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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727

방송출연 제의가 들어오다ㅡ누가 남편 좀 말려주세요.


BY 그대향기 2007-10-30

              어찌 하오리까

 

서운하고 화도나고 가슴은 안타까움으로 바글바

 

글  끓어오르고...

거의 한달이 다 되어 간다.

 

국영방송 kbs인간극장의 담당자 한테서 우리가족

 

을 찍고 싶다고 연락이 왔다.

 

아컴에 올렸던 슬픈약속을 본 담당자가 우리가족

의 사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싶다고 연락이 왔

는데 나는 이 무슨 행운이야 라는 생각으로 남편

 

한테 기쁘고 즐겁게 얘기 했더니 남편은 일언지하

에 거절이다.

 

순간 나는 뜨~~악한 표정으로 남편의 얼굴만 쳐

다보며 할 말을 잃어버린다.

 

아니 왜?

 

하루도 아니고 이틀도 아니고 5일씩이나 전국에

방송되는 중앙방송인데 왜 안 찍겠다는데?

 

도저히 한마디로 거절하는 남편의 반응에 조금치

의 이해도 되지 않던 나는 남편한테 거듭거듭 반

대의 이유를 추궁하고 남편은

 

\"전국에 나 암 걸린 것을 소문 내는게 싫고,시장이

나 길거리에서 여러사람들이 나를 알아보는 게

 

싫어서 안하고 싶어. 그게 반대의 이유 전부야\"

 

그래서 남편한테 담당자하고 연락해서 그 부분만

 빼고 그냥 우리 가족의 단란한 모습과 남 다른 삶

을 찍어 달래자고 애원을 해도 남편은 초지일관이

다.

 

담당자한테서는 여러번 메일이 오고 언제 한번 기

회를 만들어 보자고 했지만 남편의 반대가 상상

외로 심해서 나는 조금만 기다려 주시면 안되겠냐

고 남편을 설득해 보겠다고 했지만 남편은 오늘까

지 뜻을 굽히지 않는다.

 

방송국에서 바라는 것은 암을 이기는 과정,아프고

 난 뒤의 가족의 힘들었던 뒷이야기,지금은 얼마

 

아픈지 그렇지 않는지가 관심거리 일거라는 남편

의 생각은 도저히 내가 어쩌지 못하는 고집아닌

 고집이었다.

 

애교작전도 펴 보고 맛있는 반찬으로 현혹 해 보

고 심지어 육탄공세까지 할 수 있는 방법은 다 동

원해도 남편은 끄떡 없는 설악산 흔들바위는 약간

씩 흔들리기나 하지 남편은 까딱도 않는다.

 

약도 오르고 야속하고 안타까움에 꼬집어 주기도

하고 자다가 옆에서 살짝만 스쳐도 침대 끄트머리

로 떼굴 굴려버리기도 했다.

 

아팠던 일이나 그런 비슷한 얘기만 빼고 다른 걸

로 찍자고 타협해 보자고 했지만 남편은 일편단심

 민들래야~~~.

 

한 일주일은 미움이 생기더니 이주일 쯤 되니까

 

그래, 저렇게나 자신의 아픔을 용서가 안되는 사

람을 설득해서 찍은들 무어가 재미나겠는가?

 

그깟 방송이 사랑하는 사람보다 중요하겠는가?

 

전국에 자신의 암투병을 자신있게 방송 할 만큼

담대하지 못함을 원망하기 보다는 이해 하는 쪽으

로 생각을 바꾸고 나니까 한결 속이 편해졌다

 

내가 먼저 가든지 남편이 먼저 가든지 누구든 먼

저 가고 나면 엄마 아빠와 같이 했던 소중한 추억

을 5부작 영화로라도 남기자고 아무리 애원해도

도통 틈을 안 준다.

 

아이들은 좋은 추억이 될거라며 아빠를 설득해 보

라고만 하고 성격이 강한  아빠한테는 아무 말도

않는다.

 

여러 날을 달래보고,애원 해 보고,화도 내 봤지만

 그 모든 방법은 겨울 바다의 파도보다 더 잘디 잘

게 부서져버리고 말았다.

 

나와 남편을 넘어 아이들, 시부모님,친정 엄마와

오빠들, 내 소중한 친구들과 좋은 추억하나를 만

들고자 잠시나마 욕심을 부렸던 마음을 접고나니

 

가을 바람인지 서운함인지 가슴 한 쪽이 싸~아

 

하다.

 

그래도 끝내 안 찍겠다는 남편을 이해하자고 포기

하고 나니 번거롭게 여러 날을 방송한답시고 여러

가지가 소홀해지다보면 수능을 준비하는 둘째한

테 본의 아니게 피해가 갈텐데 아니어서 좋다고

 

나 스스로 위로를 한다.

 

그래서 남편한테는 좋은 니트정장 한벌  맞춰 달

래고 이 사건은 종지부를 찍는다

.

그래도, 그래도....

 

훗날에 아쉬움은 많이 남을 것 같다.

 

솔직한 심정은 지금이라도 남편이 찍자고 했으면

 

 좋겠다.

 

작가선생님한테 예민한 부분만 빼고 찍자고....

 

심지어는 우리끼리(아이들과 할머니들) 찍고 남편

은 모자이크 처리 하자고 까지 했으니 난 몹시 하

 

고 싶었나 보다.  ㅎㅎㅎ

 

담당자한테는 메일로 나를 선택해 준데 대해 감사

하다고 했고 그 동안 잠시나마 행복했었다고 인사

하고 끝이 아닌 끝을 보고야 말았다.

 

남편의 자존심을 지켜주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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