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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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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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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과50~헉~오늘이 당신 생일이야!


BY 아네모네 2007-09-04

 

 

내 남자는 남들이 다 아는 종합 무역상사에 다니고 있다. 지방출장과 외국 출장 이 많은 편이다. 우리 아이들도 아빠와 함께하는 시간을 가지기를 원하고 함께 있는 것을  좋아하는 편인데  여건이 그렇지 못하다. 그러니 나 역시 한번씩 속이 상한다. 

일주일에 한 두번 얼굴 보기도 힘이 드는데 그마나 출장이 아닌 경우는  손님접대로  늘 늦은 귀가를 한다.

다른 맘 들에게는 어떻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난 남편의 생일을 준비 해 본적도, 함께 보낸 적도 별로 없다.

남편의 생일이라고 해도 얼굴조차 보기 힘이 드니 생일은 물건너 간지 오래 되었다.

얼마 전에 남편의 생일이었다.

그런데 난 늘 그렇게 해 왔던 것 처럼 역시 그냥 넘어 가 버렸다.

 

남편은 20년을 함께한 아내와 아이들과 함께 보낸다고 생각을 하니 기분이 그랬나 보나

자신의 생일을 함께 보낸다 생각을 하니 이번만큼은 가족들과 케익도 자르고 미역국도 함께 먹고 싶어 은근히 자신의 생일을 아내인 내가 기억해 주고 축하 해주기를 기다렸다고 한다. 남편 역시  그 전날까지는 자기의 생일을 기억하고 있었는데 정말 생일날은 까막게 잊어 버리고 회사에 가기가 바빴다.  남편은 한 술 더 떠서 미숫가루를 하나 가득히 마시면서 오늘은 미숫가루가 맛이 좋네 ~흥~흥~^~^~

회사에 가는 도중 그  한 통의 메시지가 도착 했단다. \"띵동~ 메시지가 도착하였습니다.

 

\"생 일 축하 드려요 , 사모님으로부터 근사한 아침밥상 받았겠네요\"

 

갑자기 맛있게 한 그릇 마시고 나온  미숫가루가 속을 거북하게 하면서

\"내가  어제 까지는 내 생일을 기억했는데 오늘은 왜 기억을 하지 못했지 !\"

 

이번만큼은 함께 하고 싶었다고 한다.

20년이상을 함께 하면서 우리 가족들에게 늘 미안하고 고마웠다고 한다.

실제 우리 가족들과 함께 있는 시간은 일년에 2~3개월 정도 밖에 는 없다.

우리 작은 아이가 유치원에 다니든 어릴 때 친구집에 놀러 갔다 오면 나에게 투정을 부린다.

아무개 집에 , 아빠는 집에서 텔레비젼도 보고 아이들과 논다고 했다.

\'엄마 누구 집 아빠는 회사 다니지도 않아도 얼마나 부자덴 우리 아빠도 회사 안 가면 안돼\"

그런 말을 듣는 날은 속상하기도 하고 남편이 한편으로는 조금은 야속하기도 했다. 

오늘따라 남편은 퇴근시간이 임박해 오는데도 전화 한 통화 없다.

나이를 먹어 가니 나 도 여유가 생겼나 보다

\"오늘은 회사에 일이 많은가 보다 , 여자 나이 40만 넘으면 이런 생각을 한다고 했는데,

경우에 따라 서 술은 좀 적당하게 마시고 밥 만은  꼭  먹고 9시정도에 들어 오는 남편이 제일 사랑스럽다고 했든가 ! 나 역시  오늘 따라  남편이 그렇게 해 주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띵똥~ 띵똥

\"누구세요, 나 야 문 열어줘\"

찰칵,  \"오늘은 당신 좀 늦었네 차가 많이 밀렸나 ! 아님 ,당신 누구랑 식사 하고 왔구나, 누구랑 식사 했어 !\"

 

남편이 한 마디 했다. \"나 오늘 미역국이 먹고 싶어 \"

\"당신 이 더운날 무슨 미역국이야 갑자기 미역국은 ~~~~~\"

아뿔사 한 순간 내 머리를 번개 같이 스치고 지나간다.

 

\"헉~ 오늘이 당신 생일이야, 당신 ! 나 에게 왜 생일이라고 한 마디 안 했어\"

\"응~ 실은 나도 몰랐어, 전에 같이 있었든 미스 김이 문자 메시지를 보내 주어서 알았어\"

난 정말 남편 보기가 미안했다. 이런 미안한 마음은 정말 처음이었다.

작년 남편의 생일날까지도 기억했는데 , 작년에도 남편은 일본 출장중이었다.

그런데 올해 생일은 출장도 없고 요 며칠 사이는 아주 일찍일찍 집에 들어왔는데, 말이다.

 

난 미안 했다.

\"당신! 미안해서  어쩌지, 우리 근사한데 가서 칼질 하자, 오늘 내가 한턱 쏜다\"

 

요즈음 텔레비젼을 보다 보면 시댁 어른들을 모시고 \"어머님 , 아버님 감사합니다. \"

 

나도 남편과 함께 남편의 생일날 꼭 해 보고 싶었든 멘트 였는데

평상시에 시댁 어른들과 식사는 자주 하지만  남편의 생일날을 어른들과 함께 해 본적은 없다.

애고 애고 미안해라!

제발 2008년 남편의 생일은 절대 잊어 버리지 말자!

 

여자인 나는, 나의 생일만큼은 달력에 빨강 싸인펜으로 동그랗게 표시해 두는데

\"내 생일 \"하고 글짜도 크게 적어두었는데 말이다.

 

남편들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이 글보시고 다른 맘들은 저와 같은 실수 하지 마세요~ 후후~

 

올해 여름은 정말 진저리 나도록 더워서 더위를 먹었나 봐요!

 

우리집  에어컨 한번 안 틀었어요!(실내 온도가 31도가 넘어서~ 오늘도 다 들 행복하세요~)

 

덕분에 남편과 외식했어요 돈은 내가 냈지만

(탁주 한 사바리, 우거지 된장국 ~^~^~ 얼마인지 계산이 되죠)

 

요즈음 힘 든데 이 정도면 진수성찬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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