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이 스산하여 눈을 뜨니 비가오고 있다.
시계는 두시도 채 안되었는데.
나이 먹어 감인가!
잠을 푹 자지 못하는 습관이 종종 괴롭다.
숙면을 언제 취했는가?
기억이 없다.
낮에 일 들로 힘들만큼 온 몸을 혹사 시키는데도
숙면은 잘 오지 않는다.
이렇게 잠 못 드는 밤은 신이 주신 선물 이랬는데..
책장을 순레하다보면 잡히던 책들이 눈에 띄지 않는다.
읽고 싶은 맘이 없는 것이다.
잠못드는 새벽 컴의 나그네가 되어 여기저기 떠돌고
친정같은 에세이방에 정착을 한다.
어제 달다만 댓글을 달고 커피를 마시고 홍차를 마시고
그렇게 새벽은 달려 가는데 이새벽 할일이 없다.
무심코 들쳐내는 내 과거사.
살아온 나날들의 단편같은 장편.
빛바랜 표지의 잡지같은 내 삶의 무게를 떠 올리며 아주 잠깐 심연해진다.
그것두 심드렁 해지고 잠깐 이름모를 새의 울음소리에 정신을 판다.
뻐꾹이는 언제부터 울었는가?
밤새 울고 있었는듯 하는데 이제사 들리니..
생각의 바다는 넘쳐 나는데 생각 키운것은 하나도 없다.
헛 생각에 헛 공상만이 무성한 까닭 이리라.
이렇게 부질없는 생각으로 보내는 밤의 소리는 참 허망 하기도 하다.
나의 부재는 이렇게 시작되나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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