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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308

사랑


BY 큰돌 2007-12-11

토요일  오후 ...

오늘도 옥이는 혼자 산에 갓다가 발 아래 세상을 바로보고 있다

저렇게 많이 달리고 저렇게 바쁘게 움직이고 무언가 쫒기듯 아침을 여는 차와 사람들....

옥이완 동떨어져 살아가고 세상을 옥이가 내려다보며 싱긋~웃어본다

아침도 안해본지 오래되었고 아침을 먹어본지도 오래 되었다

항상 신랑이 해 먹고 출근하고 옥이는 \"나 산에 간다 \"이말을 당연히 아침 인사로 하고 나간다

그때 신랑은 속옷차림으로 화장실에 있던가 아니면 주방서 밥에 까스불을 키던가 평범한 주부라면 해야할일을 옥이 신랑이 다 하고 옥이는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고 나간다

 

\'조심해서 잘 갓다와 너무 급하게 오르지 말고 눈이 와서 산이 얼었어 알았지\"

옥이 나가는 뒤통수에 대고 소리 지르듯 말을 한다

대문 닫히는 소리와 함께 옥이 신랑 소리도 대문소리에 묻혀버린다

허~연 입김이 풀풀나는 새벽 세상을 혼자 날마다 연다

눈이 언제 실명 될지 몰라 폰을 가지고 다닌지 몇달 되어 간다

\"뜨륵뜨르득\"

\"여보세요 후후\"

\"ㅇㅇ씨 어디야? 산이야? 언제 올라갓어 그새 추운데 언제 내려와?\"
\"왜요 언니 무슨일이 있어요?\"
\"아니 오늘 머해? 아무일 없으면 나하고 원주가서 맛있는거 먹자고 결혼식이 있는데 같이 가자고 혼자가서 먹기 싫어서 ..ㅎㅎ갈래 ㅇㅇ씨?\"
\"네 갈래요 나 오늘 시간만 남아요 ㅎㅎ\"
\"그래 가자 12시까지 준비해 갈때 전화 다시 할께 산 조심해서 내려오고\"
\"네 언니 그럴게요 이따 뵈요\"
\"웅\"
옥이가 신났다

결혼식이라 그것도 뷔페로 이것저것 골라 먹는 재미도 있고 멀 부터 먹을지 머가 있을까 옥이가 내려오는중에 즐거워 노래도 부른다

하루종일 집에만 있던 옥이는 누가 어디 가자하면 아주 신나서 맘까지 설랜다

매일 아파서 어디 가지도 못하고 오래 가지도 못하고 멀리 가지도 못하고 그런 옥이가 오늘 진짜 신이 났다

어디 갈려면 한참이나 며칠전부터 집에 가만히 있어서 몸을 다스려서 멀리여행도 하고 했는데 오늘은 기분이 아주 좋다

살살 기듯 산을 내려와 멀리 돌아갈 길을 오늘은 폰의 시간을 간간히보며 지름길로 가로질러 간다

등산화를 벗는둥 마는둥 거실로 들어와 펄펄끓는 거실연탄난로 위 들통물을 열어본다

물이 설~설~ 긇는다

\"야 이거면 충분하겠다 얼른씻어야지\"
옥이가 양치를 하고 세수하고 발도 씻고 화장대에 앉는다

화장품이라야 아들이 어느 슈퍼 지나다 개업식이라고 받아온 이름모를 크림을 바르고 동생이 만들어서 팔고 나머지 준 좋다는 크림을또 바른다

이쁘다

눈썹도 그려보고 입술도 촉촉하게 그려본다

까만 바지에 분홍색 티을 입고 멋진 머플러도 매어본다

두툼한 분홍 양말을 신고 머리를 질끈 뒤로 묶고 쥐색 모자를 눌러 쓴다

\"ㅎㅎㅎㅇㅇ씨~다 됐지?\"

\"아~언니 벌써 왔어요? \"
\"응 밖에서 부르니 대답이 없어서 들어왔지\"
\"근데 다 했지? 밖이 추워 따습게 하고 나가 머리는 말랐어? 안말랐네 모자 푹 더 눌러 쓰고 차 안에서 가면서 말리자\"
\"네 그리고 모자 써서 안 말려도 되요\"
ㅎㅎㅎ

ㅎㅎㅎㅎ

차가 움직이고 원주로 둘은 향한다

\"ㅇㅇ씨 들었어?\"
\"멀?\"
\"우리 치료제 나왔데 못들었지?\"
\"약이 나왔데요? 언제 무슨 약이 치료제 맞대요\"

