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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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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왔다 간다 좋은데로 가렴.


BY 박실이 2007-07-30

부주 봉투에 이렇게 적었다.

이름대신.

나 왔다가 간다 좋은데로 가렴.

 

밤 열시가 넘어서 전해져 온 부고.

영안실로 달려간 내게 영정 사진은 사람좋은 얼굴로 무심히

웃고 있었다.

 

혼자 살면서 아프지마라.

그렇게 말했던게 바로 그제 였는데.

 

생각만 해도 기분좋은 친구였다.

나보다 더 작은게 많았던 남자친구.

 

키도 작았고 눈도 작았고 그 작은 눈으로 웃기라도 할라치면

눈이 먼저 감겼으니..

 

참 보고 싶다.

 

내 생일날 동창생 여럿이 모인자리에 빈손으로 온게 미안 하다며

며칠뒤 해가 으스름 하던 밤에 할머니나 입었음 싶을 내의를 사와

나를 경계하게 하던..

예의상 차나..한잔 하던 내게 두손 다 사래를 저으며 이밤에 혼자사는

여자네 집에 어떻게 들어 가냐며  선물 꾸러미만 두고  황

급히 떠나던 참 착한 친구였다.

 

카쎈터를 운영하기에 차로 인해 자주 보면 볼수록 참 괜찮은 녀석 이구나

했었던 내 남자친구.

 

안면이 있는 그 마누라 손을 잡고 할말을 잃었다. 동창생 이지요?

 

녜.

열심히 사세요.

 

두마디.

 

따라갔던 산하 친구 봉투에 쓴 글 을 무심히 본다.

뭔 글이 이렇게 길어?

...

 

등을 쓰다듬어 주는 산하 친구의 손길에 눈물이 나왔다.

참 따뜻한 녀석 이였는데 작은 눈만 생각해도 웃음이 나오던

친구 였는데..

그렇게 가 버리다니..

 

무심코 달려든 모기를 잡으려는 내 손길을 잡고 훠이 모기를 날려 버리던

그렇게도 착한 녀석 이였는데..말이지.

 

늦게야 연락이 된 친구 녀석이 있어 출상이 하루 지난 어제 밤 늦도록

이야기 꽃을 피웠다.

불심이 좋았던 가버린 친구더러 살아있는 부처라 했단다.

주위에서 많은 사람들은...

 

오랫만에 모인 동창생들과  가버린 친구 이야기로,

살아있는 우리들의 이야기로 시간은 가는데 그 작은 눈으로 웃던

선한 웃음이 떠 올라

술잔은 자꾸 비워져 가고 있었다.

 

평기 카 쎈터엔 평기만 없겠구나 싶은게 자꾸 졸려만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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