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주 봉투에 이렇게 적었다.
이름대신.
나 왔다가 간다 좋은데로 가렴.
밤 열시가 넘어서 전해져 온 부고.
영안실로 달려간 내게 영정 사진은 사람좋은 얼굴로 무심히
웃고 있었다.
혼자 살면서 아프지마라.
그렇게 말했던게 바로 그제 였는데.
생각만 해도 기분좋은 친구였다.
나보다 더 작은게 많았던 남자친구.
키도 작았고 눈도 작았고 그 작은 눈으로 웃기라도 할라치면
눈이 먼저 감겼으니..
참 보고 싶다.
내 생일날 동창생 여럿이 모인자리에 빈손으로 온게 미안 하다며
며칠뒤 해가 으스름 하던 밤에 할머니나 입었음 싶을 내의를 사와
나를 경계하게 하던..
예의상 차나..한잔 하던 내게 두손 다 사래를 저으며 이밤에 혼자사는
여자네 집에 어떻게 들어 가냐며 선물 꾸러미만 두고 황
급히 떠나던 참 착한 친구였다.
카쎈터를 운영하기에 차로 인해 자주 보면 볼수록 참 괜찮은 녀석 이구나
했었던 내 남자친구.
안면이 있는 그 마누라 손을 잡고 할말을 잃었다. 동창생 이지요?
녜.
열심히 사세요.
두마디.
따라갔던 산하 친구 봉투에 쓴 글 을 무심히 본다.
뭔 글이 이렇게 길어?
...
등을 쓰다듬어 주는 산하 친구의 손길에 눈물이 나왔다.
참 따뜻한 녀석 이였는데 작은 눈만 생각해도 웃음이 나오던
친구 였는데..
그렇게 가 버리다니..
무심코 달려든 모기를 잡으려는 내 손길을 잡고 훠이 모기를 날려 버리던
그렇게도 착한 녀석 이였는데..말이지.
늦게야 연락이 된 친구 녀석이 있어 출상이 하루 지난 어제 밤 늦도록
이야기 꽃을 피웠다.
불심이 좋았던 가버린 친구더러 살아있는 부처라 했단다.
주위에서 많은 사람들은...
오랫만에 모인 동창생들과 가버린 친구 이야기로,
살아있는 우리들의 이야기로 시간은 가는데 그 작은 눈으로 웃던
선한 웃음이 떠 올라
술잔은 자꾸 비워져 가고 있었다.
평기 카 쎈터엔 평기만 없겠구나 싶은게 자꾸 졸려만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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