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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


BY 필부 2007-07-31

서울이나 대구를 갔다 밤늦게 올때 부산의 도시고속도로를 내려와 부둣길을 들어서면 부두쪽으로 가로등이 안개 자욱한 하늘에 일열로 도열해 있다.

그 가로등은 높이가 점차 높아져서는  꼭 하늘로 올라가는 계단을 비추고 있는것 같다.

물론 계단은 없지만 졸다가 보면 그것은 영낙없이 하늘로 오르는 계단이 있는것 같이

생각된다.

그길로 올라가 곧장 하늘에 닿을수만 있다면야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그 계단때문에 요즈음 고통받으며 관절염을 치료하고 있다.

우리집은 1층은 가게, 2층은 주방과 화장실 우리부부방, 3층은 셋째딸과 아들방 그리고 욕실이 있었다. 또 4층은 큰딸과 둘째딸이 쓰는방이 있고 역시 화장실이 있었다.

지금은 모두 서울로 가고 없기때문에 가게와 2층과 욕실만 쓰는 셈이지만 몇년전에만 해도 나는 하루에 계단을 수십번은 아니고, 십수번은 오르락 내리락 했을것이다.

그것도 나이 젊을때는 내 건강만 믿고 계단만 보면 뛰어 다녔으니 그때 관절에 무리가 많이 간것 같다.

사진관을 경영하다보니 유치원 아이들 소풍이나 견학을 가면 그 움직이는 동선이 장난이

아니다.

대략 한 유치원이 5개반으로 이루어지는데 놀이공원 같은델 가면 각반별로 다른 놀이기구를 탄다.

그러면 그 아이들의 독사진을 다 촬영해야 하는데 이쪽 찍어면서 저쪽 쳐다 보며 내리는지 타는지 염두에 두고 있다가 번개같이 또 뛰어가서

\"잠깐만요, 내리지 마세요. 촬영좀 하겠습니다\" 하며 소리 지르며 정신없이 찍어 제낀다.

 찰칵 찰칵이 다 돈이니까.ㅋㅋㅋㅋ

그럴때는 누가 날 이유없이 귀쌰대기를  친다고 해도 왜 때리냐고 물어볼새도 없이 뛰어가야

한다.

그렇게를 한 20년 살았으니 무릎이 고장이 안날수도 없었을 것이다.

성질은 급해서 남보다 일도 빨리 많이해야 직성이 풀리고 걸음도 빨라야되고 산도 빨리

올라야  되다 보니 이렇게 된것 같아 이제는 늘, 맘속으로 -천천히, 천천히- 를 되뇌이며 살려고 애쓴다.

이미 와 있는 병이라 어찌 할 수는 없지만 진행을 좀더 느리게 하는수밖에 없겠다.

 

우리집앞 메리놀병원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환자들을 대하면서 흔히 \'건강하세요\'를 잘 하면서 내건강에는 신경쓰지 못하였다.

건강 할 때 건강이 소중한지도 모르고 몸을 혹사 시키다가  이제야 건강의 소중함을 알고

이런 글을 쓰고 있는 내 자신이 우습기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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