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나는 링거 맞기 싫다고, 제발 빼달라고 해도 들은 척도 않던 간호사다.
\" 그냥... 버리고, 맞았다고 해요. 네? 혈관 찾기두 어렵다면서... \" 했을때도,
간호사는 새침하게 웃기만 했다.
그런데, 그 아주머니가 맞기 싫다고도 안 하고, 힘들어 하니까
\" 힘들면 맞지 않으셔도 돼요. \" 이러는 거다.
옆 침대에 누워있던 그 학생처럼 2주정도 입원하면 퇴원하실테지 생각했다.
아들로 뵈는 사람이, 빈침대에 자리를 잡는다. 노트북으로 영화를 본다.
남편분이 바닥의 보호자용 침대에 자리를 편다.
손만 닿아도, 일어날 수 있게 아주머니 침대에, 바싹 보호자침대를 붙였다.
자연스런 행동들, 입원을 많이 해 보았나? 싶게, 자리에 눕고, 앉고 차분하다.
아주머니가 전화를 한다.
\" 아니야. 오지마. 너무 고통스럽고... 못먹고...안 와주는게 도와주는 거야. \" 하신다.
위경련이 자주 일어나나 보다. 생각했다.
\" 나는 네가 우울해 할까봐 그게 더 걱정이야... 네가 네맘을 추스려...알았지? \" 하신다.
위경련은 아니고... 아마도, 심각한 위염인가 보다. 생각했다.
\" 내가 정말 건강했거든. 건강이라면 열사람을 붙여놔도 자신했거든.
근데... 이렇게 되고 보니깐, 참...
아까, 병원뒤에 산에 갔다가... 풀꺽으며 눈물이 핑 나오대.
내가 너무...... \" 하신다.
\" 2년전만 검사했어도... 검사하면서도 몰라.
이 사람이... 건강하니까. 속이 새까맣대요. \" 아주머니 남편의 말.
속이 까맣다니? 위가 까맣다니? 암인가? 저렇게 얼굴이 통통하고... 아니겠지?
\" 암...... 우리 아들이 의사인데, 이 병원이 좋겠다고 오라고... 약이 너무 독해서...\"
저런... 암이시구나.
누가 저런 얼굴보고 암이라고 할까? 속이 까맣게 병들었다고 할까? 싶다.
\" 누굴 탓 할 수가 없더라구요.
그 맵고, 짠 김치 척척 걸쳐먹는 거 좋아하고, 젓갈 꼭 먹고, 저장음식...
건강검진 꼭 받아요. 내가 2년전에 검사했어도...
선물 하나 주께요. 애기아빠, 담배 끊어요. \" 아주머니는 담담 했다.
자신의 얘기를 하면서, 눈물을 흘린다거나, 하지 않았다.
누군가의 아픔이 내겐 선물이 될 수 있나?
아픔이 내게 선물을 했다.
남편은 그래도, 담배를 물었다.
정말 귀한 선물이니, 잘 받으라고 할 참이다.
담담히 말하던 아주머니 말중에, 마음이 아린 말들.
\" 풀을 꺽으며 눈물이 나오드라... \"
\" 남편이 좋드라. 병원바닥에 탁 붙어서, 늘 옆에 있어 주고... \"
\" 좋겠다...... 시간이 흐르면 좋아지니까. \"
내가 시간이 느리다 타박할때,
누군가는 시간의 흐름이 역류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니.
시간이 선물 한다. 소중한 오늘을... 아껴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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