\"그거 먹으면 낫는대요? 언제부터 나왔대요 임상실험 다 거쳤대요? 나두 가면 되요? \"
\"ㅎㅎㅎ찬찬히 물어바 내가다말할게\"
\"ㅎㅎㅎㅎ네,,,,,,,,,\"
\"주사약으로 나왔데 근데 한달에 두번 맞아야 하고 주사약이 비보험이라 비싸데 한대 15만원이래 근데 그걸 한달에 두번 맞아야 한다네 그럼 낫는데 비싸긴 하지만 그래서 말인데 우린 불치병이라 정부 보조금 나오잔아 그걸로 6개월 맞고 나머지 6개월은 알아서 맞으라는 식으로 말하던데.....................\"
\"그것도 문제지 각자 알아서 해야지\"
\"그러네요 언니 진짜 고칠수 있다면 좋겠어요 난 실명이 안되었으면 좋겠어요 \"
\"그래 얼른 가서 상담하고 검사하고 맞아바\"
\"ㅎㅎㅎ네\"
결혼식부주을 내고 언니와 난 접시를 들고 줄을 서서 음식앞을 사열해 나갔다

두릎 하나,홍어회 한젓가락, 초밥 두개,호박죽 반 공기 ,연어회 두쪽 ,김밥 한개,김치 한조각,해물찜 한젓가락,접시로 하나가득이다


\"언니 맛있겠다 빨리 먹어요 배고파\"
\"나두 ㅎㅎㅎ먹자 많이 가지고 왔네 \"
\"하하하 언니는 더 가져올거면서 \"
\"ㅎㅎㅎ그런가 더 갔다 먹어야지 ~\"

둘이 맛있게 먹고 나왔다

오후 해가 길어질때 언니와 헤어진 옥이는 집으로 왔고 또 혼자가 되었다

(치료제가 나오다니 내가 오래 살았나 근데 왜 기쁘지 않지 너무 오래 앓고 퍼드러져서 이제 치료제에 기쁘지도 않다 너무 지쳐서 실감이 나지 않는건가 아니면 앓을것을 다 앓아서 치료제가 없어도 다 이길수 있는 방법을 터득해서인가 마음이 털~하니 아무 생각도 나지 않고 오히려 이제 나온 약이 기분나쁠정도로 옥이는 다시 불안하고 긴장이 몰려온다

까만밤이 다시 찾아오고 오늘밤도 옥이는 베게를 들고 신랑 옆에 누었다 거꾸로 누었다 소변도 보러 가고 난로도 들여다보고 옆으로 누어보고 앉아 있기도 해보고 밤을 또 싸울것이다

늦게 신랑이 왔다

\"오늘 어땟어 밥은 먹었고? 머하고 놀았어 ?\"
\"여보 오늘 좋았어요 그리고 나가서 점심도 맛있게 먹고 좋은 소식도 가지고 왔어\"
\"좋은 소식 ?그게 먼대 로또 라도 맞았나?\"
\"아니 ㅎㅎ\"
\"그럼?\"
\"나 있잔아 치료제가 나왔다네 주사로 그것도 한달에 두번 맞는데 한번 맞을때 마다 15만원이래\"
\"그래 나왔어? 언제 맞은사람들 있데 어디서 맞는데?그까짓 15만원 돈이야 걱정마 내가 고물주어서라도 보탤께 돈 걱정말고 맞어 병원비 생각하지마 그거 생각 하면 멀해 목숨하고 바꿀거야 아니잔아 그러니까 걱정마 다 해줄게 알았지 ?얼른 병원 가바야지 그럼 언제 병원갈 날짜야? 미리 댕겨서 가야지 얼른\"
옥이 신랑이 신이 난듯 속옷 차림으로 과일을 갓다 까주면서 혼자 웃는다

\"이제 살았네얼른 맞고 나야지 \"
\"근데 당신 병 나면 머 하고 싶어?\"
\"나? 음 ...돈 벌고 싶어 공장도 다니고 싶고 식당서 일도 하고싶고 또 맘대로 오래도록 여행도 하고싶고 그것도 앤하고 말야 그리고 몰라 아무데나 막 다니고 싶어 무엇이든 닥치는 대로 일 하고 싶어 \"
\"ㅎㅎㅎㅎ그냥 여행이나 다니고 글이나쓰고 편하게 있어 돈벌 생각 하지말고\"

\"그래도 머든 하고 싶어 유리병에서 깨어 나고 싶어\"

\"ㅎㅎㅎㅎ그래 하고싶은거 해바 머든 나중에 ,,알았지 ?지금은 병원가서 알아보고 주사 맞아야지\"
\"응\"
\"여보 ~`나 정말 병 고칠수 있을까?\"
\"그런소리 말고 하루에 열번씩 낳을수 있다 할수있다 난 고칠수 있다 사랑한다 날 무조건 날 사랑한다 이렇게 외쳐바 그럼 그걸 외치는동안에 당신도 모르게 희망이 생겨날거야 알았지?\"
\"웅\"
밤은 깊어만 가는데 옥이 신랑은 옥이를 재우고 가만~가만~ 또 설겆이와 낼 아침 먹을 쌀을 씻어서 밥솥에 해 앉힌다 무슨생각을 오늘 저녁에 옥이 신랑은 할까

옥이는 무슨 꿈을 꾸며 이밤을 뒤척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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