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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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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결혼 23주년)


BY 큰돌 2007-10-28

오늘이 내 결혼 23주년이다

아침부터 신랑이 일어나라 재촉이 심하다

\"얼른 일어나서 물 데워 놨으니 얼른씻고 가자 응?\"

\"나 아파 허리도 아직 아프고 팔도 그렇고 목도 그렇고 머리도 아프고 손가락도 아프고 온몸이 다 무겁고 힘드네...\"
\"그래 그래도 멀리 갈수 있나 하고 걱정했는데 못가겠어?\"
\"응\"

신랑이 내 어깨와 등을 주먹을 텅텅 ~두두리고 궁뎅이도 주무른다 머리도 만져주고 팔도 주물러 준다 그렇게 한시간이 지나가고 있다

\'자 ㅎㅎ이제 어서 일어나 물이 뜨겁겠다 세수하고 얼른 이쁘게 알지 ㅎㅎㅎㅎ\"

\"응 ㅎㅎ 이쁘게 ㅎㅎ\"
얼른 세수하고 화장대 앞에 앉아 거울을 본다

주근께 투성에다 머리는 약간 구불거림이 남아 잇는 파마 머리에 둥근 얼굴 작은 쌍거풀 살짝 두턱에다가 작은 점까지 ㅎㅎ

스켄에 로션까지 바르고 썬크림까지 바르고 화운데션에 분까지 바르고 눈썹 그리고 루즈 볼그레하게 칠하고 양볼도 이쁘게 ㅎㅎ

\"여보 나 이제 이뽀?\"

\"어디 보자 울 마님 이쁜데 어디 앤이라도 있는거 아닌가 얼른 옷 입고 가자 응?\"
\"응 멀 입을까?\"
\"추으니까 따뜻하게 입어 감기 걸리면 큰일 나니까 알았지? 그리고 이불도 가져가고 \"

\"지갑도 가져갈까?\"
\"아냐 ㅎㅎ 나 한테 돈 있어 그냥 가 ㅎㅎ\"
난 바이롤렛색으로 하얀색 레이스 달린 브라우스에 청바지 입고 분홍양말에 단화 신고 달랑 귀거리도 하고 신이 났다

차를 타고 이제 달린다

온갖 꽃들이 길가에 있고 멀리 하늘이 흐리긴 했어도 상관 없다

음악도 잔잔히 흐르고 신랑도 같이 신이 났다

까만 비닐 봉지에 사과 하나와 배 한개 그리고 통에 홍시 하나 따로 담고 과도도 있고 단감도 하나 신랑이 담아 왔다

물도 한병 어느새 차안에 있다

다 날 위한 신랑의 배려이다

\"오대산가서 구경하고 빨리 나오자 주문진 가서 회 먹고 구경하고 인제로 해서 상남으로 해서 내가 여름에 봐둔 게곡으로 해서 돌아 올라면 멀어 길이 그리고 23년 결산 보고를 춘천 처갓집 가서해야지 ㅎㅎ 그치?\"
\"응 ,,근데 결산 보고 ? 하하하하 난 그럼 누구 한테 가서 결산 보고 하지 ?\"
둘이 크게 차 안에서 마주보고 웃는다

아주 행복하게 마주보고 사랑을느낀다

\"여보 나 오줌 마려워\"
\"응 그래 그럼 화장실 가야지 저기 산 입구 옆에 있다 참을수 있지? 서둘러 가서 볼일 보고 와 내가 여기 기다릴게 알았지?\"
\"응\"
손을 마주잡고 상원사 절을 올라간다

