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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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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귀 맞으며 기른 삿갓배추\"


BY 가을단풍 2007-12-01

드디어 김장을...

그것도 내가 기른 배추로.

요즘처럼 배추값이 비싼 시절에 황금 무지로소이다.

 

우리 가족 다섯 식구 김장치고는 너무 많아 고생도 막심했다.

하하...

그래두 내 밭에서 내가 기른 배추인데.

지난 여름 막바지에 배추 모종을 두어판 심었었다.

그런데 모두 실패하고 백여포기만 건져냈다.

그것도 모두 김삿갓이랜다.

속이차지 않아서 모두 널부러져 있다.

누군가가 우리 배추밭을 보면서 김삿갓이라 불렀다.

힝~

그래두  따귀까지 맞으며 길렀는뎅~

그러니까 지난 여름 배추밭에 물을 주러 갔을때다.

주변에 수풀이 많아서 그런지 언제나 다름없이 모기가 극성을 부렸다.

쯧쯧...

올때 목욕제개를하고 왔으면 좋았을걸.

몸이 깨끗하면 모기가 덜 달려들었을텐데.

그런저런 생각을하고있는데

우리 남편이 느닷없이  볼따귀를 딱~ 때렸다.

깜짝놀라 바라보니 씩~ 웃었다.

\"모기때문에...\"
\"엥~ 설마 모기 핑개대고 평소에 먹은 앙심 여기다 품은건 아니겠지.\"
밭고랑에 앉아 그리 투덕대다가

점심때가 되어 밥상을 마추하던 남편이 픽픽 웃었다.

웃는 이유를 물었더니 볼 따귀에 두드러기가 일었다 했다.

거울을보니 두드러기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어쩜 어쩜 이렇토록 뭐했나.

그랬지.

밭고랑에 앉아 무슨 생각을 좀 하느라고 모기가 수북히 달려 깨물어도 몰랐었지.

우리 남편 그 모습을 보고 다시는 밭에 오지말라 했다.

그 얘기를 듣고 나니 괜히 멋쩍었다.

옷소매로 볼따귀를 쓱 닦아 내렸다

그런데 그 다음주에도 그 다음주에도 또 다니면서 그 배추를 길렀던 것이다.

그렇게 기른 배추가 삿갓 배추였던 것이다.

그리구 또 하나.

며칠전 배추를 뽑기전이었다.

밤 10 시에 뉴스를 들으니 날씨가 영하 6 도로 내려간다했다.

재빠르게 배추생각이 났다.

시아버지께 전화를드려 그 날씨에도 배추는 안녕하신거냐고 여쭸더니

그러잖아도 걱정하고 있었다구...

하는수없이 밤 10시 반에 큰아이 학교에서 데려다 놓고 배추밭으로 달렸다.

우리 남편이 궁시렁 거렸다.

\"아무것도 없는 놈이 편하다고 하더니 원.\"
나도 한마디 거들었다.

애인하고 별장(밭)은 갖는  날부터 골칫거리래.\"

\"그렇쿤.\"

그날이 다행히도 음력 열 엿세인지라  휘영청 밝은 달이 우리부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떽! 남에 부부 사랑놀이 하는데 흠처보기는 .

배추뽑고 알타리뽑고 파를 뽑아 창고에다 막 던져놓고 집으로 돌아오니 12시가

훨씬 넘어있었다.

거실에서 공부를하고 있던 딸아이가 빤히 처다보며 웃었다.

시아버지한테 전화가 걸려 왔다.

\"애썼다야~.\"

\"애쓰긴요.

이 다음에 늙고나면 이것도 다 추억일텐데요 뭘.\"
아참 하나 빠트렸네.

우리 남편이 김장 도와주려고 폼 잡다가 허리에 담이 들었음.

엄살 아닌가 몰라.

아니 무거운 배추를 추스린것도 아니고 시댁에서 그릇 몇개 날라놓고 허리를 못쓰니

엄살이 아니면 무었이겠음매.

덕분에 김장을 하느라고 더 힘들었음.

그런데 오늘한 김치가 맛이 어떨까 몰라.

어쩌면 너무 짤지도 몰라.

김치를 담그며 너무 우스개소리를 많이해서.

김치를 담그던 형님께서 분명히 그랬거든.

\"야~! 은솔네 김치 맛있겠다.

우리가 찝찔한 얘기 많이해서 양념이 많이 들어갔당.~\"

\"아이 어떻게 너무 짜면 어떻게...\"

모두가 한바탕 웃었다.

그렇게 풍양조씨 일가에서 김장을 하기까지 갖가지 사연도 많았답니다.

그렇게 따귀까지 맞으면서 기른 배추로 김장을 담그고나니 아주 감개무량 합니다.

그것도 시어머니것, 우리것 ,시동생것도 조금

여기에 친정 어머니,친정 여동생꺼까지지지~

여러분 이 행복의 씨앗을 조금씩 나누어 드릴께요.

자~ 한 웅큼씩 받으세요.~

\"인경아 ,이리와 한웅큼 받아가.\"

\"혜경아,너도 한웅큼.\"
\"현숙아 너도 빨리와 한웅큼 받아가.\"

자~ 자~ 모두 한웅큼씩 받아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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