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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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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창


BY 소심 2007-07-30

정말 몇 십년만에 동창을 만났다.

예쁘고 반듯하고 우월감과 주위의 기대로 목을 세우고 다니던 친구들을~

 

지금껏 영어과외를 해서 아들 딸 대학 졸업시키고

쉬는 날도 없이, 친구만나는 일은 더군다나 피해가면서 앞만 보고 살아서

이제 살만하다며 반가워했다.

그러면서 우리 학교때 전학생이라는 이름의 보결생들-우리는그애들에게 피해의식과 적대감을 공유하는 사이들이다.

 

그 시절에도 치맛바람, 촌지는 심했고 정당한 실력으로 입학한 우리보다

선생님들은 부모의 재산과 지위가 월등한 그 아이들에게 한없이 너그럽고 ,필요이상의 친절을 우리는 목격하면서 상처로 남아 있었다.

누군가 그걸 이야기했다.

신분과 부의 세습이 여자들에게 그대로 이어져서 역시나 그들은 편하게 잘 산다고..

 

그래서\' 잘 산다는게 기준이 뭘까\'로 한참을 생각하며 서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내린 결론- 언젠가 아줌마의 날에 읽었던

지금 괜찮은 위치의 캐리어우먼이 한 말-내가 만약 그때 사정이 절박하지 않았더라면 이런 일에 뛰어들지 않고 내 능력이 뭔지도 모르고 안주해버렸을텐데 그때 (부도가 나서,실직을 해서..) 기회를 갖게 해준 (무능한 남편이) 고맙다-라는 말을 하던 사람도 있더라.

너도 늦게까지 네 능력을 발휘하니 이렇게 젊고 건강하잖니?라고 했더니

그건 그래,한다.

다 가질 수 없는 세상임을 , 내게 주어진 현재가 최선의 선택이었음을 인정하다.

우리 아직도 30년이상을 살아야하니 우선 건강하자로 격려하면서.

그나저나 우리 너무 좋다.

자주 만날 일을 만들자.

그럼 너는 너희 가게에 오는 외국여성중 마음가는 사람이 있으면 공부좀 가르쳐라~

내가 어떻게? 응 내가 교재 구해줄게 내가 요즘 그거 하잖니.그래?어떻게 하는데?하다가 이 중년 여인네들 내년에 새삼스레 편입도 하고 한국어 봉사도 당장 시작하기로 의기투합했다.

정확히34년만에 만나서.

 

그래 우리 괜찮게 나이들어 가는거야 ^^ 서로 기대하면서 헤어진 친구들..

집에 가서 곰곰 생각해보니 (   )해서 좀 보류해야 될려나 보다라고 연락이 와도 나는 서운해하지않을 정도로 단련이 된 나 - 그래도 동창들중 마음변한 친구가 나오지 말았으면 좋겠다.

그 옛날 까닭없이 우리에게 기대를 가졌던 이들에게 빚을 갚고 싶다.

아까운 실력들을 나눠주고 싶다.

여럿이 , 친구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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