상춘객들이 길을 꽉 메우고 우뚝솟은 아름드리 나무는 아무 말 없이 예전처럼 지금도 우릴 맞는다

그 십여년전에도 지금도 그대로 인데 난 병이 더 심해져 오늘 다시 여길 찾아왔다

내년에도 볼수 있을까 맘 속으로 슬퍼 진다

눈에 온 내 병...언제 실명 될지 모르는 지금 내가 모든게 귀하고 아쉬워 맘 속으로 보고 지낸다

바람도 스치는 새 소리도 소리 없이 흐르는 오늘 이 가을 하늘 구름도 내겐 소중하기 그지 없다

계단을 올라가 철철~넘치는 물을 한바가지 마시고 숨을 크게 들이 쉰다

\"좋지? 몸 갠찬아? 아무 이상 없지?\"
응 좋아 걱정마 나 좋으니까 \"
\"그래 그래야지 멀리 산도 보고 흙도 단단히 밟아봐 그리고 나무도 보고 계곡의 물도 내려다 봐 다 좋지? 당신도 여기서 아주 아주 보기좋아 내가 장가 잘 갔어 \"
\"나두 시집 잘 왔어 여보 \"
두 손을 잡고 서둘러 내려온다

신랑이 서둘러 가야지 오늘 저녁에 집에 오지 그렇지 않으면 차가 밀려서 힘들단다

주문진....

얼마나 차가 밀리는지 주차장 안내 아저씨 무조건 천원을달랜다 언제 나가는지 모르니까 먼저 주차비 주고 가란다

\"우리 어디서 회 먹을까 구경하고 먹을까 아니면 먹고 구경할까 멀사먹을까?\"
\"먹고 구경해요 배 고파 \"
\"그래 ?그럼 먹어야지 골라봐 멀 먹을지..\"
\"저기요 광어 한마리 오징어 한마리 새치 하나 개불 두개 그리고 다른거 조금 드릴테니 드시고 가세요\"
\"그래요 그럼 그렇게 주세요 \"
자리에 앉아서 우리 고기 산거 회 치는걸 보고 있다가 오징어와 도루묵 구이를 봤다

신랑이 좋아하는 구이다

\"여보 우리저것도 먹자 \"
\"먹고 싶어? 그런데 회 시키고 이거 먹고 그럼 다 못먹을건데 \"
\"구이를 조금 시키지 머\"
오징어 탱탱이 구어진것과 도루묵 알이 꽉찬거 두마리와 양미리 두마리가 써비스로 올라왔다

둘이 앉아 먹는다

\"잘먹어 천천히...\"
옆에 여자 셋이 와 앉는다

\"세분이 오셧나바요 ?\"
\"네 두분이 오셧네요 어머나 세상에 보기 좋아요 우린 같이 못다녀요 머러 같이 다녀요 우린요 15년만에 첨으로 이렇게 나왔어요 믿어지지 않죠?\"

\"네 근데 왜 그리오래 있다 나왔어요?\"
\"하하 아이그 말도 마요 신랑이 보내줘야 말이죠 이것도 벼르고 해서 온거에요 경기도 이천서요 여기 내려서요 우린 내려가는 차가 몇시에 있는지보고 왔어요 늦게 가면 쫒겨나요 ㅎㅎㅎㅎ ㅋㅋㅋㅋ\"
\"그래요 난 하고 싶은데로 하고 사는데..\"
\"그래요? 아저씨가 참 좋아 보이시네요 아니 사장님이요 하하하하\"
\"사장이요?아네요 과장인걸요\"
\"과장요?그래도 사장이라 불럿으니 사장이 더좋잔아요 그냥 사장님이라 부를게요 호호호호\"
셋중에 나이 많아 보이는 분이 말도 잘하고 술도 잘한다 랑이 지멋대로 하고 살기에 내가 참고 산다 한다 그래도 평상시 잘해줘서 그래도 잘 산단다 아들이 둘인데 둘다 장가 가서 잘 사는데 딸이 없어서 며느리을딸처럼 생각한다 하는데 며느리들이 친정 부모님 대하는것하고 달라서 서운하다며 속 맘을 열어보인다

