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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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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해 우리 집 10 대 뉴스 ㅡ상


BY 그대향기 2007-12-29

 

흔히들 말하는 \'다사다난 했던 한해도 가고\' 하는 말.

진짜 2007년 한해는 일도 많았고 즐거움도 많은 한해 였던것 같다

못견딜 만큼 힘든 일은 없었지만 울고 웃는 일상의 사건들이 지나

고 나니 감사할 일이다.

누가 크게 아파서 정신적으로나 경제적으로 힘든 일도 없었고

심각하게 가정 경제가 기울어지지 않아서 다행한 일이다.

 

대충 우리집안의 개인적인 뉴스를 돌아보면

 

그 첫번째가 큰 딸의 운전면허 취득이다.

올 초에 아르바이트해서 갚겠다고 엄마한테 거금을 빌려가더니

춘천에서 운전 면허를 취득했다.

딸인데도 큰애는 기계에 대한 두려움도 없는 편이고 성격이 꼼꼼

해서 운전면허도 쉽게 따는 듯 했지만 아뿔사~~~

장내기능에서는 만점을 따더니 그것이 화근?

도로주행에서 자신감이 너무 지나쳐 낙제점을 받고 보기 좋~게

떨어지고야 말았다.

당연히 합격한 줄 알고 전화했더니 잔뜩 부은 목소리로 떨어진

사연도 웃으면서 (어이없이 웃는 소리로) 이야기 했다.

그 뒤에 겸손하게 다시 재시험을 치고야 면허증 취득.

 

둘째 뉴스는

지금 생각해도 아슬아슬하고 가슴 졸였던 둘째의 전학.

감히 고 3 이 전학을 고집하는 통에 우리 부부 뿐만 아니라 온

가족이 힘들었던 사건, 대 사건이었다.

기숙학교에서 친구들과의 갈등과, 기숙사 생활에서 피할 수 없는

사생장과 기숙생들의 보이지 않는 힘 겨루기.

둘째의 튀는 개성과 반 학생들의 불균형이 불거지면서 둘째는

너무 힘들어 하면서 다른 학교에 전학을 원했다.

1학년 때와 2 학년 때 사생장을 하면서 학생들을 다 다스린다고

생각했던 둘째는 3 학년이 되면서 다른 학생들의 불만과 은근한

따돌림을 견디지 못했고 급기야 금식과 수업거부까지 하는 막 다

른 길을 선택했다.

공부도 어느 정도 하고 있었고 학교 행사에서도 개성을 마음껏

발산했던 둘째는 어느 날 갑자기 친구들이 던지는 싸늘한 시선을

견디질 못했고 날마다 몸무게는 쑥쑥 내려가고 얼굴에는 다크써클

이 무서울 정도로 아이를 잠식하고 있었다.

수업시간에 그렇게 활발했던 아이가 시름시름 활기를 잃어가고

성적은 바닥을 향해 곤두박질을 치고 있어서 우리를 힘들게 했다.

아이가 너무 힘들어 했고 담임선생님한테서 상담이 들어오고 남편

은 아이와 마음을 여는 대화 끝에 전학을 결정했다.

막상 전학을 결정했지만 어디로? 어느 학교로?

고 3 을 어느 학교에서 선뜻 받아 줄건지 걱정이 많았다.

부산의 학교와 인근의 학교를 물색하던 중에 너무 멀면 아이나

우리가 다 어려울 수 있어서 지금의 고등학교로 전학하기로 우리

가 결정을 하고 교무 주임선생님을 만났는데 예상 했던 대로 심드

렁한 반응이시다.

그래도 부탁을 하는데 교장선생님께서 친히 상담을 하시더니 우리

둘째에게 매력을 느끼시고 받아 주시겠다는게 아닌가?

힘들게 전학을 하고  둘째는 성격도 많이 누그러지고 성적도 다시

그 전의 성적으로 올라가고 새 학교에서 적응도 잘 해서 군 내에서

치는 화학경시 대회에서 우수상도 받아오는 쾌거를 올렸다.

새로운 친구도 많이 사귀고 엄마아빠의 타이름을 늘 상기하면서 아직 까지는

잘 해 주고 있다.

탁월한 사교성은 그기서도 여지없이 발휘되고 담임선생님을 비롯해서

학교의 거의 모든 선생님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선생님들에게서

영어공부용 카세트도 선물 받을 정도다.

처음에 전학을 꺼렸던 교무주임 선생님과도 아주 좋은 관계를 만들면서

나름데로 학교생활을 꾸려나가는 둘째가 기특하다.

자기네 학교에서 여학생 중에서 유일하게 체육을 일등급 받는 활달하고

건강하며 씩씩한 아이가 한 학기를 마음고생에 몸 고생까지 했으니

이제는 저도 많이 반성했으리라.

지금도 둘째의 일은 너무 감사한 일이다.

대학은 원서를 넣어두고 기다리는 중인데 원하는 대학에서 충분한

능력을 발휘하고 남을 배려하는 성격을 좀 키웠으면 좋겠다.

