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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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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하기 힘든말


BY 오월 2008-02-26

아들이 운전대를 잡고 난 조수석에 앉았다.

살포시 부는 바람도 다른 사람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는 3월에 초록도 부드럽게

파 헤쳐진 부지런한 농부들이 갈아놓은 밭들도 평화롭게 봄을 맞을 준비중이다.

어름장 밑으로 흐르는 물도 봄소리를 낸다

어차피 기숙사는 꿈도 꾸지 못하고 대학교 주변에 방을 얻으로 가는 중이다.

너무나 낮설기만한 아들옆에 앉아 아빠를 닮아 온통 털복숭이 아들의 옆 얼굴을

한번 스다듬어본다.

휴게소에 들려 차에 날 앉혀두고 따끈한 커피 두 잔을 빼온다.

순하게 앉아있는 아들 그래도 왠지 난 아들이 자꾸만 낮설다.

봄같던 날은 학교 주위에 도착하자 눈발과 함께 세찬 바람이 몰아치고 한 집도 빠짐없이

훑고 가다보니 어느새 오후  세 시를 훌쩍 넘긴시간  몸달은 남편은 행여 눈길에 사고

라도 날까 전화통이 불이나고 착잡한 마음에 점점 지쳐갈 무렵 학교측에서 신입생

전원은 기숙사에 입주할 수 있다며 입주 여부를 묻는 전화가 걸려왔다.

 

어차피 1년 후면 군대에 갈 것 한 8개월을 살자고 가재도구며 방을 얻어야 하나

속이 부글부글 끓으면서도 내가 자식앞에 왜 이렇게 비굴한지 나도 모르겠다.

친구들을 불러 맘놓고 놀고 싶은 마음에 구하려는 원룸은 없고 주인집 식구들과 함께

생활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주택뿐이다.

결국 제 풀에 지친 아들놈이 기숙사로 결정을 내리는 순간 난 하늘을 나는 기분이 였다.

작년 한 해 줄기차게 내린비로 너무나 힘든 상황에 방을 구하고 가재도구 준비하고 등록

금에 두 아이 대학 준비가 만만치가 않은데,그나마 기숙사로 들어가 준다면 얼마나

다행인지 백 만원이 넘는 1학기 기숙사비 고지서를 들고 그나마 한 고비 넘김에 가슴

쓸어내리며 복지과를 나오니 밖에 서있던 아들놈이 \"엄마 학교가 너무 커서 걸어 다닐

수도 없고 저 아래 슈퍼라도 한 번 가려면 너무 힘들거 같어!\"

 

그 말이 또 날 퍽퍽 울리는 전초전이 될줄이야.

가족이란 것은 힘들때 함께 힘들고 슬플때 함께 슬프고 행복할  때 함께 행복한 것이

가족이라 생각하며 늘 함께하자 했는데.......

키만 컸지 아직은 어리기만 한 아들 어느새 제법 내린 눈길을 달려 집에 오는길에

누구와 둘이서 한번도 생활해 보지 않은 아들이 기숙사행을 결정해 준게 고마워 많이도

고맙다 했거늘 늦은밤 아빠몰래 엄마에게 면담을 요청한 아들이 오토바이 한 대를

사서 학교에 가겠단다. 차라리 노트북이면 하이마트가서 할부로 라도 갈등없이 사 주고

다른 요구라면 기특한 아들에게 배려라도 한 번 해봄세만 오토바이라니.....

첩첩 산중에 갈수록 태산 뭐든 무조건 안된다 할 수도 없지만 그것도 아빠몰래 오토바이를

사달라는 이 황당함이라니 \"아들아,널 속상하게 하는 이 만류가 널 사랑하는 것이라는걸

넌 언제쯤 알겠니\" 혹 아빠가 알까 목소리 까지 낮추라며 끝까지 오토바이를 고집하는 아들

 

뭐라고 답을 주지 못하고 밤4시 겨우 아들을 제 방에 들여보내고 뒤척이다보니 벌써

갓밝기다. 식탁에 앉아 아들에게 다짐받을 것들을 꼼꼼하게 적어내려가고 어떻게

하는 것이 내 아들을 위하는 길인지 생각에 생각을 거듭한다.

아들은 일어나 내가 적은 목록에 쉽게 싸인하고 약속한다.

잠시후 내가 소리 쳤다

아들아 이건 아니다.아빠도 모르게 오토바이를 사다니.....

한 번 내린 결정 왜 자꾸만 번복하느냐고 아들이 소리 치지만 난 아들에게 열두 번 신용

잃고 형편없는 엄마가 된다해도 그것만은 막고싶다.

 

아들은 집을 나가고 난 왜이리 외롭냐.

그저 아들일이라면 화부터 내는 남편 입이 떨어지질 않아 내 속상함을 누구에게 말하겠는가

행복한 이야기 덕이 되는 이야기라면 전국 방방곡곡 떠들텐데 그래서 울었다.

한번터진 울음은 그칠줄 모르고 꺼이꺼이 울었다.

그래도 둘이난 자식이니 울면서 남편에게 전활걸었다.

아들없는 곳에서 이야기좀 하자고 나 너무 힘들고 벌써 부터 남편을 배제하고 이런일을

아들과 벌인다는게 내 자신이 용납이 안 된다.

그렇게 어렵게 마련한 자리 남편은 아들을 대학에 보내지 말라며 소리부터 지른다.

자식이 잘 할때는 입이 빠르게 자랑하고 자식이 못하면 버리는게 부모 노릇인가.

힘들지만 그래도 끝까지 자식을 보듬는거 부모말고 누가 할 것인가.

힘듬 까지를 알아달라는 부모 덩치는 커도 아직은 부모의 뜻에 못미치는 아들.

가운데 낑긴 나는 어찌 해야할 지 아들도 불쌍하고 남편도 불쌍하고 하루하루 살어름

판위에 선 기분이다.

 

이제 아들만 보면 가슴이 콩콩 소리를 내니 아들아들 내 아들 일주일 후면 기숙사

입주인데,하루가 여삼추다. 그래도 보내놓으면 보고싶어 또,울어야 하는것이 부모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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