한 여자는 시부모 모시고 산다고 한다

속이 상하지만 그래도 참고 산단다

한 여자분은 좀 그래도 시간도 많고 하고 싶은데로 하고 사는것 같이 말을 한다

\"아주 이뻐 보이세요 세분다\"
\"ㅎㅎ그래요 우린 첨 나와서 아주 기분이 좋아요 얼마만인지요 셋이나오니 좋네요 술도 하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도 만나고 이렇게 아줌마도 보고 근데 어디서 왔어요? 멀 하세요?모자도 이쁘게 쓰시고 이쁘시네요\"
\"이뻐요? ㅎㅎ고마워요 사실은요 머리 안감아서 쓴거에요 머리 손질 안할때 쓰는게 모자가 최고 거든요 \"그리고 전 사이버 작가에서 글도 올리고  이것저것도 하고 그래요 집에서 산에도 잘 다니고요\"
\"어머 그래요 어쩐지 말을 잘하시더라 그런 사람들이 모자도 잘쓰고 그러던데 ㅎㅎㅎ 근데 그렇게 술은 한잔도 못해요?\"

네 못해요 몸도 좀 그렇고요\"
\"네 건강해 보이는데 아니군요 우리끼리 먹어서 미안해서 줄라햇더만 ,,,,우리 술 잘하죠 ? ㅎㅎㅎㅎ\"
\"네 보기좋네요 아주 보기 좋아요 부럽구요\"
\"에이 부럽긴요 신랑이좋아보여서 우린더 부러운데 글도 쓴다니  부러운데요 ㅎㅎㅎ\"

소주에 회를 잘 도 먹는다 아주 즐건 아이들 소풍 놀이 같다 셋다 얼굴에 생활에서 벗어난 기쁨이 가득하다

우린 그 분들과 인사를 가볍게 하고 고등어를 사고 코달이도 샀다

양양을 지나 우린 새로 난 길로 접어 들었다

\"잘봐 이제부터 펼쳐지는 것마다 기쁨이고 환상이고 벅찰걸\"

정말 그렇다

굽이굽이 펼쳐질때마다 내려다 보는것마다 붉고 누렇고 파란게 절절히 내 가슴을 울렁이게 하고 두눈은 이미 다 온 가을색에 물들어 껌벅이지도 못하고 입은 벌어져 숨이 크게 나올뿐이다

숨어 그늘에 단풍든 색은 날 더 미치게 하고 빼곡히 속속히 들은 색들은 지난 여름에 그리움을 진하게 하고 먼지모를 한숨에 탄성이 소리지르고 계곡의 흐르는 물줄기는 수수알처럼 붉기만 하다

\'어머 ~~~~어떡해 난 이걸 어쩌면 좋아 저걸 어쩌지?~~~\"

\"여보 이걸 저걸 어찌 하고 지나가지? 어쩜 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난 몰라 온 가을이 여기에 다 온거 같아 올해도 어김없이 이 가을이 여기오고 그 온 가을을 오늘 내가 다 가져가는거 같아 멀리 봐도 소복하고 가까이 지나가도 아름다우니 난 정말 아우~~\"

\"여보 당신 탄성에 이 가을표현이 다 된거 같아 난 할말이 없다 하하하하\"
\"그런가 ㅎㅎㅎ 오늘밤 비가 온다지?그럼 이제 끝이네 우리가 오늘 잘 왔네 그치?\"
\"그래 많이 보고 가 천천히 갈테니 ..ㅎㅎ\"
뒤로 멀어지는 가을이 금방 그립다

억새풀에 사랑이 묻어날거 같고 진한 색들의 금방이라도 노루라도 보일거 같고 날아가는 새들의 날개짓이 더 높게 보인다

홍천쯤 지나는데 비가 쏟아진다

이비가 가을을 채근하며 데려갈것이고 겨울에 찬 바람이 이 가을 색을 떨굴것이다

오늘도 난 결혼식을 무사히 치르고 집에 도착했다

춘천 엄마네 집에 들려서 고등어를 드리고 바로 나왔다

집에오니 9홉시가 다 되어 있다

우선음악부터 틀고 옷을 갈아 입고 신랑은 과일과 생선 사 온것을 정리 한다

아침 쌀도 씻어 놓는다

내 앞에 생밤 까 놓은것을 접시에 담아 내 놓는다

아그작~아작~난 씹으며 이 글을 올린다

뽀얀 밤 국물이 내 입술에 젖어 온다

행복한 밤이다

오늘밤 난 우리 신랑을 꼭 안고 잘것이다

배에다 다리 하나 척~`올려놓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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