톡톡 튀는 끼에다가 주변을 살피는 심성만 키운다면 큰 일을 할 것

기대감을 놓지를 못하는 엄마의 솔직한 마음이다.

 

셋째는

막내의 다리 깁스.

운동을 유난히 좋아하는 막내는 어릴 때 부터 태권도에 합기도는

유단자고 축구는 시간만 나면 뛰어다니는 마니아?

그러다 보니 무릎 성장판도 다쳐서 운동을 삼가라는 병원의 극

처방도 나오게 했고 연일 양 다리에 시~퍼런 멍이 들어서 돌아오

고 밤마다 파스로 도배를 하게 하더니 ,급기야는 축구화에 밟혀서

발가락 뼈가 벌어져서 깁스를 하고야 말았다.

그것도 가장 더운 한 여름에....

가려워서 볼펜을 집어 넣고 긁어대고 불편해서 머리는 내가 감겨

주고 더운 여름 날에 아~주 곤욕을 치렀다.

6주 진단을 받고 깁스를 했건만 기어이 일찍 깁스를 풀었다.

답답했던지 저 혼자 병원에 가더니 예정일 보다 일 주일이나 빨리

깁스를 풀고야 말았다.

학반의 반장이었던 막내는 학급 일에 빨리빨리 대처가 되지 않으

니까 허락도 받지 않고 깁스를 풀고야 마는게 아닌가.

당분간 축구 같은 과격한 운동을 하지 말아라고만 하지 어쩔건가?

깁스는 이미 막내를 떠났고 아이는 좋아라 깁스 풀린 다리로 훌렁

거리며 날아다니는 것을.

 

넷째는

남편의 스킨스쿠버 자격증.

귀신 잡는 해병대 이전에 고향이 부산 영도인 남편은 물에만 들어

가면 육지에서 보다 더 자유롭다.

별명이 물개니 오죽하랴?

몇년 전 부터 스킨스쿠버를 하겠다던 남편을 말리고 말렸는데 올

해는 기어코 스쿠버 장비를 마련해 놓고 교육을 가겠단다.

이미 장비는 고가로 사 들여 놓고 노래 삼아 졸라대니 아이고~

말린다고 주저 앉을 물개가 아니질 않는가!

수소문하고 인터넷 들어가서 교육기간을 찾아서 강습을 받는데

여름 감기까지 들어가면서 기어이 자격증을 따고 희색이 만연하

여 돌아왔으니....

한 고집은 남편이 한 고집한다.

산소 탱크니 잠수복이니 장비 무게만도 이만저만이 아니던데

그걸 장난감 만지는 어린애처럼 조물조물 시간만 나면 만지고

닦고 하더니 올 가을 휴가 때는 철 지난 바다에서 기어코 짊어

지고 잠수를 하면서 소원 풀이를 하는 것 까지는 좋았는데 ㅎㅎㅎ

우하하하하.....

열심히 잠수복 입는거랑 모자 산소 탱크, 납덩이 허리에 차고 물

갈퀴 신고 작살들고 입수까지는 좋았는데????

바다 밑으로 가라 앉지를 않는 스쿠버도 있나?

디카를 들고 열심히 남편의 장한(?) 모습을 담고 있던 나는 이제

나 저제나 남편이 잠수하기만을 기다리는데 몇번을 다이빙하는

폼을 잡던 남편이 드디어 물 밖으로 그 무거운 장비를 짊어지고

낙심한 얼굴로 나오는게 아닌가?

아무리 생각해도 왜 잠수가 안되는지 모르겠단다.

배운데로 교육받은데로 다 해 봐도 잠수가 안되니 아내 앞에서

멋지게 들어갔던 아까의 모습은 어디가고 어색한 웃음만 자꾸

자꾸 흘린다.ㅎㅎㅎㅎ

그래도 디카에 담았던 스쿠버 장비를 완벽하게 갖춘 모습을 확대

해서 벽에다가 커다랗게 걸어둔 것도 모자라서 내 노트북 바탕화

면에, 본인 노트북 바탕화면까지 깔아뒀다.

나중에 스쿠버 가게에서 물어봐도 그 문제는 풀리지 않았다.

 

다섯짼,

큰딸의 남자친구가 우리집을 방문한 일이다.

평소에 수더분하고 별난 구석이 없던 큰딸이 어느 날 남자친구가 

생겼다고 했을 때 \'참 다행하다\' 정도로 생각했는데 집에 데리고

오겠다고 했을 때 우리는 어느 정돈지 몰랐었는데 중학교 때 교회

수련회에서 알게 되었다가 우리 애가 너무 어려서 남자친구의 눈

에는 마냥 꼬맹이로만 비치다가 인연은 따로 이었던가  6년이 지난

다음에야 연인으로 발전했단다.

대학 2학년 때 부터 사귀기 시작해서 올 해는 인사를 시켜드리고 싶다고.

만나보니 남자답게 생겼고 성격도 시원시원하니 반대할 만한 아이는 아닌것 같았다.

