트에 따라서

미소를 한 가득 지어 보였다.

 

찍혀진 사진에 꽃 그림도 장식하고 별 모양도 붙혀 사진을 완성한다

곧 이어 순식간에 가족 사진이 완성되어 나왔다.

 

\"와~~~~~ 잘 나왔네\"

 

웃고 있다  가족 모두가 그안에서~

 

네모난 스티커 사진, 넷이 아니라 셋이여도 이제 웃을 수 있다.

 

 

나도 아들도 딸도 ...

 

얼마나 멋지게 컸는지 20대 참으로 보기만 해도 싱그러운 아들과 딸

꽃중에 꽃이로다~

 

 

한 사람의 비스듬한 판단으로 무척이나 힘들기도 했던 세월

 

이제와 그 한 사람은 날 위하여 약을 챙겨 보내면서 다시금 살가운

배려를 하지만 날 위한 배려는 내가 그 배려를 외면하기에 아무런 소용없는

메아리여라~

 

누가 만든 말일까?

 

병주고 약 준다는 그말...

 

아~~~펑펑 내리던 함박눈이 그쳤네요~~~~~~~~

 

공차고 노곤했는지 아들 아이는 무국을 두그릇 배부르게 먹고 잠들어 버렸고 딸 아이는

거실 쇼파에 기데어 TV와 눈 맞춤하고 있네여~

 

그친 눈이 또 올건가?

 

아님 말건가?

 

한치 앞도 모르는 세상살이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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