집안도 좋았고 무엇보다도 남자친구의 인상이 그늘이 없고 밝게 자란 막내의 모습이 좋아

보여서 사귀는 걸 허락했는데 내년에는 아예 결혼을 해야겠다니....

졸업할려면 한 학년을 더 다녀야 하는데 유럽여행은 갈거고 졸업은 나중에라도 꼭 할거니까

내년에 결혼을 하겠다니 어찌해야 할건지.

남자친구네 집에서는 막내다 보니 빨리 보내고 싶으시다고 조만간 한번 만나시잔다고....

한번 만나뵙고 신중하게 의논해 봐야겠다. 남편도 둘이만 좋다면 시키고 싶은 눈치다.

요즘 방학해서 강원도에서 내려 온 후로 데이트가 잦다.

연애를 하고 사랑이라는 최고의 기분을 느껴서 인지 큰애가 부쩍 이뻐진 것 같다.

과테말라와 미국을 한달 일정으로 다녀 오신 예비 사부인께서 큰애의 화장품과  작은 목걸이

(큐빅이 앙증맞게 박힌 실버색의 은은한)

우리 부부의 영양제까지 골고루 챙겨 오셨다.

학생인데도 결혼을 시키고자 하시니 갈등은 되는데 아이가 원하면 큰 무리가 없다면 시킬

까 한다.

어렵고 까다로운 결혼절차나 결혼생활의 번거로움은 스스로 알아가면서 어른이 되겠지.

스스로의 선택이 후회스럽지 않겠는냐니까 어려서 용감한건지 너~무 몰라서 당돌한 건지

좋단다. 책임있게 자신있게 잘 하겠단다.

요리는 학교 다니느라 배울 시간도 없었던 아이가 요즘 집에서 막내의 밥 차리는 일을

자처하면서 제법 그럴싸하게 하는게 아닌가?

간도 제법 먹을만큼 하고 모양도 갖추고 그릇에 담는 것 까지 연습을 한다.ㅎㅎㅎㅎ

손으로 뭘 만드는 것에서는 남다른 재주와 꼼꼼함이 있던 아이라 비즈공예나 퀼트,한지

공예 같은 것은 속도가 워낙에 느려서 그렇지 전문가적 솜씨를 발휘하는데 요리는....

시집이 가고 싶긴 한가 보다.

아빠의 샌드위치도 그럴듯 하게 만들어서 대접하고. 

아이들의 사랑을 어리다고 나무라거나 어리석은 판단이라고 결정짓고 싶지는 않다.

소중한 판단이라고 존중해 주고 싶지만 부모된 입장으로써 더군다나 엄마의

입장에서는 짊어져야 할 크고도 작은 일들이 걱정은 되지만 꿋꿋한 큰애의 성격으로

잘 이기고 나가리라 믿어는 보는데 솔직한 심정으로 좀 더 착한마음으로는 더 있다가

사회생활도 좀 해 보고 사람과 사람들의 관계에서 현명하고 지혜롭게 대처하는 방법이라면

뭐 하지만 사람을 사귀고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법, 상처에 이기고 나가는 법을 알고

결혼했으면.....

그래도 남자친구의 부모님들에게 후한 점수를 딴 큰애가 대견스럽다.

어린 나인데도 우리애를 이쁘게 봐 주시고 당신들의 막내 며느리감으로 인정해 주신 것에

감사드린다. 큰 딸은 미국에서 치과를 하는 의사와 결혼해서 진짜로 부자로 살고 있고

큰 아들은 외국에소 교회 목사님으로, 둘째 딸은 음악학원을 하다가 둘째 아이를 임신

하면서 학원을 쉬고 있단다.

우리 애의 남자친구가 막내이니 아버지 목사님의 사랑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지금도 애교가 넘치고 얼굴에서 장난기가 많이 보인다.

무엇보다도 부모님께서 목사님이신게 감사하고 다행하다는 점도 있지만 아이에겐

어쩌면 더 큰 부담일 수도 있다.

뭘 잘못했을 때 일반사람들보다 더 세밀한 판단을 받아야 하는 부담감.

모든 일에 모범이 되어야 한다는 중압감.

그래서 엄마가 여러번 강조하고 또 강조해도 잘 할 자신이 있다니까 믿어주기로 했다.

부딪히며 깨어지고  넘어져 봐야 일어서는 법도 알리라.

결혼하고도 우리애가 하고 싶은 일은 하도록 배려해 준다니까 믿어보기로 하자.

내년에 스물셋이면 확실히 어린건 맞는데 아~주 어린건 아니니까 사고(?)치기 전에

이쁘고 황금보다 더 값진 다이아몬드 가격일 때 보내자 뭐.

유명한 모델 출신들도 일찌감치 결혼하고 아이 낳고 지금까지도 잘 살고 있으니

일찍하는 것이 꼭 나쁜 것은 아니리라.

 

 

 

느린 타자로 오늘은 여기에서 마쳐야겠다.

아들이 엄마가 불러주면 빨리 쳐 주겠다고 했지만 끝까지 내가 치는 걸 고수할란다.

그래야 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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